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의 스마트폰
박준영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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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라고 묶어서 부르고 있지만 밀레니얼 세대(M)인 나에게 95년 이후 출생인 Z세대는 별세계 사람들 같아 보인다. 관심사도, 소비하는 방식도 다른 Z세대, 접점 또한 없으니 도무지 공통분모를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다음 세대를 이해할 수 없는 건 당연하다고, 그들을 별종으로 취급해버린다면 나는 내 세대와 갈등을 빚던 앞 세대의 꼰대들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아직까진 밀레니얼 세대만큼 강력한 소비층은 아니지만, 미래의 핵심층이 될 그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순간은 곧 도래할 것이다.



<Z의 스마트폰>은 Z세대의 스마트폰을 통해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한 책이다. 저자인 박준영은 브랜드 기획자이자 마케터로 크로스IMC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크로스IMC는 국내 앱 사용 현황 자료의 출처로 많이 접했던, 국내 스마트폰 사용 환경과 소비 행태를 분석해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을 제안하는 곳. 그렇다보니 책에는 Z세대의 일상을 포착해 생생하게 그려내면서, Z세대가 열광하는 브랜드는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Z세대를 움직이게 만드는 가치는 어떤 것들인지, Z세대의 특성을 섬세하게 분석한 내용들은 그 세대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고려하는 독자들에게 풍부한 마케팅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책 속에는 Z세대 스마트폰에 담긴, 그들이 즐겨 쓰는 앱들을 소개하고 그 앱들을 활용하는 Z세대의 행태를 인터뷰를 통해 재구성한다. 저자는, Z세대를 이해하는 매개체로 스마트폰을 설정한 것은 '디지털 네이티브인 Z에게 스마트폰은 세상과의 연결'이기 때문이라 밝힌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리얼 월드와 가상 세계의 경계마저 흐릿한 디지털 네이티브 Z세대에게 스마트폰은 '디지털 세계로 입장하는 주요 도구'이다. 그들은 매일을 스마트폰으로 기록하고, 스마트폰을 통해 사회와 소통한다. 혼자 있지만 언제나 연결되어 있다.



책의 초반에 언급되는 Z세대의 하루는 나와 내 또래들과는 확연하게 달랐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 것을 챌린지 앱을 통해 인증하고, 메이크업 브이로그를 찍고,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틱톡 등과 같은 SNS에서 수시로 접속해 소통하고 자신을 노출한다. (나라면 나에 대한 과도한 전시 같아서 꺼려지거나, 피곤해서 못할 것 같은 것들에 대단히 열정적이다.)



노출이 거리낌없고 자기 표현과 소속감을 모두를 추구하기 때문에, 판매를 위한 플랫폼들도 커뮤니티가 대단히 중요하다. 나온지 한참 됐지만 Z세대들가 많이 이용한다는 (그래서 좀 놀란) '스타일쉐어'는 판매보다 커뮤니티에 더 주력한다고. 소통과 구매, 소통의 선순환이 Z세대가 소비하는 방식이다.



"열심히 배우고, 확실히 즐기고, 제대로 자랑하기"라는 책 속 챕터 제목이 그들의 일상을 정의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삶을 기꺼이 디지털에 공개하기 때문에 Z세대는 어떤 세대보다 남에게 보여지는 모습을 중시하는 것 같다. 바쁘고 촘촘하게 사는 것을 SNS에 인증하고, 각종 미션에 참여하며 소위 '갓생'을 사는 것도 본인의 성취도 있겠지만, 열심히 사는 자신의 모습을 타인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이다. 



스스로를 발견하는 일과 그것을 드러내는 일에 대한 흥미도 대단하다. MBTI 열풍이나 퍼스널컬러에 열광하는 것도 발견이자 자기를 드러내는 도구이기 때문이 아닐까. 



마케터나 기획자들을 당황스럽게 만드는 Z의 특성은 플랫폼이 원래 추구하는 목적과 달리 자신들이 원하는 목적에 맞게 변형해 이용한다는 것이 아닐까. 브랜드는 판만 깔아주고 그 안에서 즐겁게 놀던 Z세대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 총공과 스밍, 적극적인 팬덤 콘텐츠 제작, 댓글 응원 문화 등 그들의 화력으로 키운 스타, 팬심으로 뜬 브랜드 등 주체성이 무엇보다 강한 이 세대는 스타도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야 직성이 풀린다. 



개개인이 크리에이터가 되려는 Z세대, 이제 기업들은 단순히 그들을 소비자로만 볼 수 없을 것 같다. 저자의 말처럼 '개인과 기업의 힘의 역학, 관계이 역학이 변화했다'는 Z세대의 시대는 어떨까? 완전히 다른 시장, 완전히 다른 미래가 펼쳐질 것 같아 기대가 된다. 




※ 컬처블룸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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