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힘
원재훈 지음 / 홍익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원재훈 <고독의 힘>

빈틈없이 거듭거듭 높이 치솟아서 망원경으로조차
꼭대기를 보기 어려울 만큼 드높은 그런 생애를
조망할 때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을 수 없어.

그러나 양심이 커다란 상처를 입는 건 좋은 일이야.

그럼으로써 양심은 온갖 상처에 더 민감해지니까.

나는 오로지 꽉 물거나 쿡쿡 찌르는
책만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
우리가 읽는 책이 단 한주먹으로 정수리를 갈겨
우리를 각성시키지 않는다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책을 읽겠어?

자네 말대로 책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니까?
맙소사, 책을 읽어 행복할 수 있다면
책이 없어도 마찬가지로 행복할 거야.
그리고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책이라면
아쉬운 대로 우리 자신이 쓸 수도 있을 테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책이란
우리를 몹시 고통스럽게 하는 불행처럼,
우리 자신보다 더 사랑했던 사람의 죽음처럼,
우리가 모든 사람을 떠나
인적 없는 숲 속으로 추방당한 것처럼,
자살처럼,
우리에게 다가오는 책이야.
한 권의 책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라야만 해.
-프란츠 카프카-

소설 <변신>을 쓴 유대계 독일 작가 프란츠 카프카는 유난스러울 정도로 인간관계에 미숙한 사람이었다.
그는 스스로를 고독의 방에 가두고 정신병에 가까울 만큼 홀로 지내기를 원했다.
낮에는 생계를 위해 보험회사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밤이 되면 프라하의 황금 소로에 있는 골방에 웅크리고 앉아 소설을 썼다.

🌸🌸🌸🌸🌸🌸🌸🌸🌸🌸🌸🌸🌸🌸

🎧책에 대한 카프카의 생각 부분에서
난 멈춰 몇 번이고 다시 읽는다.
불행처럼,
죽음처럼,
추방당한 것처럼,
자살처럼 다가오는 것...

얼어붙은 내면의 바다를 깨는 도끼 역할을 해야
진정한 책이라고 했다.

카프카의 일침을 난 다시 한 번 되새긴다.
오늘, 지금, 이순간..
이미 알았던 것조차 어느날, 문득
전혀 다른 마음가짐이 된다.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자신이 침대 속에 한 마리의 커다란 해충으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카프카는 강하게 내리치는 첫문장으로 소설을 시작한다.

"누구나 내면 깊숙한 곳에 자신만의 작업장을
간직하고 있어서 언제든 마음대로
그곳으로 들어가 자유와 고독의 성을
지을 수 있어야 한다."
-원재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