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네 살 넛지육아 - 뇌 과학자 아빠의 기발한 육아전략
알바로 빌바오 지음, 남진희 옮김 / 천문장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육아에는 정답이 없다는 말이 있지만, 언제나 처음 겪어 당황스럽거나 어떻게 대비해야하는지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맘카페를 매일 같이 드나들었다. 나보다 앞선 엄마들이 겪은 경험담은 묘한 위안이 되기도 했지만, 이게 신뢰할만한 정보인지에 대한 의구심은 날로 커져갔다. 뭔가 명확한 답을 찾고 싶은 나는 각종 육아서를 파고 들었다.



<세살 네살 넛지육아>는 스페인의 신경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 알바로 빌바오가 세 아이를 키우며 겪은 육아경험을 녹여 부모에게 전하고 싶은 '아이 뇌에 대한 기초 지식'과 이를 육아에 어떻게 접목시킬지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은 스페인에서 출간된 이래 7년 넘게 베스트셀러 최상위권에 오르며 육아 바이블이 되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읽는 순간 직감했다. 이 남자 스페인의 오은영 박사네!



이 책은 서문에서 아이의 뇌가 완성되어가는 0~6세를 '아이 인생의 골든 타임'이라 부른다. 아이의 성격은 유전이 50%, 또래집단이 25% 정도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단 부모의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0~6세는 부모의 보호 하에 있는 시기, 이 때 부모가 주는 안정감은 아이의 정서 발달은 물론 두뇌 발달에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하지만 두뇌 발달이라는 이름 하에 얼마나 많은 교재와 교구가 아이의 삶 속에 개입되고 있나. 저자는 이런 선행학습과 조기교육은 오히려 아이를 스트레스로 몰고가 우울증, 행동장애 등의 문제를 만들어낸다고 지적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뇌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두뇌 발달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러기 위해 부모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이 책을 통해 전한다.



아이의 머릿 속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이해하면 아이의 행동과 그 의미를 이해하며 좀 더 너그럽고 느긋한, 인내심 있는 부모가 될 수 있다. 인간의 뇌는 3개의 뇌로 이뤄져 있는데 갓 태어난 아기는 생존에 관련된 원초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파충류의 뇌'만 기능한다. 그러다보니 생후 1년은 수면욕, 식욕 등 생리적은 욕구만 느끼며 이성적인 대화는 불가능하다. 생후 1년이 넘어서면 '파충류의 뇌'와 '감정의 뇌'가 공존한다. 이때부터 아이는 애정과 안전과 같은 감정적인 욕구도 느끼며, 부모는 공감을 느끼게 해주고 안전을 위한 한계를 설정해줘야 한다. 3살쯤 되서야 아기는 '이성의 뇌'가 발달하는데 부모는 아이가 더욱 집중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책 속에는 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성의 뇌'가 발달하는 시기, '미운 세살'로 불리는 자기 주장이 늘고 일명 '생떼'가 늘어나는 시기의 아이가 일상의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잘 컨트롤 할 수 있도록, 부모가 어떻게 대화를 건넬지, 지혜로운 대화법에 대한 내용을 예시와 함께 상세히 다루고 있다. (정말로 대화 지문까지 있어 실제 그 상황에 맞딱드렸을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아이의 속도를 기다려주고, 아이가 보이는 다소 미숙한 행동들을 이해하고, 아이가 느낄 다채로운 감정을 적극적으로 공감해주고, 동기를 유발하며 긍정적인 행동은 강화시켜주고, 아이가 살아가며 지켜야할 규범과 질서들은 한계를 설정해 단호하면서 다정하게 건네는 책 속의 대화들은 마치 오은영 박사가 육아 컨설팅 방송에서 했던 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런 행동들이 두뇌 발달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관점은 새롭고도 새겨야할 중요한 포인트였다.



책에는 유대감, 자신감, 책임감, 행복감 등 아이가 감정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될 수 있게 만들 대화도 있지만, 기억력과 주의력, 언어력, 자제력, 창의력 등 지성의 뇌를 개발할 수 있는 대화법도 소개하고 있다. 비싼 교재나 교구도 필요없이 부모의 행동과 대화로도 아이의 지능이 개발될 수 있다니. 아이를 똑똑하게 키우기 위해 외부 전문가들을 수소문하고 다니고 있거나 엄청난 비용을 들여 영유아 사교육을 하려 했던 부모라면 이 부분을 유념해서 봐야할 것이다.



"성공적인 교육의 가장 중요한 열쇠는 지나치게 폐쇄적인 방법론이나 원칙은 던져버리고, 이 순간을 진실되게 살아가는 데 있습니다.

가장 위대한 부모, 가장 위대한 교육자는 언제나 꽉 막힌 방법론에 집착하거나 규범에 맹신적으로 얽매이는 사람이 아닙니다.

매 순간 아이의 진정한 욕구가 무엇인지 알아내려 하고, 매일 우리에게 주어지는 교육의 기회를 포착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세살 네살 넛지육아> p269



'뇌 과학자 아빠의 기발한 육아 전략'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지만, 이 책의 육아 방향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아이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부드러운 대화와 행동을 통해 아이에게 안정감과 신뢰를 주는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 하지만 부모도 아직 미성숙한 인간인지라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할 때도 있고, 그래서 생떼를 부리는 아이 앞에서 짜증을 참지 못하고 상처 주는 말을 내뱉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책을 늘 곁에 둬야하는 것 같다. 아이를 키우는 건 스스로를 더 좋은 인간으로 성장시키는 일이기도 하다는 걸 잊지 않기 위해.



※ 네이버카페 리뷰어스 클럽에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