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자장 곰 슛가 - 아이가 푹 잘 수 있게 해 주는 사랑의 언어
에밀리 멜고 야콥센 지음, 김경희 옮김 / 작은우주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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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를 하며 언제나 잠은 해결해야 할 숙제였다. 신생아 때는 밤낮이 바뀌어서, 통잠을 자기 시작한 때부터는 자는 시간이 너무 늦어서, 틈틈이 찾아오는 원더윅스에는 격렬하게 수면을 거부하는 아이를 품에 안고 달래가며 재웠다. 지금도 아이는 잠들기까지 적으면 15분, 많으면 1시간이 넘게 걸린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더 쉽게 잠들 수 있을까. 



독서를 평생 습관으로 가져가기 위해 시작한 책 육아의 기본은 잠자리 독서다. 자기 전에 독서로 하루를 마무리해주려는 마음에 나는 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매일 같은 책을 읽어주고 있다. 그 책들이 이제는 3권으로 늘었다. 모두 자기 전에 읽기에 적합한 내용들이지만 아이는 이 책과 자신의 잠을 연결하지는 않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잠자리 독서를 아이의 수면의식으로 제대로 연결할 수 있을까.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할 만한 책으로 <자장자장 곰 슛가>를 읽게 되었다. 별이 쏟아지는 밤에 행복한 잠에 빠진 듯 발그레한 얼굴로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있는 갈색 곰이 그려진 표지. 이 책에는 마법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읽으면 아이가 금세 잠드는 책!' 



자신의 아이 빌리암의 잠자리 친구 곰 슛가에게서 모티브를 얻어 이 책을 썼다는 작가 에밀리 멜고 야콥센. 이 책은 덴마크 서점 종합순위 3위에 랭크되어 있다고 한다. 북유럽에서는 알아주는 베스트셀러 베드타임 그림책이라고. 



북유럽 정서가 우리한테 맞겠어? 라고 의심했다면 가까운 일본의 사례를 보자. 책 커버 뒤에는 이 책으로 아기를 재웠다는 수 많은 일본 부모들의 간증이 쏟아진다. 8개월 아기도 이 책을 보고 잠들었다고 하니... 아직 돌이 안된 내 아이도 가능하겠군이라는 희망이 샘솟았다.




 



 



그림은 수채 색연필로 그린 듯 흐리고 선명한 선들이 교차되고, 물빛을 머금은 아련한 채색으로 가득하다. 책은 도입부에서 부모가 아이에게 이 책을 어떻게 읽어주면 좋을지 친절하게 가이드하고 있다. 핵심은 슛가의 하품 소리를 리얼하고 길게 늘여서, 아이의 심호흡을 유도하면서 읽어줘야 한다는 것. 



이제 핑크빛 볼을 가지고 초롱초롱한 얼굴로 아이를 기다리고 있는 슛가를 만나본다. 슛가는 아이와 함께 꿈나라 여행을 가자고 유혹한다. 여행지는 밤그림자 숲. 밤그림자 숲은 보송보송한 털감이 느껴지는 슛가의 품 같은 이불 속에 쏙 들어가야 떠날 수 있다. 



여러번 하품과 심호흡을 하며 도착한 밤그림자 숲의 나무에는 별이 자란다. 맡아본 적 없는 별빛 향기를 상상하며 슛가를 따라 몸에 별빛을 뿌려본다. 기분 좋은 나른함이 몸에 내려 앉는 느낌으로 샤르르. 그리고 이어지는 심호흡. 


다음 여행지는 달님 호수. 살랑살랑 움직이는 호수의 물결, 그 옆에 있는 푹신푹신 따뜻한 졸음 잔디에 누워 또 한 번 심호흡. 



책을 읽어주면 심호흡에 나도 모르게 졸음이 쏟아진다. 이 책을 듣고 있는 아이도 책 속 곰 슛가가 행복하게 잠 속으로 빠져드는 모습과 엄마의 나른한 표정에 덩달아 눈이 스르르 감기게 되는 것 같다. 왜 '같다'냐고? 사실 내 아이는 이 책의 많은 양을 감당하지 못했다. 영아에게 핫한 책 <달님 안녕>도 구름이 등장하는 4페이지째부터 초점이 흐려지는 아이라서... 이 책의 효과는 좀 더 커서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으로 잠을 재우진 못해도 자주 들려주고 싶다. 이 책 속에는 아이와의 애착 형성에 도움이 될 문장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최고로 멋진 우리 아기, 지금 니 모습이 정말 좋아. 너와 함께여서 기분이 좋아. 이와 같은 긍정적인 말을 매일 밤 들으며 아이는 자신에 대한 건강한 자아를 형성하고, 자아 존중감을 키울 수 있게 될 것이다. 부모도 아이를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을 온전히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꼭 잠이 바로 드는 마법이 없더라도 엄마와 아이 모두가 지친 하루 끝에 서로를 포근하게 껴안아 줄 수 있는, 평온함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 네이버카페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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