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비밀서적
프란체스코 피오레티 지음, 주효숙 옮김 / 작은씨앗 / 201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간만에 손에 든 추리소설. 더구나 고전 단테의 [신곡]을 소설화 했다는 것에 마음이 설레였다. 어릴 적 신곡을 펴들었다가 너무 어려워서 덮었던 기억이 있던 나는 소설로 새롭게 풀어가는 내용이 너무 궁금했다. 그런데 그간 읽었던 추리소설들은 너무 가벼운 내용들의 것들이었나 보다. 일단 이 책은 가볍지 않다. 내게는 왠만한 역사책보다 어렵게 느껴져서 읽는 시간이 길었고, 집중하기도 힘들었다.

결론은 책을 덮을 때쯤이면 단테의 [신곡] 원작을 다시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였다. 그리고 사실 '단테'라는 유명 시인 이름만 알던 내게 이제 나도 이름만이 아니라 그의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혹시 몰라서 이 책을 읽을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네이버에서 찾은 단테의 소개 주소를 남긴다.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631831

먼저 단테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난 후 읽게 된다면 분명 나처럼 다른 사람들도 전체적으로 이 책의 분위기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는 초반 의아함과 어렵게 느껴졌던 것은 [다빈치 코드] 같은 경우는 이미 대중에게 성경이 아니라 하나의 영화처럼 알려진 내용을 소설화 한 것이 감성을 자극하여 사실처럼 다가왔기에 쉽게 읽혀졌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책 역시 14세기, 내가 알지 못하는 유럽 역사 속에서 실제 이야기처럼 다가오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이 좀 어렵게 느껴진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 글의 작가가 전문적인, 단테 연구자이기 때문에 소설의 내용이 그만큼 역사에 충실함을 두고 쓰여졌기 때문일 것이다.

 

단테의 죽음이 객사였음이, 그의 삶이 정치적으로 치열한 전쟁, 망명 등 거칠고 고단했던 삶 자체가 단테에 대한 연구를 하게 하기도 하겠지만 아마도 그런 삶에서 나온 작품이기에 더욱 추리소설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 추리소설이 살인을 위주로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면 이 책은 그런 원초적 인간의 탐욕을 넘어 좀더 거대한 세계적 역사 시각을 갖게 해주며, 또한 그래야만 가까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신곡] 안에 십자군의 비밀지도를 찾아내어 단테의 죽음과 13곡의 시편에 대한 연관성을 찾아 많은 등장인물들이 서로 얽히고 설키어 풀어가는 과정은 익숙하지 않은 초반의 전개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시인의 딸 베아트리체 수녀가 가장 인상 깊지만 이 책을 정리하여 소개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신곡]이 미완이라고 들었는데 그래서일까 자꾸 이 책 역시 읽는 이로 하여금 말줄임표를 남기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