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냉장고 - 2015 볼로냐 라가치상 Book & Seeds 수상작
가에탕 도레뮈스 글.그림, 박상은 옮김 / 한솔수북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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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4층 건물에 다섯 가정이 있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살고 있는데, 그날따라 먹을거리들이 바닥이 났네요.

한 층씩 올라갈 때마다 다양한 종류의 먹을거리들이 늘어가고, 사람들은 모였습니다.
맨 위층 할머니 집에 다 같이 모여 무엇을 만들어 먹을까 고민합니다.

파이를 만들어 먹기로 하고, 모두 합심해서 준비를 합니다.
오븐에 넣어 굽기만 하면 되는데, 밖에서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이 아파트도, 저 아파트도, 사람들이 맨 꼭대기 층에 모여서 음식을 준비합니다.
그러고는 거리로 나와 탁자를 펴고 모두 함께 저녁을 먹습니다.
참, 꿈 같은 일이지요?

맞아요. 이 이야기는 앙드레이 할아버지의 꿈이었습니다.
1층에 사는 게 아니라 계단 옆에서 지냈던 할아버지는 그날도 힘들게 하루종일 연주를 했고, 저녁 거리로는 말라 비뚤어진 당근 세 개뿐이었어요.

그런데, 이 이야기는 '성냥팔이 소녀'의 이야기처럼 그냥 꿈으로 끝날까요?
안 그랬으면 좋겠지요?^^

2. "우리 함께 먹을까요?"
마법처럼 행복이 커지는 말입니다.

같이 먹는 음식의 가치는 어마어마합니다.
우리말에 '식구'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음식을 같이 먹는 것은 소중한 일이죠.
가족 중에도 식구가 없을 수 있고,
가족이 아니지만 식구가 될 수도 있지요.

할아버지의 꿈 속에서는 아파트에 사는 가족 모두가 식구가 됩니다.
각자가 가진 재료 가지고는 먹을 만한 요리를 만들지 못하지만, 합쳐지니까 맛있는 파이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식재료들이 모두 달라서 다행입니다.
모두 당근만 가지고 있거나, 쪽파만 가지고 있었다면 무슨 요리를 할 수 있을까요?ㅎㅎ

각 층의 색깔은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식재료들의 색깔과 일치하네요.
그 색깔들이 한데 모여 있는 파이의 색깔이 참 이쁩니다.

다른 것이 축복입니다.
사람도 모두 다르다는 것이 감사한 일이지요.
다름을 배제와 단절의 이유로 삼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3. 할아버지는 마트에서 쓰는 카트 같은 것에 자기 짐을 싣고 그 아파트를 떠나려고 합니다.
그때, 위층의 나빌 아저씨가 할아버지를 부릅니다.

"저녁 같이 드실래요?"

이 말처럼 할아버지를 행복하게 하는 말이 있었을까요?
이 말은 또 다른 관계의 시작을 알리는 따스한 말이네요.

"밥 한 번 먹자."고 쉽게 말은 꺼내지만, 정말 밥 한 번 먹기 힘든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소원했던 사람들에게 연락해서 식사 약속이라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식사하는 것은 서로 다른 식재료들이 어우러져 맛있는 음식이 되는 것과 비슷하네요.
갑자기 비빔밥이나 김밥이 먹고 싶네요.ㅋㅋ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할 때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입니다.

* 이 책은 2015년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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