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면술사 : 마크 트웨인 단편집 인류 천재들의 지혜 시리즈 3
마크 트웨인 지음, 신혜연 옮김 / 이소노미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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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란 두려움에 대한 저항이고, 두려움의 정복이다. 두려움이 없는 게 아니다."

"진실이 신발을 신고있는 동안 거짓은 세상을 반바퀴 돌 수 있다."

"인생에서 성공하는 비결 중 하나는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힘내 싸우는 것이다."


무릎을 탁 치는 이 명언을 한 사람, 미국의 대표작가 마크 트웨인이다.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 <왕자와 거지> 등 동심을 키울 때 한번씩 들어 본 스토리, 하지만 원작으로 만나본 적 없는 작가 '마크 트웨인'을 이소노미아 인류천재들의 지혜시리즈 세번째 책으로 만나보았다.


인생의 묘미를 한 문장으로 깊이 있게 담아낸 글 솜씨가 그의 짧은 산문과 단편들에 스며들어 있었다.


이 책에는 여덟 편의 산문과 두 편의 단편 소설이 담겨 있다.

여덟 편의 산문 중 대다수가 제목이 없는, 마크 트웨인의 자서전에 번호로만 올려진 글이었는데 편집부에서 글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붙인 제목을 붙였다고 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산문은 마크 트웨인의 유년기를 담은 표제적 <최면술사>와 딸을 그리워하며 쓴 <붙일 수 없는 제목>이다.


<최면술사>에서는 동네에 찾아온 최면술사의 피실험자가 되면서 더 극적인 반응을 얻기 위해 최면에 걸린 척 연기하는 어린 시절의 마크 트웨인이 나온다. 사람들의 신기해하는 반응에 우쭐하고 영웅심리가 발동하는 유년시절의 감정과 경험이 생생하게 묻어 있다. 

그는 훗날 자신이 거짓으로 연기했음을 어머니에게 고백하지만 이 사실은 받아 들여지지 않고, 평생 자신 혼자만 간직할 비밀이 되어버린다. 


<붙일 수 없는 제목>은 일기장에 자신의 글을 제대로 평론한 딸 수지에 대한 이야기인데, 스물네 살 때 척수막염으로 사망한 딸의 글을 훗날 회고하는 글이라 마음이 찡해진다. '아빠만큼 다양한 감정을 가진 남자를 본 적이 없다'며 '아빠는 어디에든 유머가 숨어 있지 않은 글은 좀처럼 쓰지 않으신다'는 딸의 평가처럼 사랑스러운, 하지만 먼저 하늘로 보냈기에 사무치게 그리운 딸을 추억하는 이 글에도 마크 트웨인 특유의 익살스러움이 묻어난다.


도저히 산문이라 믿을 수 없는 스토리도 있다. 

<3달러>라는 마치 봉이 김선달이 물을 파는 듯 길 잃은 개를 팔고, 그 개를 다시 주인에게 찾아주며 3달러를 벌어들인 이야기인데,  만약 이 글이 실화라면 그의 삶 자체가 한 편의 시트콤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단편 중 하나인 <뜀뛰는 개구리>는 마크 트웨인의 데뷔작이다.

내기를 좋아하는 남자에 대한 탁월한 묘사와 그에게 벌어지는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슬픈 결말이 6페이지 정도의 짧은 글에 담겨 있는데, 순간적인 흡입력이 엄청났다. 만담꾼의 이야기를 곁에서 듣고 있는 기분이랄까.


<중세 모험담> 역시 기가 막히다. 막장스러운 사건을 잔뜩 벌여놓고 잔뜩 기대하고 읽는 독자에게 '결말은 나도 몰라~'하며 반전을 때린다.

무책임하게 보이면서도 그의 한결같은 짓궂음을 앞선 작품을 통해 접했기에 전혀 밉지가 않다.


이소노미아의 '인류 천재들의 지혜 시리즈'는 역시 그 작가의 매력을 발견하게 하여 새로운 독서로 이끄는 이정표 같은 책인 것 같다.

마크 트웨인, 너무나 널리 알려졌고, 그의 작품들은 고전에 반열에 올랐지만 나에게는 신선한 발견이었다.

시간이 된다면 마크 트웨인의 익살과 재기를 흠뻑 맛볼 수 있는 대표작들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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