-
-
너였구나
전미화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3월
평점 :
1. 공룡은 누구였을까요?
누군데 갑자기 나타났을까요?
여자는 짧은 시간을 함께 보냈던 친구를 생각해냈습니다.
"아, 너였구나."
공룡이 사는 마을의 공룡들은 언제든 여행을 떠날 수 있게 준비를 한답니다.
여행을 갈 수 있는 건 최고의 행운이라나요.
누군가 기억해주면 나타나서 함께하는 공룡.
누군가에게 잊혀진다는 것은 힘든 일이겠죠?
잊는 게 힘든 사람도 있겠지만요.
그동안 짧은 만남 속에서 인연을 맺고 살았던 수많은 사람들 중에 가끔 떠오르는 사람이 생겨요.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2. 가끔 누군가에게 전화가 옵니다.
누구라고 뜨지 않고 번호만 보이는 전화.
그럼 누굴까 하고 살짝 설레는 마음으로 전화를 받죠.
핸드폰을 바꾸면서 전화번호가 날아간 모양입니다.
아주 오랫동안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의 전화번호도 안 뜨니,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 저의 모습에 상처를 받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어, OO아, 반가워.'가 아니라 '누구세요?'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데, '내 번호 지운 거야?'라고 오해를 하니 말이죠.
스마트폰은 스마트한데, 저는 그 부분에서는 결코 스마트하지 못하네요.
기억에 있는 전화번호가 몇 개밖에 없네요.ㅎㅠ
3. 공룡이 과거의 나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시절의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누구와 어떻게 살고 있었는지...
아예 기억조차 할 수도 없는 시절도 있겠지요.
점점 과거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한때는 어떤 꿈을 꾸면서 살았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기억나는 부분조차도 그저 관념 속에만 있네요.
과거의 일에 대한 나의 기억을 믿을 수 없고, 내가 확신했던 것들조차 다른 사람들의 기억에 의해 무너질 때, 도대체 나는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 건지... 나의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면, 기억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네요.
아무튼 지금이 중요하고 미래의 삶에 대한 계획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더 큰 것 같아요.
그러니 과거는 과거일 뿐, 크게 연연하지 않고요.
4.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얇고 넓은 관계보다 깊고 두터운 관계 맺기에 힘쓰게 됩니다.
"풍선처럼 부풀었다 금세 얇아지는 관계 속에서 그 봄을 기억했다.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잊으며 살아가는 걸까?"
"여행의 시작은 기억"이라고 하는데, 무엇보다 사람을 기억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은 무엇을 기억해야 할지 곰곰히 생각해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기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