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웨이, 마음의 소리를 듣는 시간 - 세상의 모든 소리에 귀 기울여 나를 바꾸는 법
줄리아 캐머런 지음, 이상원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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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부터 아침에 일찍 일어나 영어 낭독을 시작했다. 내 시간을 내기 힘든 육아 중에 매일 1분 남짓의 영어 스크립트를 틀리지 않고 영어 낭독을 한다는 건 꽤나 힘에 부치는 일이었지만, 해내고 나면 분명 내 안의 뭔가가 차오르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어떤 날은 피로가 누적되어 아이를 온전히 케어하지 못했고 아이를 향한 죄책감이 쌓여갔다. 그리고 사소한 일로 루틴이 무너지게 되면서 두 달의 습관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인스타 피드에서 하루동안 낭비되는 시간이 없는 촘촘한 삶을 살아가는 '갓생'들을 보면 매번 마음이 불안해졌다. 갓생은 아니더라도 내 생활이란걸 찾아야하지 않을까? 아이에게만 끌려가는 시간 끝에는 텅빈 내가 있을 것만 같은 불안감. 문득 마음만 먹고 방치해둔 일들이 그 높이를 가늠할 수 없을 지경으로 쌓였다는 것도 깨닫는다.



그즈음 SNS에서 '모닝글쓰기'라는 것을 접하게 되었다. <아티스트 웨이>라는 내 안의 창조성을 찾는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매일 아침 45분 동안 노트 위에 3페이지를 물 흐르듯, 의식의 흐름으로 써내려가는 '모닝글쓰기'. 이 책에 대한 궁금증으로 '모닝글쓰기'를 함께 하는 온라인 모임을 기웃거렸다. 당장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타이밍이 안맞던 차에 <아티스트 웨이>의 두 번째 이야기 <아티스트 웨이, 마음의 소리를 듣는 시간> 출간 되었고 나는 이 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



<아티스트 웨이, 마음의 소리를 듣는 시간>은 6주간 내면의 소리를 듣고 마음이 시키는 바를 찾기 위한 여정을 함께 하는 책이다. 책 날개에 있는 저자 소개를 통해 <아티스트 웨이>가 무려 30년 전에 나온 책이고, 새롭게 출간된 이 책은 기존 작보다 더 쉽고 단순하게 삶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실천을 돕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에는 듣기 습관을 위한 3가지 도구 '모닝글쓰기', '아티스트 데이트', '걷기'를 소개하고, 6주간 제대로 듣기 위한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사실 3가지 도구는 전작 <아티스트 웨이>의 요약본일텐데, 나는 이 짧은 파트에서 정말 큰 동기를 얻었다. '모닝글쓰기' 방법론만 알고 있었다면, 책을 통해 비로소 '모닝글쓰기'의 효용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게 된 것이다.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다보면 내 속에 있는 모든 것을 털어놓게 되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것을 시작해보고 싶은지,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등 어렴풋했던 모든 것이 분명해질 수 있다는 것. '모닝'인 이유는 글쓰기를 통해 하루를 보다 목적성 있게 살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하루 하루가 쌓이면 삶은 분명히 변화하게 될 것이고, 막연히 나는 못할 것이라 했던 일들도 이뤄낼 힘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 



"두려움이 제한해버린 범위를 넘어서면 훨씬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완벽주의는 결국 미화된 두려움이다." p40



'모닝글쓰기'가 내 내면을 들여다보는 집중의 과정이라면 '아티스트 데이트'는 이완의 시간이다. 이 시간동안은 그저 자유롭게 놀기만 하면 된다. 그 일들은 어떤 새로운 가능성을 확장시켜줄 것이다. '걷기'는 나 역시 생각이 고갈될 때 종종 하고 있는 일이라 그 효과에 대해 익히 알고 있어 무척 공감하며 읽었다.



그렇게 3가지 도구를 가지고 6주동안 '의식적인 듣기'와 '경청'에 집중한다. 책은 주변 소리에 대한 듣기, 타인의 말 듣기, 내게 소중한 사람들의 말 듣기, 마음 속 영웅에게 지혜 구하기 등 각 주에 듣기의 범위를 확장해나가며 잘 듣는 법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책 속 내용을 팔로우업하며 연습할 과제까지 제시해주고 있으니, 정말 실천을 위한 책이 아닐 수 없다. 



"다정한 소리는 삶을 다정하게 만든다. 다정한 소리가 마음을 달래주면서 사람도 다정해진다." p78



특히 내 삶의 사운드트랙을 정해서 기분을 변화시키라는 책 속 조언은 매일 미칠듯이 바쁘지만 같은 일들의 반복이라 지루하기 그지 없는 내 하루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아이디어가 될 것 같다. 내가 듣게 되는 소리들이 삶의 기분과 온도를 좌우할 수 있다. 무음이었던 내 삶을 좀 더 발랄하게 변화시키면 어떨까? 내일부터라도 당장 음악을 가까이해야겠다.




 



사실 책 속에 나오는 - 신경써서 케어해야 하는 존재는 반려견 뿐이고, 자신과 멋진 아이디어를 공유할 친구들이 곁에 있으며, 함께 근사한 저녁식사를 나눌 수 있는, 저자의 삶은 아이와 함께 낯선 타지에서 고립되어버린 내 현실과 대조가 되어 서글퍼졌다. 그래서 책에 나오는 조언과 실천해볼 과제들은 나 역시 시도해볼 수 있을 것들이었고 분명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확신할 수 있는 것들이라 너무 좋았지만, 저자의 일화를 읽는 건 크게 와닿지 않았다. 그 과제의 효용성을 설명하기 위한 일화였겠지만, 때론 너무 근심이 많고 복잡한 상황에 놓인 이에게는 저자의 삶이 심플하고 풍족해보여서 큰 괴리감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어쨌거나 나에겐 여유가 너무 없어서, 경청의 능력은 점점 바닥나고, 이 때문에 가장 가까운 남편과는 물론 나 스스로와도 불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지금,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매주 이 책 속 Q&A를 채워가며 6주를 보내봐야겠다. 



※ 네이버카페 '컬처블룸'에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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