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의 말 - 지행 33훈과 생각이 녹아있는 천금의 어록
민윤기 엮음 / 스타북스 / 202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국 경제사의 큰 획을 그은 이건희 회장이 지난 10월 25일 향년 78세로 별세하셨다.

개인적으로는 비리가 끊이지 않았던 삼성을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엘지가 곰에 비유를 한다면, 삼성은 여우 같은 느낌.

그러나, 세계 속의 대한민국을 알린 인물이기에 그이 말과 행동, 살아온 지난날이 궁금했다.

 

 

 

두께가 두껍지 않고, 사이즈도 아담하다.

이 책은 이건희 회장의 어록과 에세이, 신년사 등을 모아놓은 책이다.

짤막한 문장들이 모여있는 책이라, 어디서든 다시 시작해서 읽기에 좋고, 편집자의 말대로 삶의 지표로 정하거나 좌우명으로 사용할 말들이 많이 들어있다.

 

1987년 취임사와 88년 선언식을 읽으면서 80년대 삶을 살면서

마치 21세기를 미리 내다보는 듯한 말들을 해서 적잖이 놀라웠다.

놀라운 직관과 감을 통해 나온 이 책에 적힌 말들은 깊은 인상을 주었다.

 

이건희 회장은 늘 '개혁' 이라는 말을 담고 산듯하다.

삼성 신경영의 시발점이 된 이야기는 에필로그에서 나오는데,

긴 시간 토론과 회의를 하며 열을 올렸을 그의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초 일류 기업이 하루아침에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부분이다.

이건희 회장의 '지행 33훈' 이란 행동지침이 있었다 한다.

'지행'은 알고(知), 행동하며(行). 쓸 줄 알고(用), 가르치고(訓), 평가할 줄 아는(評) 내용이다.

평생을 사람을 공부하고 인재를 만들어 내는데 가장 큰 노력을 했다는 그의 이야기가 틀리지는 않은듯하다.

 

 

핵이 되는 사람이 있고 점이 되는 사람이 있다.

똑같이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어떤 사람은 회사가 꼭 필요로 하는 핵이 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많은 사원 중의 하나,

즉 점이 되는 경우를 자주 보았다.

똑같이 주어진 환경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핵이 되는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한다.

누구의 지시를 받기 전에 먼저 일을 찾아서 한다.

눈가림이나 생색을 내기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닌 만큼,

문제의 본질을 파헤치고 기본에 충실하면서

자기 책임을 다한다.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니 자율과 창의도 넘친다.

그러니 핵이 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이것이 '내 일'이라는 주인의식이나

'왜'라는 문제의식도 없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하는 사람은

점 이외에 무엇이 되겠는가?

이건희의 말 中

 

 

남자 홀로 분투하는 것은 국가적 낭비다

다른 남자는 남자 여자가 합쳐서 뛰고 있는데,

우리는 남자 홀로 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바퀴 하나는 바람이 빠진 채로

자전거 경주를 하는 셈이다.

이는 실로 인적 자원의 국가적 낭비라고

아니 할 수 없다.

이건희의 말 中

 

국가와 기업의 발전을 위해 여성인재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알고 여성 임원을 양성하기 위해 노력한 점과, 신년사마다 사회봉사를 강조한 점, 그리고 협력사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 그의 말들을 보면,

삼성의 성과가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느낄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삼성이 노조가 생기기까지 험난했던 과정과,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는 협력사의 산재 소송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양극화 현상들은

초일류 기업에게 오명과도 같아서 아쉬움이 남는다.

 

이 책 속의 이건희 회장의 말대로라면,

디자인 개혁뿐만이 아니라,

구조적인 개혁도 일어났어야 하는데,

국정 농단의 한가운데, 삼성이라는 이름이 계속 거론되는 게 아쉽기만 하다.

 

앞으로의 삼성이

이건희 회장이 남긴 어록만큼 변화하여 초일류 기업으로 변모하길 바란다.

이 책은 중간관리자와 경영자가 읽으면 깨우침이 많을 듯하다.

 

 

*네이버 독서까페 리딩투데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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