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이 넓은 세계에는 비평의 개입을 허락지 않는 수많은 성취가 존재한다. 그런 성취 혹은 자기완결 앞에서 우리는 그저 놀라고 감탄하는 수밖에 없다 - P250

와인이란 그 땅의 고유성이 만들어낸 자연의 물방울임을 실감하게 된다 - P211

우리 앞에 펼쳐진 풍경은 그 너른 대지와, 거의영원에 가닿을 듯한 정적과, 깊은 바다 내음과, 거칠 것 없는 지표면을 휩쓰는 바람과, 그곳에 흐르는 독특한 시간성이 한데 어우러져 이루어진 것이다. 그곳의 빛깔은 고대부터 줄곧 비바람을맞아오면서 완성된 것이다. 그것은 또한 날씨의 변화나 조수 간만, 태양의 이동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 카메라 렌즈로 도려내버리면, 혹은 과학적인 색채의 조합으로 번역해버리면 지금 눈앞에 있는 것과 전혀 다른 것이 되리라. 그곳에 있던 마음 같은 것이거의 사라져버리리라. 그러므로 우리는 그것을 최대한 오래 제 눈으로 바라보고, 뇌리 깊숙이 새기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덧없는기억의 서랍에 담아 직접 어딘가로 옮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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