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핀 꽃 국민서관 그림동화 174
존아노 로슨 지음, 시드니 스미스 그림 / 국민서관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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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핀 꽃
(존아노 로슨 기획/ 시드니 스미스 그림)

빨간 외투를 입은 소녀와 아빠가 거리를 걷습니다.
아빠는 식료품을 담은 봉지를 들고 있었고, 가끔 핸드폰으로 통화를 했습니다.

소녀에게는 이리저리 보이는 게 많습니다.
사람들, 자동차, 새, 자전거, 그리고 꽃.
소녀는 민들레를 꺾어 손에 쥡니다.

소녀가 꽃을 코에 대고 향기를 맡으니 흑백 도시에 색깔이 입혀집니다.
소녀는 가는 곳마다 꽃을 꺾고, 꽃을 나눠줍니다.

도시는 점점 제 색깔을 찾아갑니다.
소녀는 아빠와 함께 집으로 들어갑니다.
엄마에게도, 동생들에게도 꽃을 줍니다.
그리고 또 자기 귀에도 꽃을 꽂습니다.

ㅁㅁㅁㅁㅁ
1. 아빠의 멍한 눈빛과 소녀의 호기심 넘치는 눈빛이 대조가 됩니다.
아빠는 심각한 표정으로 통화를 하면서, 집으로 가는 길을 재촉합니다.

소녀는 꽃이 보일 때마다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아빠는 꽃을 꺾는 소녀를 기다려줍니다.
소녀가 아빠의 손을 놓고 속도를 늦출 때면, 아빠는 저만치 앞서 가다가도 손을 뒤로 뻗습니다.
딸에게 빨리 오라는 거겠지요.
하지만, 혼내거나 화내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빠와 딸은 보는 것이 다르고, 관심사가 다릅니다.
아빠처럼 그렇게 살지 말자고 하는 말은 아닙니다.
어른들이 세상일과 가정일에 바쁘게 보내기 때문에, 아이는 동심을 유지할 수 있는 거겠죠.

세상일에 바쁜 어른과 동심 가득한 아이는 그렇게 함께 갑니다.

2. 소녀는 꽃을 꺾고, 죽은 새를 추모하며, 공원 벤치에 누워 있는 아저씨 구두에 꽃을 꽂아줍니다.
아빠의 지인의 개 목걸이에도, 엄마의 머리칼에도, 자고 있는 동생과 달팽이를 건드리려고 하는 동생에게도 꽃을 꽂아줍니다.

소녀가 꽃을 꽂는 행동은 세상과 사람을 아름답게 만들고, 희망을 주려는 것 같습니다.
소녀의 작은 행동 하나가 삭막한 세상에 주는 영향은 나비효과 같이 강력합니다.

우리는 참 미약한 존재입니다.
우리의 행동이 무슨 힘이 있을까 회의감도 듭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보듯이 작은 존재의 몸짓 하나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그렇기에 작은 몸짓 하나도 가볍게 할 수 없습니다.

3. 소녀는 빨간 외투를 입었고 청색 바지를 입었습니다.
흑백으로 가득한 도시에서 소녀는 유난히 눈에 띄네요.

소녀처럼 꽃들도 색깔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왠지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꽃들입니다.

소녀가 유심히 보니까 꽃이 색깔을 갖게 된 걸까요?
소녀가 꽃을 바라보니까 주변까지도 색깔을 갖게 된 걸까요?

우리가 관심을 갖고 인정하고 배려해 줄 때, 어떤 존재든 자기 색깔을 갖게 됩니다.
특히, 자녀들이 그렇겠지요.

우리 자녀들이 자기만의 색깔들을 잘 찾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그 색깔대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남은 삶을 그렇게 살기를 소원합니다.

* '괜찮을 거야',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의 작가 시드니 스미스의 작품이었네요.^^
그래픽 노블을 보는 듯한 화면 구성이 눈에 들어오네요.
글이 없지만, 세심한 묘사 덕분에 이야기의 흐름을 잘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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