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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는 세계사 - 전면개정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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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또는 처음으로 기억하는.
무언가를 처음 경험하는 것은 참으로 설레는 일이다.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처음 만났던 때가 언제였었나. 정확한 시기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학창시절이었던 것은 분명하고, 그래서 초판으로 짐작한다. 많이 양보하면 첫번째 개정판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세계사라곤 학교에서 듣고 배웠던 게 전부였던 시절,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접하고 참 신나게 읽었었다. 작가 스스로 전면 개정판에서 말하듯이, 주입된 역사 해석과 싸우려고 쓴 탓에 더 신선하고 재미있게 다가왔을 것이다. 세세한 내용은 기억하지 못해도 그 책을 통해 드레퓌스 사건과 사라예보 사건이 강렬하게 남았고, 역사에 대한 생각도 조금은 바뀌었다.

그리고 30여년이 흐르는 동안, 시대도 변했고 작가도 변했고 나도 변했다. 그리고 <거꾸로 읽는 세계사>도 바뀌었다. 작가는 '힘 닿는 만큼' 고쳐서 다시 썼다고 밝혔다. 큰 틀과 줄기는 바뀌지 않았지만, 같은 꼭지 안에서도 그간에 쌓인 사건과 변화가 추가되었고 내용도 훨씬 깊이가 더해졌다. 마치 오랫동안 한켠에 두었던 고가구가 새롭게 단장한 느낌이랄까.

지식소매상이자 작가라는 이름표를 좋아하는 그답게, 이야기는 간결하면서도 명확하고 재미가 있다. 옛날 이야기처럼 사건 자체에 빠져서 읽다 보면 어느새 역사적 맥락과 해석이 덧붙여지고 나는 자연스럽게 이 책을 처음 만났던 그때의 기분이 되살아나곤 했다.

이 책은 유시민의 세계사이다. 마치 작가가 <나의 한국현대사>를 쓴 것처럼. 20세기 대표적인 세계사의 열한 가지 사건(드레퓌스 사건, 사라예보 사건, 러시아혁명, 대공황, 대장정, 히틀러, 팔레스타인, 베트남, 맬컴 엑스, 핵무기, 독일 통일과 소련해체)을 뽑았고, 그것이 어떻게 지금의 사회를 빚어냈는지 보여준다.

20세기 기술의 발달은 세계를 하나로 묶어 버렸다. 작아 보였던 단일 사건은 더 넓은 지역으로, 대륙으로, 전세계로 그 파급력을 더해간다. 그래서 21세기의 우리는 같은 배를 탄 처지, 같은 거미줄에 매달린 신세다. 촘촘한 관계망이 형성될 수록 누구도 세계사의 작은 사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책에 쓰인 열한 가지 사건이 분명 전부가 아니다. 연결된 다른 사건을 시작으로 서술했어도 결론은 바뀌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 사건들이라는데 나도 이견이 없다.

지역적으로 내용의 균형을 이룬 것도 좋았다. 구판에서도 러시아혁명, 대장정, 팔레스타인, 베트남 전쟁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는 관련 내용을 접할 기회가 적었다. 그 뒤로 한참이 흘러 어느 정도 꿰어찬 지식으로 보니, 그 땐 읽었다고 말하기 민망한 수준이었으리라 쉬이 짐작이 된다. 아마 절판되기까지 오랫동안 독자들의 마음에 남았던 것도 이 책이 마중물 역할만큼은 확실히 했기 때문이 아닐까.

언제나 출발점은 필요하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이해하려면 어디선가 출발해야 하고, 2021년에 나온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충분히 그 출발선으로 삼을만하다. 이제는 비슷한 나이의 자녀에게 권할 책으로 다시 만나게 되어 정말로 반갑기 그지 없다. 그들에게 이 책은 분명 '첫' 세계사는 아니겠지만 여전히 '거꾸로 읽는' 세계사로의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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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쎈 고등 수학사전 - 2015 개정 교육과정
홍범준.신사고수학콘텐츠연구회 지음 / 좋은책신사고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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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권을 따로 보지 않고 한 권이라서 좋습니다. 개념들을 사전식으로 찾아볼 수 있는 것도 좋고요. 각 개념에 대한 설명도 자세하고 여백도 적당히 있어서 메모 하기도 편합니다.
개인차겠지만 저는 표지나 종이질 모두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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