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 오리 킨더랜드 픽처북스 12
릴리아 지음 / 킨더랜드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파랑 오리(릴리아)

어느 가을날.
파랑 오리는 아기 우는 소리를 들었어요.
파랑 오리는 아기 악어를 따뜻하게 안아 주었고, 아기 악어는 잠이 들었어요.

파랑 오리는 엄마 악어를 기다렸어요.
집으로 돌아가려는 파랑 오리를 아기 악어가 붙잡네요.

"엄마!"

아기 악어는 파랑 오리를 졸졸 따라다녔어요.
파랑 오리는 아기 악어를 지켜 주었지요.
매일 아기 악어를 씻겨 주고, 수영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어요.
둘은 파란 연못에 누워 낮잠을 자곤 했지요.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엄마야.'

아기 악어는 점점 커져 갔고, 파랑 오리는 그런 아기 악어를 볼 때마다 마음이 든든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파랑 오리의 기억들이 조금씩 도망가기 시작했어요.
파랑 오리는 악어를 보고 저리 가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어요.

파랑 오리와 아기 악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ㅁㅁㅁㅁㅁ
1. 파랑 오리는 엄마를 잃어버린 아기 악어를 데려다가 키웠어요.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파랑 오리는 아기 악어가 컸을 때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되었을 거예요.

파랑 오리는 아기를 잃어버린 엄마 악어의 마음도 생각했을 겁니다.
그래서 아기 악어랑 처음 만난 파란 연못에 누워 낮잠을 자곤 했는지도 모르죠.

파랑 오리는 자기 새끼 키우듯이 성심껏 보살폈고, 아기 악어를 지켜 주었어요.
둘은 엄마와 아기처럼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고, 파랑 오리는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다고 생각했어요.
둘이 연못에 평화롭게 누워 있는 모습이 참 사랑스럽습니다.

2. 그런데 어느 날부터 파랑 오리의 기억들이 사라지기 시작했어요.
치매, 알츠하이머가 시작된 겁니다.
파랑 오리는 악어를 키웠지만, 기억이 사라지면서 악어를 무서워했죠.

그런 오리를 떠나지 않고, 악어는 자기가 엄마를 지켜 주겠다고 합니다.
악어는 엄마 오리가 자기의 아기인듯 보살폈고, 매일 똑같은 질문을 하는 엄마를 세심하게 돌봅니다.
악어의 모습을 보니,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나이가 50이 가까워오고, 부모님이 연로하시니까 이런저런 걱정거리가 생깁니다.
모셔야 하지만 그럴 수도 없고, 그냥 외면할 수도 없는 '낀 세대'로서의 갈등이 저에게도 생깁니다.
그러면서도 자녀들에게는 민폐 끼치지 않으려는 마음이 강하게 들고요.
가까이 모시려고 해 보지만, 부모님이 가까이 있다고 해서 마냥 기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성공적인 삶을 살지 못하는 자식을 옆에서 보는 것조차 힘들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삶의 지향점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하기란 쉽지 않음을 깨닫습니다.

3. 악어는 훌륭합니다.
그전에 파랑 오리도 훌륭했습니다.
둘의 사랑은 아름다웠습니다.

불가능해 보일 것 같은 이야기지만, 우리의 지향점은 항상 가능성에 의지합니다.

파랑 오리처럼 사랑할 수 있기를.
악어처럼 사랑할 수 있기를.
그런 사랑에 내게 없지만, 점점 그러해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