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고 말해 줄래?
하미라 지음 / 좋은땅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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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수십 번은 괜찮은 척을 했다. 회의에서 상사의 눈치를 보며,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주말에 친구들과 웃는 자리에서조차. 마음속에서는 온통 무너져 있는데도 ‘난 괜찮아’라는 가면을 벗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 제목을 처음 봤을 때, 마치 누군가 내 안의 소리를 대신 말해준 것 같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효담 작가의 글은 화려하지 않다. 오히려 거칠 만큼 솔직하다. “너무 열심히 살았나 보다, 멈추는 게 더 힘들어졌다”라는 문장을 읽을 때, 마치 내 일기를 들킨 기분이었다. 조금만 쉬면 나 자신이 금세 무너져 내릴까 두려워 더 달려왔던 지난날들이 겹쳐졌다.

책은 무너짐에서 시작해 다시 나를 믿는 과정까지 보여준다. 직장 생활 속에서 흔들리며 버텨온 나에게, 이 흐름은 그저 글이 아니라 내 삶의 기록처럼 느껴졌다. 특히 “겉이 아니라 마음이 단단해야 한다”는 구절은, 매일 외적인 성과만으로 평가받으며 살아온 나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무엇보다 위로가 된 건, 이 책이 ‘내 편’이 되어준다는 점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너 괜찮아”라는 말을 듣지 못해 지쳐 있었는데, 책 속 문장들이 조용히 나를 안아주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누군가의 말이 아니더라도, 내가 나 자신에게 ‘괜찮아’라고 말해줄 수 있다는 사실을.

책을 덮으며 나는 처음으로 스스로에게 솔직해졌다. 나는 괜찮지 않았다. 그리고 괜찮지 않은 나를 인정하는 것, 그것이 진짜 회복의 시작임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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