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잘하는 아이는 다르다 - 평범한 아이를 미래형 인재로 만드는 결정적인 힘
강영애 지음 / 라온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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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이의 문화센터를 등록하며 결정을 못해 한참을 고민했다. 음악을 가르치면 좋을까, 미술을 가르치면 좋을까.  뭐든 다해보면 좋겠지만 여전히 코로나 확진자는 매일 쏟아지고 있고, 아이의 집중력과 나의 체력에도 한계가 있기에 하나만 선택하려하니 여간 어려운게 아니었다. 그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뭔가 큰 숙제 하나를 해결한 기분이었다. 미술은 엄마표로 간다!



<미술 잘하는 아이는 다르다>의 저자 강영애는 25년간 유아교육과 미술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부대낀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에 미술이 아이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생생한 목격담으로 담아냈다. 미술강사 뿐만 아니라 브동화구연가, 독서지도사, 푸드아트심리상담사 등 아이를 지도하는 다방면의 기술을 연마한 저자가 운영하는 홈스쿨 미술 수업 '뽀르파트재'는 미술의 기교만 가르치는 학원이 아닌, 아이의 마음을 열고 생각을 키워주는 상상력 공작소에 가깝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생각과 마음을 표현할 미술 재료를 스스로 고르고, 만들고, 이름 붙이는 과정 속에서 더 적극적이고 자기 주도적으로 변해간다. 이런 과정이 아마도 이 책에 부제인 '평범한 아이를 미래형 인재로 만드는 결정적인 힘'일 것이다.



'1장 마음을 읽는 미술이란 무엇일까?'에서는 저자의 교육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 아이들과 관계 쌓기에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이고 아이의 속도에 맞춰 상호작용하며 아이가 미술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고 나아가 타인과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도록 이끈다. 미술 수업을 보고 있지만 내가 추구하는 육아와도 일맥상통한 것 같다. 부모는 아이의 독립을 도울 뿐, 아이의 속도를 온전히 존중하며 따라가주자는 것. 그래서 이 미술 수업이 더욱 흥미로웠다. 특히 이 장에서는 미술 재료 고르는 안목도 창의적이고 표현력도 우수한 아이 해솔이 이야기가 눈에 띄었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재료 특성을 살려서 개성있게 표현하는 해솔이의 능력은 결국 아이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그 바탕이 아닐까.



"아이들은 원래 경계가 없이 태어난다. 아이들에게 경계를 생각하지 말고 마음껏 표현하게 하자 창의성과 독창성도 자유롭게 빛나는 것을 나는 많은 아이를 가르치면서 확인할 수 있었다." - p37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정답을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시간이 들더라도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며, 아이들이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도록 기다려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실감나는 체험을 하면서 아이들이 실패와 실수를 통한 시행착오를 경험하며 만들어낸 결과물은 더 애착이 갈 뿐 아니라 성취감과 자신감이라는 뜨거운 에너지가 강물처럼 차오를 테니까 말이다." - p46



2장부터는 본격적으로 다양한 소재로 진행된 저자의 미술 수업 이야기가 이어지며 아이의 마음을 열고 생각을 키우는 저자의 노하우를 엿볼 수 있다. 명화부터 자연물, 재활용품, 과학과 요리로 새롭게 미술에 접근하고, 자석, 코인티슈, 조약돌과 실 등과 같은 물감이 아닌 재료로 표현의 범위를 확장해가는 아이들. 슈링클스 같은 처음보는 미술재료들은 내 호기심도 자극했다. 그러니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마법같은 시간이었을까. 



미술 수업은 또 아이들의 생활 속 사연들을 담아 아이가 겪은 상처를 치유하기도 한다. 부정적인 감정일수록 스스로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감정의 이름표를 찾아주는 과정은 다름아닌 '경청'과 '공감'이었다. 그렇게만 해도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정의하고 해결책을 찾아간다. 이 역시 현실 육아에서 꼭 기억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 장에는 가족들이 함께 즐겨볼 수 있는 미술 활동들을 다양하게 소개해주고 있다. 그리고 첫 장에 '엄마표 집콕 미술활동표'는 물론 매 챕터마다 어떤 재료와 방식으로 미술 활동을 할 수 있는지 활동예시가 담겨 있어 저자의 수업 노하우를 집에서도 적용해볼 수 있어 좋았다.





사실 엄마표 미술수업을 해볼까하는 요량으로 이 책을 맞이했던 나는 미술이 가진 힘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고, 저자가 경험한 아이들의 놀라운 변화에 감동했다. 미술 수업 꿀팁도 얻으면서 마치 <어린이라는 세계> 같은 아이들에 대한 진한 애정이 담긴 에세이를 읽은 기분이다. 그리고 책 속에 담긴 아이들에 대한 다정한 시선은 아이의 칭얼거림에 지친 하루 끝에 다시 마음을 다잡는 회복제가 되어주었다. 여러모로 참 고마운 책이다.



※ 네이버카페 리뷰어스클럽에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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