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아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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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배수아의 소설

 

등장인물들의 자아분열 및 붕괴를 보여준다.
그들은 한결같이 쇠약하고 열에 들떠 있는 듯 하다.
늘 아웃사이더이며 혼란스러워하고
실제인지 꿈인지 모를 현실에서 방황한다.
손에 닿을 수 없는 절대의 기대치를 완전히 여기며
그들이 보통 인간들의 세속적 감정상태나
현실에 휩쓰인 문제에 휘말려 들면
어느새 경멸하려 든다.

 

외부에서 이 세상의 일을 막연히 바라다 보는 것처럼
그렇게 거리를 두고 살아간다.
스스로를 멀리 고립시키거나
혹은 동굴 속에 처박힘으로써 외면한다.
그러나 소설 전체에 묻어나는
지독한 고독은 그들에게로 하여금
중간자적인 매개체로서의 인물과 접점을 갖게 하고
그와의 인연으로 또다시 혼란스럽게 한다.

 

인간 본성 저 안에 숨어 있는
숨겨진 자아의 일그러진 표상이라고나 할까......
결코 표면화될 일이 없는 그런 잔상들이다.
깊숙히 가두어두고 단지 외면하게 되는 그런 모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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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네 시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남주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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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연히 접하게 된 책
처음 읽던 날,
날씨도 너무 안 궂은 데다가
기분도 우울한 상태여서
주인공 에밀의 짜증과 불안한 감정 상태에 감화되어
길지 않은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절반쯤 되는 곳에서 책을 덮고 말았다.

 

도대체 이야기가 전개될 것 같지 않은
인물들의 캐릭터와 관계가
결국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로 그것이었다.

 

'나'라는 자아에 관한 고찰
'관계'사이에서 나타나는 '나'의 또다른 모습

 

어린 시절부터 끊임없이 물어왔던
'나'는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 지에 관한 이야기...
결국 인간은 다 똑같단 얘기로 들리지만...

 

에밀리 노통의
독특한 스타일이
물씬 풍긴다.
굉장히 자기 향이 강한 작가다.

 

많은 작가들이 있고
그들을 묘사하는 많은 방법들이 있지만
왜인지 나는 에밀리 노통에게
강한 '향'이 느껴진다.

 

가능하다면 알고 싶지 않은
외면하고 싶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고나 할까...

 

다음 기회에
날씨 좋은 날에
다른 작품을 읽어 봐야겠다.
궂은 날엔 도저히 읽을 자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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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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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노벨문학상을 받은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이다.

 

간단히 소개를 하자면...

갑자기 어느 마을에 눈 앞이 환해지는(일반적으로 깜깜해진다) '실명'이 전염병의 형태로 나타난다.
병은 순식간에 퍼지고 국가는 감염자들을 폐쇄된 정신병원에 가둔다.
유일한 한 여성만이 보이는 눈을 가진 채로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실명자들 속에서
인간이 어디까지 나락으로 떨어지는 지에 관한 현실을 목격한다.

이윽고 병원에 불이 나서 밖으로 나오게 되지만
이미 세상 전체가 실명자들로 가득차 있다.
서서히 현실을 받아들이며 실명자로의 삶을 살아가려는 차에
한명씩 한명씩 다시 눈이 보이기 시작한다...

 
 

책 속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의사, 가정주부, 소년, 창녀, 노인, 도둑, 군인 등등...
갑작스레 닥친 재앙에 그들은 하나같이 자신을 잃는다.
보이지 않게 된 눈이 그 사람들의 '인간성' 그 자체인양
존엄과 수치 등 인감일을 증명하는 그 무엇도
더 이상 제 구실을 하지 못 한다.
오랜 시간 자연스레 함께한 외부의 시선(자신을 바라보고 평가하는)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약해지고 우는 소리를 하며 절망하다 폭력적으로 변해간다.
점차 인간 그 자체의 성질을 사라지고 동물적인 본능만이 남게 된다.

 

책 안에서...누군가가 이름을 묻는 장면이 나온다.
그들은 이름이니 하는 것들은 더 이상 필요치 않다고 한다.
지금 들리는 이 목소리, 그 자체가 자신이라고 말한다.

 

살아남은 사람들...유일하게 눈이 보이는 여자에 의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여지를 남겨 둔 자들은
밑바닥으로 떨어진 인간들에 의한 갖가지 인간의 만행을 차례로 겪은 후에야
나이, 외모, 외견(이미지), 직업 등 사회적 편견과 잣대에서 벗어나게 된다.
신은 그제야 노여움을 거둬간 것일까?
드디어 그들은 자신의 눈을 되찾는다.
그러나 소설의 마지막처럼 도시는 여전히 그곳에 있다.
이제 그들은 어찌 살아갈 것인가...

 

왜 우리는 처음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이렇듯 많은 고통의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 것일까...
그것 역시 우리가 만들어낸 것에 불과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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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용 (반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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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는 네임이 주는 신뢰에 덜컥 산 책이다.
그러나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고 했던가...
지금까지 쌓아온 그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버린 책이다.

 

새로운 태양계의 행성을 찾아
새로운 인류의 삶을 위해
14만 4천 명의 인간들이 우주선을 타고 날아간다.
새 행성에 도착하기까지의 천년이 훨씬 넘는 시간동안
우주선안의 사회는 인류의 진화와 역사를 그대로 답습하며
지구의 과거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듯하다.
결국 최후의 인간 남자와 여자는
새 행성에 발을 딛고 인류의 또 다른 생을 시작하게 된다.

 

실망한 이유 몇가지...
첫째, 딱히 새로울 것 없는 소재...
둘째, 이전의 그의 책에서 볼 수 있었던 치밀한 짜임새가 사라졌다.
       그의 책들은 단어 하나, 문장 하나조차도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는데
       이번 책에서는 전혀 그런 느낌이 없다.
셋째, 상상력의 결핍....
      성경의 창세기와 같은 인류의 시작...
      아담, 야훼, 이브 등의 이름의 사용부터 새 여인을 탄생시키기 위해 
      남성의 갈비뼈를 이용하는 것까지...

 

다른 작가가 썼다면 이렇게까지 실망하지 않았을텐데...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이기에 실망감과 배신감이 너무 크다...
이제 책 쓰는 거...지겨운거야? 그런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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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 버린 사람들
나렌드라 자다브 지음, 강수정 옮김 / 김영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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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줄이라는 거...
태생이라는 거...
우리가, 사람이 그 스스로의 힘과 노력으로 바꿀 수 없는 것들에 대한 평가...
어쩌면 오랜 세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이란 이유로
신이 주신 것, 하늘이 정해주신 것이라 여기며 당연히 살아온 것이 아닐까...
대부분의 관습이 그렇듯이
시간에 의해 자연스럽게 원래부터 그랬던 것처럼 자연스러워지고 남득해 버리게 되는 것...
우린 이제 그걸 당연하게 여긴다.

 

신이 정한 왕만이 뽑을 수 있다는 칼을 뽑아든 [원탁의 기사]의 아더왕이나...
옷을 바꿔입고 삶을 바꿔도 원래 왕자는 왕자라는 [왕자와 거지]의 철딱서니없는 왕자나...
하물며 각종 만화책의 소재...
[리니지]부터 [바사라] 등의 유명 작품들...
대부분 타고난 혈통, 거기서 빛나는 재능과 광채...
그것이 원래부터 당연히 자기만의 것이었던 듯...
노력하며 희생하여 얻고자하는 무수한 이들을 절망케 하는 그것...

 

주인공은 무지와 가난과 억압과 모멸 속에서 오랜 세대를 살아오다
시대를 이끄는 지도자의 이끌림에 깨달음을 얻는다.
배움만이 유일한 길이라는 지도자의 가르침에 따라
아내부터 자식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교육을 시키며
무엇이 되는(그것이 도둑일지라도) 최고라 되라한다.
그러나 성공한 자식들의 앞에도 여전히 카스트는 존재했으며
당한 사람이 더한다고 같은 천민들끼리도 등급을 나누며 서로를 멸시한다.

 

주인공이 주어진 굴레를 벗어버리려는
눈물겨운 인생 여정이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다만 조금 아쉬운 것은...
우리에겐 조금 낯선 카스트제도의 계급간 차별이라던가...하는 부분의
묘사가 조금은 부족하지 않았다 싶다.
뭐, 우리에게도 다양한 형태의 차별이 존재하지만
그것과는 또다른 형태의 모습이며
종교적 특성과 결부한 형태의 제도이기에
외부인들에겐 그들의 절박함이 조금은 덜 가깝게 느껴질 수 있겠다 싶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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