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가 잘린 뒤 나는 비로소 혀의 위대함을 재발견하고 있다.세상 만물이 지닌 고유의 빛깔은 혀를 만날 때 비로소 제 존재를 찾는다. 혀는 자신의 손바닥에 와 닿는 사물을 그것이 무엇이든 장난꾸러기처럼 뒤집고 툭툭 치고 깊숙이 찔러보길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고는 충분히 평가가 내려지면 그제야 달콤하거나 쓰거나 매운 느낌들을 뇌로 전달한다.혀가 맛을 느끼는 게 아니라 음식이 와서 마구 보채는 것이다.혀는 그 자리에 소처럼 누워서 가만히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특유의 탐욕을 낼름 숨긴 채.
작가와 독자는 자기도 모르게 서로 얼싸안았습니다.
책을 읽을 때는 세세한 부분들을 알아차리고 귀여워해줘야 합니다.
모든 위대한 작가는 위대한 사기꾼입니다.하긴 최고의 거짓말쟁이인 자연도 마찬가지죠.자연은 언제나 속입니다.이 강의는 일곱 편의 걸작을 굽어보는 색유리창이다.제인 오스틴 <맨스필드 파크>찰스 디킨스 <황폐한 집>귀스티브 플로베르 <보봐리 부인>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킬 박사와 하이드>마르셀 프루스트 <스완네 집 쪽으로>프란츠 카프카 <변신>제임스 조이스 <율리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