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동시에 어머니는 그날, 그 모든 감각들이 하나의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는점 역시 깨달았을지도 모른다. 정전과 비바람과 천둥소리를 뚫고자신에게 도달한 안도감과 해방감은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그것이 자신이 선택한 삶이며 정해진 기간 이곳을 떠나기로 예정되어있기 때문에 자신이 그 모든 것을 완수할 수 있었다는 사실 역시 깨달았을지도 모른다. 훗날 자신이 머물고 있던 공간을 임시 거처가아닌 ‘집‘이라고 마침내 지칭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어머니는 이날을어떤 식으로 떠올렸을까? 떠올리긴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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