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대하여 - 작가가 된다는 것에 관한 여섯 번의 강의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박설영 옮김 / 프시케의숲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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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으로 설레게 만드는 작가 중 하나가 마거렛 애트우드가 아닐까.

그녀의 작품은 겨우 하나 읽었지만 너무나 강렬한 설정과 주제의식에 언젠가는 전작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 작가였다. 

그런 작가가 쓴 글쓰기에 대한 강의라니, '이건 못 참지!'라는 생각으로 읽게 된 <글쓰기에 대하여>.


이 책은 작법에 대한 강의라기보다는 작가라는 존재와 위치에 대한 탐구에 가깝다.

무척 다양한 작품들이 사례로 거론되어 흡사 문학 수업을 듣는 기분이다.


마거렛 애트우드는 작가에게 가장 많이 던지는 세 가지 질문으로 서두를 시작한다. 

- 누구를 위해 글을 쓰는가?

- 왜 글을 쓰는가?

- 글은 어디에서 오는가?



글쓰는 동기는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글을 쓸 때의 기분은 미로 속에서 길을 더듬어 앞을 찾아가는 것이라 말한다. 그리고 6장에 거쳐 작가란 존재와 작가를 둘러싼 주변 세계, 이야기를 찾는 여정에 대해 다룬다.



마거렛 애트우드는 작가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탐구하며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고한다. 어린 시절부터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그녀, 그녀에게 '인생의 지저분한 면'을 보여준 수많은 책들, 어느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시들을 글로 쓰고 싶다는 생각 외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던 그녀는 밥벌이를 위해 글을 쓰려했지만 예술 모임에 나가며 더 문학적인 글을 꿈꾸게 된다. 재능과 기술이 있어야하는 예술과 달리 글쓰기를 거의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민주적'이라 말하는 그녀는 작가가 남들보다 특별하다고 말할 수 있을지 자문한다.


그리고 작가는 마치 지킬과 하이드와 같이 작가로서의 자아와 일상적 삶을 사는 자아로 두 가지 자아가 공존하는 신체이다. 작가에게는 예술 지상주의라는 어둠의 그림자가 덧씌워져 모종의 신화가 강제되는 데 특히 상업적인 것에 무심해야한다는 것이다. 


마거렛 애트우드는 책 전반에서 그간 여성 작가들이 차별 당해온 역사에 대해 서술하는데, 여성적 스타일은 힘이 없거나 바보같다는 등 능력 면에서 평가절하 당하거나, 결혼이나 가정생활 등 일상과 공존할 수 없고 정서적으로 불안한 이미지를 덧씌우는 것이다.



작가와 독자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논한다. 작가와 독자는 책이라는 매개를 통해 소통한다. 직접적인 소통은 없다. 둘은 만날 수 없지만 작가는 언제나 이상적인 어떤 '한 사람'의 독자를 상정하고 글을 쓴다. 명성을 얻기 전에는 취향에 맞는 독자와 만나던 작가는 유명인이 되면 불특정 대중과 만나야한다. 그래서 명성은 작가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면서 작가는 환상을 빚어내는 마법사이자, 사회 정치권력의 참여자, 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증언하는 목격자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작가의 목적을 발견해내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자신의 삶과 자신이 경험한 방대한 작품 세계 속에서 작가란 어떤 존재인지, 어떻게 위치해야하는 지를 고민한 마거랫 애트우드. 사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글쓰기란 어떤 것인지 더욱 정의 내리기 어려워졌다. 다만 작가에게 부여된 그릇된 신화가 많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이 책의 진짜 장점은 마거렛 애트우드가 언급하고 있는 책들이다.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다양한 책들은 플레이리스트처럼 읽을 책 목록에 메모해두었다. 그녀의 상상력을 보다 풍성하게 해준 이 책들을 따라 읽는게 앞으로 또 다른 즐거움을 주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출판사 지원으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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