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도 괜찮은 날의 의미 범필로그 산문시집 4
양범 지음 / 북랩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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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때 느낌이 조용히 곁에 앉아 있는 사람처럼 다가왔어요.

평범한 하루의 틈에 스며들어, 우리가 미처 돌보지 못한 마음을 가만히 바라보게 하며 나는 ‘아무 일도 없었던 날들’을 얼마나 자주 무의미하게 흘려보냈는지 떠올리게 되더라구요.

 삶이 숙제처럼 느껴질 때, 잘해야 한다는 강박에 스스로를 몰아세웠던 순간들,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기대지 못했던 기억과 그때의 마음들이 떠오르는데, 그 과정에서 이 책은 “괜찮아질 거야”라는 말 대신, “이미 충분히 견뎌왔다”며 조곤조곤 말해주는 기분이 드네요.

 특히 계속 기억나는 부분은 가족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에요. 툭 툭 던져지는 일상적인 말에 담긴 사랑, 혹은 잔소리처럼 들렸던 말들의 속 의미를 깨닫는 장면들은 오래 마음에 남을 것 같아요. 감정 표현이 서툰 관계 속에서도, 우리는 서로를 지키려 애써왔다는 사실을되새기게 하네요.


 교사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은 나에게 ‘평범한 하루를 존중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했어요.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도 충분한 날들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 이 책은 그런 날들을 부드럽게 붙잡아 기억하게 만듭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마음이 조용히 머무를 자리가 필요할 때, 오래 곁에 두고 싶은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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