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넥스트 팬데믹을 대비하는 법 - 코로나19로부터 배운 것 그리고 미래를 위한 액션 플랜
빌 게이츠 지음, 이영래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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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위치한 지역의 코로나 발생 상황을 알려주는 문자는 매일 오전 10시에 어김없이 도착하고 있고, 그 숫자도 드라마틱하게 감소하고 있진 않지만 사회 분위기는 이미 엔데믹을 맞이한 것 같다. 주변에 코로나 걸린 사람이 없다면 왕따라는 말이 돌 정도로 코로나에 걸려본 사람이 넘쳐나고, 이 말은 즉, 우리 사회가 이미 코로나에 대해 어느정도 집단 면역을 갖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코로나에 대해 더이상 예전과 같은 공포와 두려움을 갖지 않는다. 하지만 이 시기에 우리는 같은 재앙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아마 전 세계인들 중에 그의 이름을 모르는 이가 없을 듯한 빌 게이츠는 5년 전 코로나와 유사한 감염 확산을 예견했고, 이 때문에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절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실 빌 게이츠가 뿌린 것이다'라는 말도 안되는 음모론에 휩싸이기도 했다. 코로나가 가져올 미래를 누구보다 확실하게 내다본 그는 아주 오랫동안 감염병 분야에 대해 연구해왔다. (기후위기와 펜데믹은 그가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해야한다고 생각하는 2가지 문제이며, 그는 그에 대해 각각 책을 썼다. 그리고 빌 게이츠 재단을 통해 연구와 지원을 계속 하고 있다.)



코로나에 앞서 에볼라에 관심을 가졌던 그는 에볼라가 선진국에서는 발생이 미미하다는 이유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더딘 상황들을 통탄했다. 그리고 코로나가 터졌을때 세계 각국의 정부가 감염에 대응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더 많은 생명을 잃어야 했던 상황들을 안타깝게 지켜보며 쓴소리를 내놓았다. 특히 그의 국적인 미국은 정말이지 엉망이었다. 마스크 쓰기나 거리두기 지침 마저 오락가락했으니 말이다.



빌 게이츠는 이런 상황을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넥스트 펜데믹에 대비하는 몇가지 제안을 던진다. 그 제안들은 대부분 기술 혁신이 기반이고, 국제적인 공조가 필요하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터무니 없지 않고 매우 구체적이고 가능성이 있는, 아주 설득력 있는 제안이었다.



그가 처음 제안하는 것은 GERM(글로벌 전염병대응동원)팀 신설이다.  WHO 산하에 전염병을 관리하고 백신과 약물을 개발하며 전 세계적으로 펜데믹 예방 및 아웃브레이크 대비 훈련을 수행할 이 조직에 대해 저자는 어떤 인력이 필요한지, 어디에 위치해야 좋을지, 어떤 업무를 어떤 시스템으로 진행하면 좋을지 마치 이미 구성을 완료한 듯 구체적으로 기술해뒀다. 펜데믹이 한 나라의 문을 걸어잠구는 것으로 막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지난 2년 동안 우리는 확실하게 목도해 왔기에 이런 국제기구가 움직여 신속하게 대응 전략을 짜서 각 국가들에게 권고를 내려야한다는 제안은 정말 타당하다 느껴졌다.



다음은 펜데믹의 초기 신호를 빠르게 감지하고 억제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역학조사와 격리라는 방법을 이용했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사생활 침해 우려도 많았다. 저자는 컴퓨터를 이용한 질병 모델링, 진단검사시의 유전체 염기 서열 분석 등 고도의 과학 기술을 활용한 방식으로 더욱 신속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펜데믹의 기본 조치인 마스크 쓰기와 거리두기, 환기 등은 그 효과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큰 만큼 더욱 잘 지켜져야 한다고 말한다. 근 미래에는 마스크를 대체할 더욱 효율적인 접촉차단 기술이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간절히 기다렸지만 출현과 동시에 우리를 또 다른 공포로 몰고 갔던 코로나 백신. 저자는 현재 백신 개발이 민간에서 이뤄지고 있는 점을 지적한다. 백신은 인증 과정도 무엇보다 엄격하거니와 효과와 안정성 모두 높아야하기 때문에 비용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백신이 아웃브레이크가 시작되어야 개발에 착수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시장의 수요가 있어야 하는 민간 사업자의 마인드 때문, 게다가 이렇게 개발된 백신은 저소득 국가에게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저자는 대비를 위한, 전 세계적으로 백신을 적절히 배분할 수 있는 공공영역의 백신 개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백신이 유통되는 시스템의 개선도 필요하다. 현재 가장 많이 통용되는 mRNA 백신은 냉장보관 방법이 극히 까다로워서 이를 제대로 보관하기 쉽지 않은 개발도상국에게는 문제이다. 또한 최종적으로 백신을 전달하는 의료진들이 오지를 찾아가야하는 것 역시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개발도상국에는 합법적 백신이 유통되는 것인지 감지하는 시스템도 미비한 실정. 접종과정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저자는 패치 형태를 제안한다- 방법이 필요하다.



코로나는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더욱 적나라하게 보여준 계기가 되었다. 우리 나라에서는 코로나로 생명을 잃을 가능성이 빈부격차에 의해 차이를 보이진 않았지만- 우리의 공중보건이 얼마나 탄탄한지를 다시 실감할 수 있게 되었다. 다행이다. - 코로나는 많은 사회적 기회와 소득 격차를 만들었다. 하지만 세계적인 관점에서 보면 가난해서 예방접종은 커녕 치료도 받지 못하는 나라도, 감염 통제도 되지 않는 나라도 가득하다. 게다가 그 국가들에게 코로나는 여전히 공포의 질병일지도 모른다. 저자도, 비록 미국의 뼈아픈 실책에 대해서 비판을 하고 있지만, 부유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가 코로나로 인해 얼마나 큰 보건 격차를 보였는지를 지적하며 그래서 더욱 글로벌한 대응 조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코로나가 얼마나 끔찍했는지 세상이 잊게 놔두지 말아야 한다. 펜데믹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지 않게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 그래야만 공황 상태와 도외시하는 상태를 계속 반복하는, 한동안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로 취급했다가 이내 잊어버리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중략)


코로나는 실수에서 배움을 얻고 이런 재난을 다시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일을 시작할 기회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더 큰 꿈을 꿀 수도 있다. 우리 모두가 건강하고 생산적인 삶의 기회를 누리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꿈을 말이다. 안주의 반대는 두려움이 아니다. 행동이다." -P309~310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기술 혁신들에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없지만, 개인적인 방역 수칙을 지켜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있는 행동임을 새샘 깨닫는다. 코로나 같은 펜데믹이 영원히 사라지리라 믿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각 국 정상들이 이 책에서 제안하는 대비책들에 진지하게 검토하고, 대비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 네이버카페 '컬처블룸'에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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