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상의 어릿광대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7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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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몇 개월 만에 찾아온 여유. 교외로 여행을 준비하며 어떤 책을 챙겨갈까 생각이 들었을 때, 고민 없이 바로 떠오른 책이다. 피로엔 소설! 그것도 추리소설. 게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갈릴레오 시리즈라면 두말할 것도 없다.


2014년 탐정 갈릴레오 여섯 번째 시리즈인 《한여름의 방정식》 이후 7년 만에 나온 책이다. 갈릴레오 시리즈에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과 감성’이 다분히 드러나는데, 이과 요소가 ‘염력’, ‘텔레파시’ 같은 초자연적인 현상과 얽히며 더욱 흥미를 자아낸다.


《허상의 어릿광대》는 단편 일곱 작품이 들어있다. 1장, 2장, 3장, 5장은 초자연적인 능력을 주제로 한다. 〈현혹하다〉는 ‘염력’, 〈투시하다〉는 ‘투시’, 〈들리다〉는 ‘환청’, 〈보내다〉는 ‘텔레파시’이다. ‘탐정 갈릴레오!’ 하면 연상되는 내용이다. 4장 〈휘다〉는 《녹나무의 파수꾼》 같은 뭉클하고 따뜻한 이야기이고, 6장 〈위장하다〉와 7장 〈연기하다〉는 갈릴레오보다는 가가 형사 시리즈에 어울리는 본격 추리소설이다. 정리하고 보니 새삼 놀랍다. 얼마나 알차고 풍부한 구성인지! 책 두 권과 영화 한두 편을 본 듯한 기분이다. 특히 재미있던 이야기는 〈들리다〉와 〈위장하다〉였는데, 스산한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했다.


단편집이다 보니 전작인 《한여름의 방정식》이나 《용의자 X의 헌신》처럼 깊이가 있지는 않다. 그러나 휴가지에서 피로한 머리를 식히기에 딱 맞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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