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 뽐뿌오는 여행책 #캠핑카차박

대한민국 자동차 캠핑 가이드 - 캠핑카부터 차박까지 차에서 먹고 자고 머무는 여행의 모든 것, 2022년 최신 개정판 ㅣ 대한민국 가이드 시리즈 5
허준성.여미현.표영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12월

코로나 19가 오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1년에 4~5번꼴로 해외로 나갔다. 물질적 풍요보다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삶의 가치관 때문이기도 했고, 낯선 공간 속에 놓였을 때 문제를 해결해가는 내 능력에 도취되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하늘길이 막히자 감옥에 갇힌 듯 갑갑한 시간이 이어졌다. 예전 사진들을 돌려보다, 방송 같은 데서 감탄이 터져나오는 해외 풍경들을 볼 때마다, 자주 가던 일본이나 대만 등의 길거리가 문득 문득 떠오를 때도 나는 여행을 가고 싶은 충동에 휩싸여 서글퍼졌다. 

왜 국내 여행을 갈 생각은 하지 않았을까? 새로운 경험과 낯선 환경 속에 놓인 나를 발견하는 즐거움은 사실 해외가 아니여도 충분히 맛볼 수 있는 것들일텐데 말이다. 특히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며 해외보다는 국내로, 그리고 좀 더 자연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여행지로 눈을 돌려보았다.

주변에는 캠핑에 푹 빠진 지인이 여럿 있다. 그들은 거의 낚시광들이 그러하듯 주말만 되면 중독자처럼 짐을 꾸려 캠핑을 떠났다. 많은 돈을 캠핑장비에 투자하기도 했다. 대체 캠핑에 무슨 매력이 있길래. 궁금했다.

<대한민국 자동차 캠핑 가이드>는 캠핑 여행에 대한 거의 모든 정보를 다 담은 책이다. 예전에는 자연휴양림과 같은 야영 허가가 된 공간에서 텐트치고 바베큐 굽는 정도였지만 이제는 카라반, 글램핑, 차박 등 종류도 다양한 캠핑. 이 책에는 자동차로 떠나는 캠핑 방식을 총망라하며 용어들의 미묘한 차이들을 제대로 설명해준다.

특히 앞 장에서는 많은 부분을 할애해 캠핑카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RV카로 불리는 캠핑카의 종류, 면허취득방법, 필요 장비 등등 상세한 설명을 곁들이고 있다. 캠핑카 쇼도 개최된다는 것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데 한번쯤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어지는 구성은 전국의 캠핑장 소개들이다. 이 책에서는 오토캠핑장과 노지캠핑의 장단점을 짚으며, 오토캠핑장이 가진 편리한 시설과 노지캠핑의 여유로움을 적절히 믹스한 여행을 최선으로 손꼽는다. 하지만 발길 닿는대로 차를 세워 캠핑을 즐기는 수 많은 노지 여행지를 소개할 수는 없기에 책에는 오토캠핑장 위주로 소개하고 있다. 저자들이 꼽는 이색 노지 캠핑지- 물론 알려지면 자신만의 소중한 공간을 잃게 되겠지만-를 좀 알려줬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 주변에도 자연과 먹거리, 놀거리가 적절히 어우러진 좋은 여행지가 많았다. 오토캠핑장의 상세 안내도와 특성, 그 공간을 즐기기 위한 꿀팁들이 쏟아지는데, 그 밖에도 주변에서 볼 만한 관광지와 먹거리 등도 함께 소개하고 있어 꼭 자동차 캠핑으로 떠나지 않아도 한번쯤 당일치기 여행을 가고 싶다고 느껴질만큼 좋았다. 사진들도 여행지의 낭만을 오롯이 담고 있어 여행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 차올랐다. 책은 특히 자동차 캠핑의 최적지로 제주도를 꼽으며 제주도 구석 구석 캠핑을 할 만한 다양한 스팟을 알려준다. 다음번 제주도를 가게 된다면 캠핑 여행에 도전해보리라 다짐한다. 이렇게 삶의 위시리스트가 계속 늘어난다. 

어떤 여행책은 떠날 곳을 정해놓고 만반의 준비를 하기 위해 필요 하지만, 어떤 여행책은 여행에 대한 영감을 얻기 위해 필요하다. 보다보면 훌쩍 짐을 꾸려 떠나고 싶은, 이왕이면 우리 가족들이 안락하게 머물며 바퀴가 서는 곳마다 여행지가 될 수 있는 캠핑카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 캠핑카에 대한 뽐뿌가 제대로 일어나는 책이 아닐 수 없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