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 이상한 사람들
미겔 탕코 지음, 정혜경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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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쫌 이상한 사람들이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 건 저만 그런 건가요?

오히려 자기를 사랑하고, 다른 이들을 위해 세심하게 배려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첫 장부터 마음이 말랑말랑해집니다.
작은 개미들의 행렬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긴 다리로 넘어가는 아저씨의 우스꽝스러운 몸짓이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제각각 다른 개들과 놀고 있는 수많은 개들 사이에 혼자 뻘쭘하게 앉아 있는 개.
그 개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문신 가득한 아저씨의 손짓이 딱딱한 마음을 녹여줍니다.

2. 자칫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는 모습도 있어요.
자기 편이 졌는데도, 상대편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낼 수 있는 마음은 정말 훌륭한 마음이지요.
하지만 훌리건들이 있는 곳에서 이렇게 했다가는 큰일 납니다.
스포츠란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는 거라 생각하지만, 지는 것을 용서할 수 없고 분노하는 사람들도 많거든요.

다른 사람을 웃기려고 하다가, 놀리는 거냐고 핀잔을 받을 수도 있지요.
재미를 위해 한 행동이 도를 넘는 경우들이 많아요.
친구를 왕따를 시키면서도 재미로 했다고 하는 말도 많이 하잖아요?

다른 이들을 깎아내리고, 힘들어하는 것을 보면서 좋아하도록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품격(?) 있는 유머감각이 필요합니다.

3. 자전거 타고 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른-아이, 어른-아이 이렇게 짝을 지어 가네요.
그중에 한 가족은 다른 길로 나가 "향긋한 찻집"을 향합니다.

드라마 '스카이캐슬'을 보고 나서도 더 많이 공부를 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들,
무한 경쟁의 세상으로 내몰리는 아이들.

경쟁이 강요되는 세상에서, 소중한 것들을 가르치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가르칠 수 있는 "쫌 이상한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4. "나무에게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들"
"식물을 보살피는 데 재주가 있"는 사람들

식물에 관심이 생기면서 수많은 식물들을 키우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길에 피어 있는 들꽃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나무 한 그루 그냥 흘려보내지 못하게 되었네요.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미처.

어쩌다 식물 화분이 들어오면 금새 황천길로 보내고 마는 똥손이었는데...
쫌 이상해진 것 같기는 합니다.
나무와 풀이 좋아지고 마음이 가는 것이 나이 먹어가는 티를 내는 건지...

이런 게 이상한 거라면 그냥 이상한 상태로 살려 합니다.ㅎㅎ

5. 쫌 이상한 사람들은 짙은 파랑으로 칠해져 있어요.
모자나 옷 색깔이 파랗거나, 문신이 파랑이거나, 머리칼이 파랑이거나, 자전거가 파랑이지요.

마지막 장에 아이들이 마구 쏟아져나오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파랑이 조금씩 칠해져 있네요.
완전 이상한 건 아닌가 봅니다.ㅋ

"세상에 이렇게 쫌 이상한 사람들이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세상 어디나 이상한 사람들이 있고, 또 이상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사랑하고 배려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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