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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되기 싫은 개 - 한 소년과 특별한 개 이야기
팔리 모왓 지음, 공경희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1월
평점 :
5년 전에 아는 분이 사정상 키우던 2살 난 강아지를
돌보지 못하는 사정이 생겨 우리 집에 식구로 받아들인 강아지가 있습니다. 지금 7살이 된 우리 강아지 '아리' 때문에 동물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 책을 손에 잡고 읽게 된 이유도 다 아리 때문입니다.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은 거의 100년 전 이야기인데,
그때도 개의 품종을 무척 따졌나 봅니다.
우연히 오리를 팔러 온 소년에게 강아지를 구입하고 잡종견이란 뜻의 '머트'라고 이름까지 지어줬으면서, 동네 사람들에게는 캐나다에 한종밖에 없는 족보 있는 사냥개라고 소개를 하죠. 피그말리온 효과인가요? 실제로 머트는 그 그 방에까지 소문이 난 유명한 사냥개로 이름을 날립니다.
머트는 이외도 배도 잘 타고, 차를 탈 땐 눈에 먼지가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고글도 착용합니다. 이 책의 저자 팔리 모왓이 머트의 심정을 대변해 표현하는 글을 보면 그는 머트를 개가 아닌 사람을 대하 듯합니다. 개가 아니라 머트는 그냥 머트처럼 느껴집니다.
시대적 배경도 꽤 예전이고, 우리와 아주 다른 광활한 자연환경을 가진
캐나다가 배경이어서 그런지 평소 접해보지 못했던 동물들의 생활상을 알 수 있어 신기했습니다. 특히 수리부엉이 윕스와 올의 경우 아기 때부터 키워서 한동안 날지 않고 그 다리로 뒤뚱거리며 주인과 같이 걸어 다녔다 보니 상상만 해도 웃음이 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이 당시 그곳에는 스컹크가 매우 흔했고 스컹크의 습성을 분석한 글들이 나왔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 나에게는 뭐 특별히 도움이 되는 글을 아니지만..
새로운 사실에 흥미로웠습니다.
'스컹크는 불편함이 자연적인 원인에서 나온다는 인상을 받으면
보복을 시도하지 않고 민첩하게 움직인다'
'어린 가마우지는 의심스러운 누군가가 다가오면 못마땅한 시선으로 노려보고, 상대가 사정권 안에 들어오게 두었다가 갑자기 몸부림을 치면서 반쯤 소화된 물고기를 게워낸다.'
집에서 절대 용변을 보지 않는 개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꼭 산책을 한두 번 나가야 하기에
기특하기도 하지만 번거로운 일이기도 합니다. 머트는 이와 비슷하게
배 안에서는 용변을 참고 육지에 도착해서야 볼일을 보는 똑똑한 녀석입니다. 36시간 동안 항해 후 선 책장에 도착하자마자 뛰어나간 머트가 개 장수에게 붙잡혀 의대생들의 실험 수술대 위에 올라갔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필사적으로 머트를 찾기 위해 애쓰는 주인공과 그 아버지에 감정이입이 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개장수의 용도가 이런것이 없다는것에 놀랍고,
다행이 머트가 그 시간동안 다른곳 (죽은뱅어들과 갇혀) 에 있다 선착장에서
끌려나와 안도했습니다.
그 상실감을 글로 표현하기 어려워서 였을까요?
머트의 마지막이 너무 담담하게 쓰여있습니다.
그 슬픔의 크기는 읽는 독자들에 따라 다르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영미소설 #개가되기싫은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