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두 번째 명함 - 나다운 일을 꿈꾸는 엄마의 리스타트 프로젝트
김수영 지음 / 미다스북스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혼을 하며 연고가 없는 지역에서 새 삶을 시작했다. 다시 취업을 할 요량으로 이전에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냈다. 그동안 몇차례 퇴사와 이직, 또는 쉼과 재취업을 경험했던 터라 두렵지 않았다. 하지만 갑작스레 찾아온 임신은 나의 삶을 완전 다른 방향으로 몰고 갔다. 어느새 눈 떠보니 경단녀가 됐고, 아이가 자라는 시간만큼 나의 공백은 커져갔다.



일을 하는 미혼 여성일 땐 몰랐던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여성의 세계가 내 얘기가 되니 비로소 그녀들이 느끼는 불안이 이해됐다. 다시 일을 할 수 있을까? 일을 안하는 동안 도태되었으면 어떡하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 완전 새로운 분야로 전직을 해야하나 싶은 마음에 임신 중엔 자격증도 두어개 따뒀다. 하지만 이 길이 내가 갈 만한 길인지, 내가 새로운 일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 회의감이 몰려왔다.



<엄마의 두 번째 명함>은 나와 같은 경력 단절 여성들에게 제법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저자 김수영은 여성 커리어분야 코치 및 강사로 수 많은 경단녀들을 상담하고 코칭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에서 리스타트에 성공하거나 고민하는 여성들의 사례를 풍성하게 실을 수 있었다. 저자 본인도 IT계열 기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시기를 겪으며 엄마 이후의 삶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일을 열정적으로 했지만 육아 이후 야근 많고 몰입해야하는 당시의 업무로 복귀하는 게 가능한지 갈등했던 저자는 상담 분야를 더 공부해보기로 결심하고 육아 중에 짬을 내어 자격증을 따고 학위를 이수해 지금의 제 2 인생을 살고 있다고. 


저자의 삶을 읽는 것만으로도 내 안의 뭔가가 꿈틀거리며 희망이 느껴졌다.



책은 퇴사를 고민하고 있는 워킹맘과 다시 재취업을 하려는 전업맘 모두를 대상으로 적절한 조언을 건넨다. 특히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건 힘든 것을 좀 더 잘 버틸 수 있을 뿐 지속적인 행복을 보장하는 일은 아니라는 현실적인 얘기, 그리고 필요한 건 '초조함'과 '주변 사람들이 바라고 기대하는 인정의 시선들'에서 벗어나는 용기라는 것. 나는 어쩌면 이 두가지 때문에 새로운 출발 앞에서 계속 망설이고 있었는지 모른다.




리스타트 워밍업 편에서는 새로운 일을 찾기 전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 초조함을 다스리는 법 등을 알려준다.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는 말을 되새겨본다.


그리고 마치 여성경력개발센터에서 상담을 받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리스타트 실천편- 커리어 로드맵 워크샵은 하나하나 질문지에 답해보며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게 돕는다. 책을 후다닥 읽느라 꼼꼼히 해보지 못했지만 워크시트 하나하나 기록하며 나를 발견해가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마지막 장에는 요즘 같은 온택트 시대에 퍼스널 브랜드를 만들어 성공한 엄마들의 사례를 보여주며 직장에 얽매이지 않아도 충분히 커리어를 만들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특히 유튜브보다 블로그를 추천하고 있는데 아이를 키우는 것을 꼼꼼히 기록하고 새로운 놀이를 고민하며 공유한 것으로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내가 도움 받은 수 많은 육아 인플루언서들을 떠올리게 했다. 물론 나 같은 게으름뱅이는 온택트 시대의 커리어는 어렵겠지만 말이다.



나의 두 번째 명함은 어떤 말이 적혀 있을까? 뭐든 나다운 것이면 좋겠다. 불안하고 초조했던 시간이 나를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즐거운 발견의 시간이 될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책이었다.



※ 네이버 카페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