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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약속
마리 도를레앙 지음, 이경혜 옮김 / JEI재능교육(재능출판) / 2019년 6월
평점 :
1. 표지와 제목만 보고 '어떤 약속'인지 알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데, 약간 허탈하기도 했지요.
'어떤 약속이라는 게 그거였다고?'
곰곰히 생각해 보니 깊은 의미를 찾을 수 있었어요.
이 가족을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과 동물들과 식물들이 하나같이 믿고 있는 그 약속!
그 약속이 이행되지 않는다면, 세상은 멸망하고 말 거예요.
매일 일어나는 일인데, 어떤 '약속'이라고 표현하니 더 매력적이고 숭고한 느낌이 듭니다.
그 약속에 따라 사람들의 삶은 계획되고 이루어집니다.
모든 생명과 삶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러니 그 중요성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겠지요.
2. '어떤 약속' 앞에 저 자신의 삶을 돌아봅니다.
한순간이라도 의미 없이 보낸다면, 그 부끄러움을 감추기 힘들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주어지지 않는 하루.
누군가에게는 힘겨워서 다시는 받고 싶지 않은 하루.
그 소중한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내야 할지 생각해 봅니다.
이 책에서 가족이 함께 산에 오릅니다.
가슴벅찬 순간 함께하는 이가 없다면 얼마나 외로울까요?
사랑하는 이들을 더 사랑하고, 관심을 주지 못했던 이들에게 더 관심을 주어야 하는 시간은 바로 지금입니다.
그것은 '어떤 약속'의 부차적인 약속조항일 수도 있습니다.
매일 사랑하며 살기.
매일 소외된 이들에게 관심 갖기.
함께 살아가기 위해 애쓰기.
3. 우리나라 김상근 작가의 파란색이 생각날 정도로 파란색이 인상적인 책입니다.
하늘도 파랗고 길도 파랗고 건물도 파랗습니다.
나무도 동물도 다 파란색이지만 다 같은 파란색은 아닙니다.
낮에 나무와 풀의 녹색이 다 같은 녹색이 아닌 것처럼 말입니다.
짙은 파랑이 전혀 지루하지 않고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이유가 뭘까 궁금하네요.
짙은 파랑 속에 여러 가지 불빛들이 있어서 지루해지지 않고, 가족들을 따라 새벽길을 끝까지 따라갈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불빛들은 복선처럼 작용하기도 합니다.
쏟아질 듯한 은하수, 호수에 목욕하던 달빛, 산길을 인도하는 손전등...
빛이 있으면 어둠이 사라집니다.
빛과 어둠은 함께할 수 없다지만, 둘이 같은 공간과 시간에 함께하는 장면은 숨죽이며 보고 싶을 만큼 아름답습니다.
4. 개인적으로 일출을 본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성산일출봉에서의 일출이었습니다.
신혼여행 중에 보았던 일출은 저희 가정의 앞날을 밝혀주는 듯했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며 마음을 다지기에는 일출여행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가슴이 대책없이 웅장해진다고나 할까요?ㅎ
어떤 시작이든 '어떤 약속'이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매일을 소중히 여기고 소중한 사람들과 사랑하기를 게을리하지 말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