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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은 고양이 펠리스
김명철 지음, 최연주 그림 / 다산책방 / 2026년 8월
평점 :
아파트에 홀로 돌아다니는 고양이가 있다. 그 고양이를 딸아이가 정말 좋아한다. 혹시나 고양이를 발견하면 한참을 쳐다본다. 가까이 가는 것은 또 무서워한다.
이번 책본당 서포터즈를 통해 받은 두번째 책도 처음부터 관심을 보였다.
이번에 읽은 책은,
"저주받은 고양이 펠리스"
제목부터 재미있다.
고양이가 저주를 받았는데, 그 저주가 바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사람 입장에서는 조금 이상한 설정인데, 반대로 고양이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양이 왕국에서 사고를 치던 펠리스가 벌을 받아 사람으로 변하게 되고, 다시 고양이로 돌아가기 위해 인간 세상에서 여러 일을 겪는 이야기다.
딸아이는 무엇보다 고양이가 사람으로 변한다는 설정을 신기해했다. 평소에도 판타지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거기에 좋아하는 고양이까지 나오니 책을 보는 모습이 꽤 즐거워 보였다.
그러다 갑자기 내게 물었다.
"아빠, 나도 원래 다른 동물이었던 거 아니야?"
생각하지 못했던 질문이었다.
무슨 동물이었을 것 같냐고 물으니 또 한참 고민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웃었다. 책을 읽고 이런 상상을 한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어른인 나는 책을 보면 자꾸 내용이나 의미를 생각하려고 한다. 그런데 아이는 고양이가 사람이 되는 이야기를 보고, 자연스럽게 자기 자신에게까지 이야기를 가져왔다.
'나도 원래 다른 동물이었을까?'
그 정도면 책을 꽤 재미있게 읽은 것 아닐까 싶었다. 이 책의 주인공 펠리스도 처음부터 착하고 완벽한 고양이는 아니다.
말썽도 많이 부리고 자기 생각을 먼저 한다. 그런데 인간 세상에서 여러 고양이와 사람들을 만나며 조금씩 달라진다.
그래서인지 딸아이도 펠리스의 이야기를 큰 부담 없이 따라가는 것 같았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아이가 읽으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단순히 귀여운 고양이만 나오는 이야기는 아니다. 길고양이와 사람의 관계, 동물을 대하는 마음 같은 것들도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담겨 있다.
초등학교 1학년인 딸아이가 이런 의미들을 전부 생각하면서 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냥 고양이가 나오고, 사람이 되고, 다시 고양이로 돌아가려고 노력하는 재미있는 이야기였을 수도 있다.
나는 그것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책을 보며 재미있어했고, 다 읽고 난 뒤에는 자기도 원래 다른 동물이었을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했으니 말이다.
책본당 서포터즈를 시작하면서 생긴 좋은 점도 있다.
예전 같으면 딸아이가 책을 읽는 모습을 그냥 지나쳤을텐데, 글을 써야하니 어떤 장면을 좋아하는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조금 더 유심히 보게 된다.
이번에도 그랬다. 책 한 권 덕분에 딸아이의 엉뚱한 상상 하나를 알게 됐다. 그래서 이번 책도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