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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 아저씨 ㅣ 책가방 속 그림책
김미소진 지음 / 계수나무 / 2019년 4월
평점 :
1. 선택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겁니다.
잘못된 선택이 두려워서, 완벽을 기하려고 하다 보니, 경험이 부족해서, 결과에 책임지기 싫어서...
펑 아저씨는 그 선택을 자기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맡기기로 합니다.
그래서 만든 것이 당근 할아버지죠.
당근 할아버지는 존재의 목적에 맞게 열심히 활동했습니다.
한동안은 펑 아저씨도 만족했죠.
하지만 점점 아저씨는 뭔가가 잘못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자신의 색깔이 조금씩 조금씩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던 거죠.
2. 선택을 하는 행위는 그것으로 인해 생기는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마음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은 자기 일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유와 관련이 있지요.
선택을 포기하는 것은 자유를 포기하는 것이고, 결국 인간으로서의 생존권을 내던져버리는 일이 되고 맙니다.
누군가의 선택으로만 살아가는 것은 비인간적인 삶입니다.
그런 상태에 있다면 빨리 벗어나야 하겠죠?
3. 당근 할아버지와 아저씨의 관계를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로 볼 수도 있습니다.
부모는 자녀들이 해야 할 일들을 다 정해 주고, 자녀들은 그것에 대해 생각 없이 따르는 경우입니다.
자녀가 스스로 결정할 수 었는 나이가 되었다면, 그럴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 선택에 대한 책임도 지게 해야겠죠.
하지만, 너무 어렸을 때부터 선택권을 주는 것도 옳지는 않습니다.
올바른 판단력을 갖추지 못한 어린 애들에게 스스로 결정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부모의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4. 펑 아저씨는 당근 할아버지를 만들어놓고, 나중엔 원래 모습으로 되돌렸어요.
필요가 있을 때는 쓰고, 그렇지 않을 때는 버리는 경우가 많지요.
물건일 때는 그럴 수 있지만, 생명을 가진 것이라면 다르게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반려견을 분양(또는 입양)했다가 여러 이유를 들어 유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일이 생기기 전에 신중하게 생각하고 분양(입양)하는 자세가 필요할 겁니다.
당근 할아버지를 만들겠다고 생각한 것도 하나의 선택입니다.
아저씨는 자기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져야 하는 거죠.
5. 펑 아저씨는 자신의 선택을 좋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기 스스로 내린 결정이니까요.
고민하던 순간들도 소중히 여기기로 한 것 같습니다.
어떤 선택이든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필요하지만, 잘못된 선택이라면 과감하게 수정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선택을 수정할 수 있다면 말이죠.
펑 아저씨는 자신의 선택을 좋아할 수 있게 된 만큼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