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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지나가지 마! ㅣ 뚝딱뚝딱 누리책 7
베르나르두 카르발류 그림, 이자벨 미뇨스 마르틴스 글 / 그림책공작소 / 2016년 4월
평점 :
1. 장군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언제든지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오른쪽을 비워 두라고 합니다.
역사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하는 대한민국에서도 국민이 주인공이 아닌 것처럼 보일 때가 많습니다.
그런 말도 있죠.
선거 때만 되면 국민이 주인공이라고요.
지금까지의 역사를 보면, 강자, 지배자의 입장에서 역사를 왜곡해 온 전력이 많습니다.
지금도 진행중이고요.
하지만 역사의 주인공은 항상 국민이었습니다.
이 진리를 거스르려고 하는 시도는 많이 있었지만, 결국엔 국민이 주인공이 되었죠.
이 책에서도 그렇습니다.
병사가 막고 있다고 해도, 국민들이 오른쪽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2. 장군이 병사에게 명령을 내렸고, 그 명령을 지키지 않으면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됨에도 불구하고, 군인 구아르다는 사람들에게 지나가게 합니다.
"우리끼리 비밀로 해요."
비밀로 하자고 해서 모두 감추어질 수는 없겠죠.
사람들이 오른쪽으로 넘어가는데, 장군이 군인들을 이끌고 나타납니다.
"저 녀석부터 당장 잡아!!"
장군의 명령에 군인들은 딴청을 피웁니다.
군대는 상명하복의 조직이고, 군인 중 누구든 이를 어길 경우 재판에 회부되는 등 불이익을 받게 됩니다.
불의한 명령이 내려졌을 때에도, 많은 군인들은 인명을 보호하고 자유를 수호하는 데 있어 이성을 따라 행동합니다.
명령이 내려졌다고 해서 무조건 그 명령을 수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에서 독일 나치 아이히만은 히틀러의 명령에 따라 600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하는 일을 했다고, 그렇지만 그는 참 평범한 사람이었다고 했죠.
하지만, 최근 '휴먼카인드'라는 책에서는 다르게 이야기합니다.
단순히 군인이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서 그런 학살을 저지른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무튼 군인도 군인 이전에 한 사람의 국민이기 때문에 국민으로서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는 일에 힘써야 합니다.
3. 자유가 억압되는 상황 속에서도 어떤 사람들은 자기의 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주네요.
아이들은 신나게 공놀이를 하고요.
아나와 엔리케는 둘이서 춤 추는 데 몰두하고 있네요.
애를 낳는 가정도 있었고요.
이 와중에 아이스크림을 파는 아저씨도 있네요.
죄수들은 도망치기에 바쁩니다.
그러다가 모두 자기들을 보내준 군인을 위해 일어섭니다.
"그는 우리의 영웅이야."
"누구 맘대로!"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국민이 지키는 겁니다.
누가 대신 지켜주지 않습니다.
ㅁㅁㅁㅁㅁ
* 아이들과 민주주의에 관해 공부하기 좋은 책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영화 '택시 운전사'가 생각이 나네요.
* 이야기 구성에서 제본선을 효과적으로 이용했습니다. 이수지 작가의 책들에 이런 구성이 자주 등장하지요. 참고 삼아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앞 면지와 뒤 면지에 등장인물들이 모두 나오는데, 둘을 비교하면서 바뀐 부분을 찾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참고로 장군은 뒤로 벌러덩 넘어집니다.
흑백으로 그려진 인물은 누구일까요? 힌트: 이름이 이자벨이에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