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백전백패 루저 축구부 ㅣ 독깨비 (책콩 어린이) 25
애비 워티스 지음, 강윤정 옮김 / 책과콩나무 / 2013년 2월
평점 :
초등학교를 들어가기 전부터, 아니 어쩌면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우리는 경쟁을 강요 받으며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남보다 앞서야 하고 남보더 더 가져야 하고 남보다 더 잘 살아야 한다. 나뿐만 아니라 내 자식까지도 말이다.
세상은 슈퍼맨을 원한다. 공부만 잘해선 안된다. 운동도 잘해야 하고 키도 커야 하고 비주얼이 중요한 시대라 외모도 신경 써야 한다.
그러나 어디에나 루저는 있는 법. 그런데 우리는 루저를 동정한다. 루저가 열심히 노력해서 한번쯤은 승리를 해주길 바란다. 루저의 목표는 반드시 성공일 거라 믿는다. 축구부 아빠들이 백전백패 하는 아이들에게 지옥훈련을 시킨 것처럼 책을 읽으면서 나도 아이들이 마지막에는 축구경기에서 승리를 할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웬걸. 아이들은 슈퍼맨에 중독되어 있던 세상을 향해 "너희들이 바로 루저!"하며 공을 뻥 차버린다.
어떤 아이는 역사를 잘하고 어떤 아이는 수학을 잘한다. 왜 좋아하지도 않는 축구까지 잘해야 하지? 축구 하나 못한다고 해서 왜 루저 취급을 받아야 할까? 책이 끝날 때까지 축구부 아이들은 유머를 잃지 않는다. 정말 멋진 아이들이었다.
쉽고 단순한 책만 읽던 3학년 아이들에게 살짝 수준을 높여 주려고 고른 책이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었다. 어른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적어도, "얘들아, 무조건 이기고 무조건 잘해야 해!" 라고는 더이상 말하지 못할 것 같다. 작은 것은 작아서 이쁘고 못생긴건 못생겨서 이쁨 받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