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만이 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지점을 보여준다. 번역의 한계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번역의 과정까지도 작가가 의도한 창작의 과정 같았다. 기발하고 기이하지만 무엇보다 큰 장점은 재밌다는 것이다.
책 표지와 제목을 봤을 땐 소설인 줄 알았다. 절반쯤 읽고선 전기인가? 그 뒤는 아, 에세이. 끝까지 다 읽고선 우와... 이건 모르겠다. 굳이 말하자면, ‘하나의 생각에 대한 탁월한 논증‘이렇게 다양한 곳으로 나를 데려가 준 책은 없었던 것 같다. 모든 곳이 만족스러웠다. 특히 이 책의 결말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빛나는 곳이다.
나이가 고맙다. 그때 세상이 끝날 것 같았던 일들을 지금은 웃으며 떠올릴 수 있게 해주었다. 하지만 그땐, 그때의 충격과 힘듦을 작게 만들 방법이 없다. 6학년 동희에겐 너무 큰일이고 버거운 하루였다. 이 소설이 아이들에게 위로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