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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로트의 우울
곤도 후미에 지음, 박재현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책에 등장하는 샤를로트는 너무 사랑스럽고 미워할 수 없는 개였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내가 생각하던 셰퍼드의 모습은 용감하고 주인에게 충성스러운 개로 알려져 있었다. 또 흔히 독일 셰퍼드는 경찰견으로 많이 알려져 있어서 샤를로트의 사랑스러운 모습과는 대비됐다. 또 글 본문에 샤를로트의 가족인 마스미는 샤를로트의 웃는 모습을 보고 개도 이렇게 표정이 풍부한 줄을 처음 알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샤를로트를 보면 우리 강아지가 생각이 나서 책을 읽을 때마다 기분이 좋았고 웃음이 났다. 개구쟁이 같은 샤를로트의 모습이 우리 강아지를 연상시켰다. 

 책을 읽으면서 반려견을 키우고 있지만 알지 못했던 개에 대한 지식들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강아지가 의외로 머리를 쓰다듬는 걸 좋아하지 않고 가슴을 쓰다듬는 걸 좋아한다는.. 또 샤를로트를 산책시키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중에서도 놀랐던 게 마쓰미와 고스케는 바쁜 직장인 임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2번 1시간 이상을 산책 시켰고 주말에는 3시간까지도 산책을 시켰다. 우리 강아지도 활동량이 많아서 40분 이상을 산책 시키지만 샤를로트의 산책 장면을 보고 우리집 강아지한테 미안해졌다. 글을 읽으면서 느꼈던 게 마스미와 고스케는 참 사이좋은 부부고 샤를로트까지 해서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이었다. 비록 마스미가 2번의 불임치료 실패로 아기를 가지지 못했지만 그 대신 샤를로트를 입양시키므로 새로운 가족이 만들어졌고 마스미와 고스케는 항상 서로를 도왔고 어떤 어려운 일이 있어도 발 벗고 나서주려는 모습과 항상 샤를로트에게 사랑을 주고 애정이 넘치는 이 가족을 보면서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글을 읽으면서 제일 인상 깊었던 부분이 마스미가 불면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할 때 샤를로트를 침실로 부른다. 마스미는 샤를로트에게 침대로 건너오게 하고 함께 숙면을 취한다. 덕분에 마스미는 7시간의 숙면을 취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함과 편안함을 느낀다. 나는 이 부분을 읽고 너무 공감을 하면서 드디어 마스미도 개의 매력을 느꼈군 하면서 되려 내가 뿌듯함을 느꼈다.
  다만 글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은 개를 키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미스터리이다. 읽으면서 조금 억지인 점이 없진 않았고 읽으면서도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와 그들의 감정선이었다. 마지막 이야기는 마스미와 고스케 집 울타리 옆에 발자국이 지속적으로 찍히는 장면이 나온다. 나중에 발자국의 범인은 중학생 남자아이로 나오는데 그 남자아이는 불안함을 느끼면 대형견을 안아야 마음에 안정을 얻을 수 있어서 지속적으로 샤를로트를 찾아와 안기 위해 집을 무단침입을 했다. 마스미와 고스케 부부는 이 남자아이를 이해하고 용서해 주지만 나로서는 그게 쉽게 용서할 수 없을 것 같다. 또 미스터리이지만 마음이 따뜻해지고 대부분 훈훈하게 끝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말이 의외로 무섭게 끝나는 챕터들이 있어서 놀랐다.
마지막으로 샤를로트가 전직 경찰견이었지만 왜 경찰을 피하고 좋아하지 않는지와 샤를로트가 어쩌다가 경찰견이 됐고 경찰견이었을 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얘기를 풀어주지 않아서 그 점도 아쉬웠다.  
 그래도 글을 읽으면서 마음이 훈훈해지고 따뜻해지는 소설이었다. 마스미와 고스케 가족이 부러웠다. 샤를로트같은 개를 키울 수 있어서. 그리고 샤를로트도 좋은 가족을 만나서 정말 행운이라는 생각과 함께.

 글을 읽으면서 곤도 후미에가 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몸소 느꼈다. 앞으로 이런 책을 더욱 많이 냈으면 하는 바람이고 책을 읽는 동안 곤도 후미에와 나는 작가와 독자의 사이뿐만 아니라 그저 같은 반려견의 주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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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남자
박성신 지음 / 황금가지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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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책이 왔을 때 딱 느낀 것은 표지가 정말 예뻤다. 표지가 참 예술적으로 표현됐구나 싶었다. 남자 안에 마린리 먼로 같이 생긴 여자가 왜 겹쳐 있지?싶었다. 그리고 책 제목이 대체 왜 <제3의 남자>일까를 두고도 고민을 했다. 추천글에는 스릴러 작가로 유명한 정유정 작가가 추천한 글이라 더욱 신뢰가 갔다. 게다가 박성신 작가는 신예 작가라 이 책과 작가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읽어야 했다. 나는 그저 출판사의 추천과 정유정 작가의 안목을 믿어 보기로 하고 책을 술술 읽어 나갔다.  

 <제3의 남자>의 줄거리를 요약 해보자면 이렇다. 최대국은 이 책의 주인공으로 직업은 작가다. 사채업자들한테 빚에 쫓기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이혼한 딸 아이의 아빠다. 어느 날, 공원에서 자신을 김 부장이라고 자칭하는 남자가 최대국에게 접근해 아버지가 총살 당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김 부장은 최대국에게 아버지가 남긴 수첩을 찾아 준다면 빚을 청산해줄 돈을 준다고 말한다. 돈이 절실하게 필요했던 최대국은 아버지의 수첩을 찾기 위해 나서는데. 그러나 수첩을 찾는 과정중에 아버지의 몰랐던 과거와 진실들을 알아가기 시작하는데..

 <제3의 남자>는 정말 매력적인 소설이다. 글이 흡입력이 있고 문단이 짧아서 정말 술술 읽혀졌다.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글이 쉽게 읽힌다는 거다. 다른 책들은 불필요한 글들이 너무 많아서 읽는 도중에 막힘이 많았지만 이 책을 읽을 때는 그런 적이 없었다. 글을 읽으면서 나는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읽을 때마다 책의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바로 떠올랐고 내가 마치 책 속에 있는 등장인물이 된 것 처럼 등장인물들과 함께 달려온 것 같았다. 
 
 등장인물들이 다 마음에 드는 소설이 있다면 이 책이라고 꼽을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악역, 서중태 조차 나에게는 미운 캐릭터로 내비치지 않았다. 나머지 인물들은 선과 안으로 구별되기 애매한 인물들이다. 그저 자신들의 살 길을 위해 선과 악을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가는 인물들로, 인간의 본질적인 내면을 잘 표현해주었다. 그 중에서 월출, 미스 박, 춘식, 오 형사 외에 많은 인물들이 나왔지만 각 인물들마다 감정과 사정을 세심하게 잘 표현해 주었다. 또 세심한 표현 덕분에 그들의 감정에 공감이 갔고 사정이 이해가 됐다. 
 
 책의 배경이 아무래도 분단후의 일인 만큼 근현대사에 대한 이야기들이 다뤄졌다. 나는 국사를 배울 때도 근현대사를 싫어했고 복잡하다고 생각했다. 외할아버지가 이북 분이셔서 엄마에게 자주 북에 있는 할아버지의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준 만큼 나한테도 영향이 컸다. 엄마는 항상 통일을 소망했지만 그런 얘기를 항상 듣고 자란 나는 반면에 통일을 달가워 하지 않았고 관심도 없었다. 또 내 어렸을 적의 할아버지는 항상 화를 내셨고 편찮으셔서 할아버지와 대화를 나눈 기억이 없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시간이 점차 흘러서 우리나라의 분단과 통일에 대해 관심이 생겼고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은 근현대사의 이야기가 잘 녹아들었고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시대에 맞게 잘 표현 됐다. 그 시대에 어떤 일이 있었고 사람들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잘 풀어져 있어 쉽게 그 시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또 현대와 번갈아 가며 나오기 때문에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1)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불행하다.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 분단의 피해자들. 월출도 그렇고 미스박, 춘식 또 거론 되지는 않았지만 사실 많은 간첩들이 자신의 가족들을 위해 남한으로 넘어 와 활동을 하지만 그들도 결국은 간첩이기 전에 누군가의 부모면서 자식일 거고 인간일 것이다. 똑같이 감정을 느낀다. 남한에서 간첩 일을 하다가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도 하고 싶은 사람이 생겼고 일을 그만두고 그저 평범한 인간으로 살아가고 싶은 것이다. 나는 이 글을 읽고 정말 통일이 돼서 더 이상 많은 분단의 피해자들이 생기질 않길 바라고 그저 누군가의 가족으로 살아가길 바랄 뿐이다.

 2) 월출의 불행한 과거와 진실이 드러나면서 왜 자신의 아들과 남보다 못한 사이로 지내야 했는지에 대해 나온다. 대국이 자기의 아버지에 대한 진실을 알아가면서 왜 아버지가 자신에게 그래왔는지 이해할 것이다. 대국은 항상 아버지를 원망했지만 결국은 대국 자신도 딸 아이의 아버지 된 입장으로서 월출을 아버지대 아버지 입장으로 느꼈을 거라 본다. 아버지의 말하지 못 한 과거와 희생을.

 책을 읽으면서 제일 안타까웠던 게 월출과 해경의 사랑이다. 그들이 정말 잘 되기를 응원한 독자였지만 그러지 못했고 책을 덮으면서 큰 여운만을 남겼다. 그저 월출이 이제는 편히 쉬고 해경을 만났길 바란다. 분명히 만났을 것이다. 은하수 담배, 아카시아꽃, 커피 껌과 함께.
 그리고 마지막에는 대국과 미영이 재결합 되기를 바랬는데 재결합은 못 됐다. 나는 미영과 대국이 재결합 돼서 은비와 행복하게 함께 살았으면 했는데. 

 마지막으로 책을 덮고 여운과 함께 떠오른 생각이 있다. 처음에 왜 제목이 <제3의 남자>일까 그리고 저 표지는 뭘까 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탄식과 함께 이해가 단숨에 됐다. 책 표지에 나오는 남자는 월출이고 그 안에 겹쳐진 여자는 해경이었다.
 제3의 남자의 의미는 월출이 대국의 아버지로써 평생 최희도로 살아 온 것을 얘기하는 것 같다. 그는 월출이지만 최희도이기도 했고 최대국의 아버지, 최희도였다. 나는 마지막에 대국이 아버지의 본명, 월출을 알지 못해서 아쉬움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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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드의 영역
쓰쓰이 야스타카 지음, 이규원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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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별점 0점은 없나? 내가 이런 사람 책을 사서 좋아했다는 사실이 역겹다ㅋ 작가가 늙어서 노망이 들었나. 할 말 못 할 말이 있지. 그런 사상으로 쓴 책을 읽은 내 손이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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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는 책들을 둘러보다 표지에 끌렸고 또 요새 감정이 메마른 것 같아서 제목처럼 감동적일까 싶어 가볍게 읽으려고 산 책이었다. 주제들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가벼운 얘기들이었지만 그 가벼움 속에서 묵직한 감동을 느끼게 해준다.

 나는 이래서 일본 소설을 좋아하나 보다. 일본 책들은 일상적인가벼운 이야기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다른 시점으로, 전혀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다고 그 주제를 우리에게 권면해 준다.

 솔직히 4편의 단편 이야기들 중에서 2편은 거의 공감되지도 않았고 이 소설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다 연관되게 아귀가 딱딱 들어맞는 것이 너무 억지로 끼워 맞춘 게 아닌 가 싶은 점도 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 4편의 단편 중에서 2편 <인연의 조각>은 내 마음을 울렸고 거의 눈물이 나올 뻔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혹시 반짝반짝 빛나는 인연의 조각은 모든 사람의 손안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각자가 품고 있는 인연 한 조각을 꺼내 들면 그 어떤 보석도 흉내 내지 못할, 이 세상에 오직 단 하나만 있는 반작임이 뿜어져 나올지도 모른다....... 그렇게 모인 인연 조각은 가족이라는 색체의 빛이기도 하고, 우정이라는 색채의 빛이기도 할 것이다. 같은 반짝임은 단 하나도 없는 인생의 보물일 것이다.  -인연의 조각 中에서- 


 시로는 마치 말이 통하기라도 하듯 천천히 눈을 깜빡여 보였다.
이 세상에 태어난 기적.
오늘을 사는 것도 기적.
사람은 왜 태어난 것일까.
사람은 왜 살아야만 할까.
작디작은 인간이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슬픔의 밑바닥을 헤매던 우리는 고양이에게 소중한 것을 배웠다.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 살면 우리는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기적의 붉은 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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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 2 - 완결
전은정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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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직히 리뷰들을 읽고 책을 사서 후회 한 사람중에 한 사람이다. 1권 중반까지는 재밌다가 뒤로 갈수록 내용이 쳐지면서 읽는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확실히 호불호가 갈리는 책이긴 하다. 하지만 작가님의 필력은 처녀작이라고 믿을 수 없을만큼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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