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홈스토랑 - 보통의 일상을 특별하게 해주는 계절의 요리
이혜영(루루흐) 지음 / 책밥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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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 만족스러운 한끼를 먹는게 이토록 간절한 꿈이 될 줄은, 아이가 태어나기 전엔 상상도 못했다. 참을성 20분이 최대인 아이와 함께하는 외식은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를 극한의 경험이었다. 그러니 에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챙겨주는 코스 요리는 상상도 못할 도전이다.


게다가 제철 재료로 건강하게 정성껏 준비하는 아이의 밥과 달리 엄마의 한끼는 빠르게 대충 떼운다는 개념에 가깝다. 그래서 이 책이 더 간절했다.



<사계절 홈스토랑>은 제철에 나는 식재료로 에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근사하게 차려낸 계절 요리들을 담고 있다. 책을 펼치기만해도 눈이 힐링 될 정도로 알록달록한 채소와 과일의 색감과 감각적인 푸드 스타일링, 먹음직스러운 요리들이 가득하다. 



저자 이혜영은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식품회사에서 가공식품을 만들다가 텃밭을 가꾸게 되며 사계절이 담긴 요리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제철 식재료로 만든 요리들을 기록하고 있다. 저자의 유튜브를 찾아봤는데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보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텃밭에서 난 냉이로 된장찌개를 뚝딱 만들어내고, 제철이라 더 달큰한 맛이 든 당근으로 아이를 위한 스프를 끓이는 손이 뭔가 고향에 온 듯한 포근함을 전해주었다.



책도 이런 유튜브 채널과 다르지 않았다. 제철에 우리가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근사하게 차려낸 식탁이 책의 부제처럼 '보통의 일상을 특별하게' 해준다. 책에서 더 강화된 점이라면 '눈으로 먹는 재미'. 재료가 돋보이는 샐러드와 같은 음식들은 마치 야생화가 가득한 영국식 정원을 보는 듯 싱그럽고 다채롭다. 파스타나 스테이크와 같은 메인 요리들은 레스토랑에 온 것 같이 고급스럽게 연출해낸다. 



책에는 우선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소스들을 소개하고, 각 계절의 제철 재료와 계절에 차려낼 홈스토랑의 코스 메뉴를 보여준다. 에피타이저-메인메뉴-사이드메뉴-드링크&디저트로 구성된 코스요리는 하나 하나 평범한 집밥과는 차원이 다른 특별한 요리들이다. 부추, 토마토, 버섯 등 식재료는 특별할 게 없는데 결과물은 환상적이었다. 레스토랑처럼 즐길 수 있는 추천 세트메뉴도 덧붙여 소개하고 있다. 



책을 보다보면 나 같은 똥손이 과연 이런걸 해낼 수 있을까 주눅이 들긴 하지만 더없이 건강한 식재료와 조리법을 보다보면 나 뿐만 아니라 아이에게도 해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침 방울토마토가 집에 가득 있어서 방울토마토 마리네이드 떡볶이에 도전해보려 했는데, 반나절 이상 숙성해야한다는 말에 꼬리를 내렸지만, 타코라이스 같이 금세 뚝딱 만들어내면서 제대로 차려먹은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요리도 있다. 이 토마토들로는 3가지 맛 토마토 마리네이드에 도전해봐야겠다.



사실 요리책의 진가는 직접 시도해서 맛까지 평가하는데 있는데, 여전히 물에 밥 말아 후루룩 한끼 떼우고 아이를 봐야하는 육아에 요리를 위해 짬을 내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어느 주말, 내 일상을 좀 더 특별하게 해줄 수 있는 이 홈스토랑을 꼭 한번 열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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