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보듯 너를 본다 J.H Classic 2
나태주 지음 / 지혜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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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


TV를 보거나 인터넷을 하는 한국인이라면, 제목과 시인은 모르더라도 한 번쯤 접해봤을 시, 바로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다. 이 시를 처음 본 게 SNS였나...? 한창 짤막하고 직관적인 사랑 시들이 SNS 한 페이지를 장식하던 시기였던 듯싶다. 그때 나는 이 시를 쓴 시인이 젊은 사람일 것으로 생각했다. 단순하고 현대적인 문체 때문이었는지, 그저 SNS에서 봤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나태주 시인이 45년생이며 등단 50주년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나태주 시인은 인터파크도서와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시인은 젊은 사람을 자꾸 봐야”한다고. “내 마음속의 청춘과 아이 얘기를 하는 게 늙은 시인의 할 일”이라면서 말이다. 또, 시는 “너무 유식하게 유창하게 현학적으로 복잡하게 말하면 실패”라며 “시는 계층과 세대와 대상을 뛰어넘어야 해요. 더 좋은 시는 인류 전체에 적용이 돼요”라고 덧붙였다. 그래서일까. 나태주 시인의 팬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듯하다. 일본인 국적을 지닌 아이돌 그룹 아이브의 레이도 나태주 시인이 쓴 시를 좋아한다고 하니 시인의 말마따나 국가도 가리지 않는 것이다.


이 독자들이 사랑해 마지 않는 시, 인터넷 블로그나 SNS에서 많이 언급되는 시를 모아 낸 것이 2015년에 발간되어 지금까지 베스트셀러 자리에 있는 《꽃을 보듯 너를 보다》이다. 시집에 나오는 시들을 관통하는 몇 가지 키워드가 있다. 봄·꽃·사랑. 독사 서평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라는 감상이 많았는데, 사람들이 공감하는 사랑이란 봄처럼 포근하고 꽃처럼 향기로운 것인가 보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도 따뜻하게 써 내려가니 시린 마음이 얼마나 많은 위로가 되겠는가.


다만 아쉬운 점은 사랑을 이야기하는 시들을 모아 놓다 보니 시들이 다 비슷비슷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또, 직관적이고 단순한 시는 보편성을 띤다지만 큰 여운을 남기지는 않는 듯하다. 직관적인 사랑 시를 반복적으로 읽으며 우와 하며 감탄하기보다는 으... 하는 탄성이 새어 나왔고, 책장은 조금도 멈칫거리지 않고 휘리릭 넘어갔다.


아직도 시의 세계는 어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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