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소더비 경매에서 고흐의 작품이 717억원에 팔렸다는 소식이 들린다.
고흐는 상상조차 못했을 가격의 그림은 '알리스캉의 가로수길'로,아시아의 새 주인에게 낙찰되었다고 한다.
그림 속의 알리스캉은 고흐가 정착한 아를에 있던 고대 로마의 유적이다.
이 유적엔 포플러가 길게 늘어선 길이 있었는데,
고흐는 단풍이 곱게 물든 가을날의 이 길을 풍경화로 담아내었던 것이다.
고갱 역시 이 알리스캉의 풍경을 그렸다.
인상주의를 극복하려 했던 고갱의 추상적 시도가 엿보인다는 '알리스캉의 풍경'은 ,자연에 대한 묘사를 넘어 화가의 "마음의 풍경"을 드러낸 것이라고 한다.
1888년9월,고흐는 아를의 '노란 집'에 정착한다.
그는 이 곳에서 마음 맞는 동료들을 모아 함께 그림을 그리는 화가 공동체를 꾸리고 싶어했다.
고흐는 브루타뉴와 퐁타방에서 작업하던 고갱과 에밀 베르나를 초대했고,고갱이 이에 응함으로써 자신의 유토피아를 출발시키는 듯 했다.
결과는 알려진대로다.
겨우 9주를 아를에 머문 고갱과의 작업은 불화 속에 끝났고 절망 속에서 고흐는 자신의 귓불을 자른다.
저자 이택광은 이 상처의 시간에 꽃핀 두 천재의 만남과 불멸의 작품들을 하나씩 조명한다.
먹고 살기도 어려웠던 시절, 고흐와 고갱이 희망과 좌절을 거듭하며 일궈낸 눈부신 미학의 세계가 이 책에서 생생하게 펼쳐진다.
저자의 말대로 그것은 "반 고흐의 신화에 가려진 고갱의 의미"를 되새기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