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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세부터 시작하는 두뇌 발달 놀이 - 0~36개월 아기랑 엄마랑 생애 첫 놀이 100
김가희 지음 / 그린페이퍼 / 2022년 6월
평점 :

0~3세가 두뇌발달의 골든타임이란 말은 수도 없이 들었다. 이 말 때문에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비생산적인 느낌이 들 때 나는 꽤나 큰 자책에 빠져 들었다. 더 많은 자극, 더 많은 경험을 아이에게 주어야 한다는 강박에 발달에 좋다는 장난감이나 교구 등 이것 저것 사들였고, 아이는 너무 많은 선택지 속에서 더욱 산만해져갔다.
<0세부터 시작하는 두뇌 발달 놀이>는 교사 출신 인플루언서인 김가희, 일명 단아맘이 실제 아이를 키우며 실행했던 엄마표 놀이들을 무려 100가지나 담았다. 내 아이와 같이 저자의 예쁜 딸 단아도 코로나 시기에 태어나 그 흔한 문화센터도 못가고 바깥 놀이에 제약이 걸린 아이였다. 부지런한 엄마는 아이의 뇌발달이 급속도로 이뤄지는 시기, 아이에게 적절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엄마표 놀이들을 고안해냈다.
책은 5가지 큰 카테고리로 나눠지는데, 오감으로 느끼며 할 수 있는 '감각 발달 놀이', 소근육 사용을 촉진해서 두뇌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두뇌 발달 놀이',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도움을 줄 '정서 함양 놀이', 사계절의 아름다운 변화를 체험할 수 있는 '오감 발달 계절 놀이', 아이의 상상력을 키워줄 '창의력 발달 놀이'가 그것이다.
아이의 신체 발달 정도에 따라 놀이는 6개월부터와 돌 이후부터로 나뉘어진다. 6개월 전후의 놀이는 여러 감각 기관이 발달하는 시기에 맞춰 색을 활용한 시각 발달 놀이, 다양한 소리를 활용한 청각 발달 놀이, 감촉이 다른 물건들을 사용한 촉감 놀이 등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책에서 사용한 놀이 재료들은 지퍼백, 박스, 면봉, 빨대, 테이프 등등 집에 있는 실용품부터 폼폼이나 물감 등 가까운 문구점에서 구하기 쉬운 것들이라 시도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다른 놀이책들은 그때 그때 놀이를 보며 준비물을 익혀야하는데 이 책은 책 초반부터 이 책에 나오는 놀이를 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 준비물 리스트를 알려주고 있어 언제든 놀이에 대비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런 세심한 구성이 참 좋았다.

일전에 구입한 오감 놀이 책은 일러스트로 그려져 있어 어떤 결과물이 나오는지, 아이는 어떻게 가지고 노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이 책의 주인공 단아가 직접 놀이를 즐기는 과정이 사진으로 생생하게 담겨 있어 이해를 도왔다. 특히 청경채 도장을 가지고 노는 단아의 야무진 손. 이 정도 발달이면 내 아이도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드는데 엄청 도움이 되었다.
책에 나온 빨대 꽂기 보드는 이런 교구가 소근육 발달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거금을 들여 해외 직구로 교구를 사들였었는데, 이렇게 간단하게 제작할 수 있는 것이었다니. 게다가 6개월 때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놀이가 많지 않았는데 이 책에 놀이들을 보니 너무 많은 것을 놓친 것 같아서 서글퍼졌다. 이 책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는....
다만 똥손 엄마는 모양이 사진 속과 달라 조금 좌절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책 보고 따라한 게 너무 졸작이라 사진도 못찍... 모양이 안예쁘니 아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후문.)
많은 장난감보다 이 시기 아이에게 필요한 건 엄마와 보내는 진한 상호작용의 시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엄마표 놀이를 하며 쌓인 엄마와의 애착과 정서적 유대는 아이의 성장에 좋은 자양분이 될 것이다. 게다가 꼼지락 꼼지락 혼자 몰두하는 시간은 알게 모르게 아이의 집중력과 사고력에 도움이 될 것이다.
매일 같은 일상의 반복에 바쁘면서도 무료했던 육아가 '오늘은 아이와 어떤 놀이를 해볼까'하는 설렘과 기대감으로 바뀌는 힘을 준 책이었다.
※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