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문장 수업 - 좋은 문장을 만드는 핵심 코드 177
이병갑 지음 / 학민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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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쉽게 말한다. 자주 쓰는 단어와 어미로 문장을 내뱉는다. 그렇게 마구 말하다 보면 가끔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잊기도 하고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혼란스러워질 때도 있다. 그렇다면 글을 쓸 때는 어떨까? 앞에 내가 뭐라고 했는지 적혀있고, 어휘를 골라 가며 문장을 적으니까 말로 할 때보다 논리정연하고 적확할까? 물론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아니라고 본다. 일상생활에서 글을 써봤자 얼마나 쓰겠는가. 친구들과 카톡을 주고받거나 회사에서 보고서, 메일을 쓰는 게 전부이지 않은가. 일기와 독후감은 어린 시절 억지로 했던 숙제일 뿐이다. 글 좀 안 쓰고 못 쓴다고 큰일이 나겠느냐마는, 나는 앞으로 글을 써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마구잡이로 쓰던 글을 논리 있고 적확하고 읽기 좋게 바꿔야 한다.


《고급 문장 수업》을 쓴 이병갑은 〈국민일보〉 교열부장, 한국어문기자회의 기관지 〈말과 글〉 편집장을 거쳐 〈브릿지경제〉 교열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말 그대로 베테랑 교열사이다. 30년간 다른 사람의 글을 손보며 얻은 노하우를 이 책에 담아낸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아 그렇구나’ 하며 쉽게 읽을 만한 책은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볼펜과 형광펜을 들고 밑줄 긋고 의견을 써가며 봐야 하는 교재에 가깝다.


《고급 문장 수업》에는 ‘고급 문장 기술’ 177가지가 나온다. ‘이건 당연히 알지’ 하며 자신 있게 끄덕이는 기술도 있는가 하면 ‘이게 왜 틀린 건데!?’ 하며 머리를 부여잡게 되는 기술도 있다. 태어나서부터 죽 한국어만 썼는데 결국 나는 0개 국어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책에는 다양한 비문이 나오고 저자가 이를 교열해 보이며 적확한 문장을 제시하는데, 개중에는 조금 번역투처럼 생각되는 문장도 있다. 그 문장들을 직접 고쳐가며 더 자연스러운 글을 만들다 보면 178번째 고급 문장 기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이 서평을 쓰면서도 맞는 어휘를 쓴지 고민이 들어 이 책을 몇 번이나 뒤적거렸다. 앞으로 글을 써야 하는 독자라면 두고두고 교재처럼 볼 수 있는 책이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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