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영웅이라고? 사계절 그림책
존 블레이크 글, 악셀 셰플러 그림, 서애경 옮김 / 사계절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자기가 누구인지 모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데일리 비처럼 스스로 질문할 수도 있고, 다른 이들에게 물을 수도 있을 거예요.

데일리 비는 자기가 어디서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질문했어요.
마치 어린이 독자에게 대답을 요구하는 것 같네요.

데일리 비는 토끼입니다.
그렇지만 새들을 보면서 나무에 살기로 하고, 다람쥐들을 보면서 도토리를 먹고 살기로 했죠.

다른 이들을 따라 살아갈 수도 있지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할 거예요.

자기의 정체성, 성격, 능력, 성향, 삶의 목적 등을 완벽하게 알 수는 없지만, 스스로 알아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어떤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삶일지 고민해야겠지요.

2. 데일리 비는 자기 발이 왜 큰지 알 수 없었지만, 족제비를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지요.
직관적인 발길질이 데일리 비를 위험에서 구했죠.

족제비 재지 디는 데일리 비 같은 토끼를 먹는다고 말했어요.
그래서 데일리 비는 자기가 토끼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요.

그런데, 데일리 비가 커다란 발로 재지 디를 걷어찼을 때, 다른 토끼들이 데일리 비에게 '영웅'이라고 합니다.
데일리 비는 다시 헷갈리죠.
자기는 토끼인 줄 알았는데, 다른 토끼들이 '영웅'이라고 하니까요.

토끼이면서 영웅일 수 있는데, 데일리 비는 그걸 알지 못했어요.
자기가 한 일에 대해 붙여진 이름과 자기 종의 이름을 동일선상에 놓았더니 이런 혼란이 생겼네요.

아이들은 이 책을 보면서 재밌을 거 같아요.
데일리 비는 자기가 토끼인 줄도 모른다고 하면서 말이죠.

3. 어수룩하고 천진난만한 표정의 데일리 비를 보고 있으면 우습기도 하지만, 고뇌에 찬 표정에 마음이 쓰이기도 하네요.

인간도 가끔은 이런 근원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누구일까?"
"나는 어디서 살아야 하지?"
"나는 무엇을 먹어야 할까?"

자신에 대한 성찰 없이 다른 이들만 보고 살아간다면, 어느 순간 허무하고 무의미한 인생길 위에 서 있을지 모릅니다.

그 길이 고속도로라고 해도, 멈춰 서서 근원적인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할 줄 아는 여유가 있기를 바랍니다.

사람은 잘 나갈 때 자신을 되돌아볼 줄 알아야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