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 시인의 귀촌 특강 - 누구나 한 번은 꿈꾸는 귀촌에 관한 모든 것
남이영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책 카피처럼 누구나 한 번은 꿈꾸는 귀촌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귀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 질문에 단호히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었다. 싫다고~

번잡하고 사람 많고, 편리한 서울이 좋다고~

10년이 지난 지금은.... 귀촌을 생각해 본다.

분명 낭만적이지 않을 걸 알면서, 주말마다 부모님을 도왔던 작년 한해의 수고로움에 비해 수확물이 얼마나 형편없었는지는 둘째치고 그 힘듦을 난 감당할 자신이 분명 없다.

하지만 귀촌을 꿈꾸게 된다.

그래서 농사랑은 거리가 멀 것 같은 시인이 쓴 이 귀촌 특강을 열심히 읽게 되었다.

 

생각해보지 못했던 어려움이 생각했던 어려움 보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정말 정말 많을 줄이야...가 솔직한 느낌이었다. 사실 이상한 것도 아닌데... 서울생활에서도 내가 직접 집을 구해보거나 공과금 및 단독 생활을 해본 적이 없으니 더욱 당연한 일인데도, 미디어에 노출된 아름다운 전원생활이 나도 모르게 아니라고 하지만 내 머릿속을 채우고 있었나보다.

 

<귀촌 제안서>에는 저자가 경험한 여러 가지 귀촌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있다. 뭘 해서 먹고 살까라는 부분의 다양한 꺼리들은 일면 의미 있는 것도 있고, 어떤 것은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너무 문자적으로 다가오는 내용도 있었다. 하지만 시골이라고 해도 터전의 공동체 크기나 분위기가 다를테니 아마도 새로운 일거리 창출은 개척정신과 서울에서 전문직을 갖던 것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먹고 살꺼리는 어느 정도 필사적이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의 생계거리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책의 작은 텃밭으로도 풍성한 먹거리가 어느정도 해결되고, 이웃의 밭이나 과수원에서 일손을 도와줘도 먹거리가 생기는 건 노동력을 생각했을 때 얼마나 매력없는 이야기인가...하지만 그 안에서의 반복적인 일상의 삶이라면 정이 넘치고 나태해지지 않은 부지런한 일상이 될 것이다. 작년 주말농장처럼 작은 밭에 여러 가지를 심었을 때 노동의 강도나 힘듦은 회사에서 야근을 밥먹듯하는 것보다 육체적으로 훨씬 고단했지만 싱싱한 먹거리를 보면 그 힒든 기억도 웃음으로 바뀌고 주변 농사짓는 분들 덕에 가지, 고추, 오이가 여름 내내 식탁에 끊이지 않았던 걸 새삼 책을 읽으며 새록새록 기억하게 했다.

 

여러 가지 제안들 중 부동산에 관한 부분은 특히 귀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꼭 기억해야 할 tip를 소개해둔 것 같다. 그 말....시골은 원래 그래....이 말 한마디에 귀촌에 대한 어려움이 다 담겨있는 것이 아닐까? 불편하고 합리적이지 않고 투박하지만 오랫동안 문제없이 살아왔던 터전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아직까지 우리는 그런 것들을 시골이라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구체적이고 자세한 인프라를 통해 정확한 통계자료에 따른 부동산 소개는 매우 중요한 것 같다. 귀촌의 첫째 조건인 주거에 대한 문제가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서울 같으면 널린 것이 집이니 돈을 떠나서 선택의 폭이 더 넓을 텐데, 이 중요한 문제를 대부분은 그냥 낭만적으로만 지나쳤던 나를 발견하고는 스스로의 어리숙함에 한참 웃었다.

 

책의 포인트가 만약 20~30대의 신혼부부였다면, 의료, 문화 등 더 다양한 귀촌 제안서들도 저자가 실제적으로 다뤘겠다라는 아쉬움이 든다. 하지만 지금 이 책을 갖고서도 충분히 귀촌에 대한 보이지 않았던 많은 부분들을 생각하면서 참고할 수 있는 훌륭한 조언서라고 생각한다.

 

귀촌...이라고 해서 낭만적이지 않다는 것. 무조건 고된 노동만이 있어야 한다는 것, 불편하고 지루할 것이라는 나의 기존 생각들이 저자의 귀촌 생활을 통해 구체적으로 그려지는 느낌이다. 책에서 말하듯 기왕이면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도피가 아닌 삶의 계획으로 귀촌은 참 매력적인 것 같다. 그리고 책을 통해 느낀 것은 외지인의 삶이 오랜 시골의 삶들 속에 끼어들어가는 것이라는 것....그래서 문만 닫고 살면 문제 없는 서울보다 신경써야 할 부분이 어쩌면 더 많다는 것도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사람간의 정이 될 수도 간섭이 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니, 돈을 떠나서 내 성향은 어떤 건지도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책에서 제안하는 행정적인 부분들이 실천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귀촌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말로만 농촌인구를 늘려야 한다 출산률을 올려야 한다는 답답한 소리 말고 이렇게 실제적인 제안들이 반영되었음 하는 바람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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