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외딴섬 악마
에도가와 란포 지음, 김문운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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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완료


한마디로 내 입맛에 딱 맞는 책이다.
정말 다시한번 "명불허전" !!!
 

내가 좋아하는 코드들...
가문의 어두운 내력, 암호, 동굴, 숨겨진 보물 내지는 비밀, 치명적 결함이 있는 매력적인 여성,
음험한 괴노인, 샴쌍둥이, 등장인물들간의 끈끈한(?) 관계, 운명이 이끄는 듯한 전개 등...
매력적인 요소들은 잔뜩 갖추고 있다.
기괴하다 엽기적이다 갖은 말로 표현할 수 있겠지만서도
위험스러워보이고 꺼려지는 것일 수록 더 매력적인 법이다.
그림의 떡이 더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최근엔 사회파다 뭐다 해서 현실적인 내용의 작품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건 그것대로 재미가 있고 정말 실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라
더 많은 상상과 피부에 와닿는 생생함을 줄 수 있겠지만,
이런 류의 클래식한 요소들을 갖춘 작품의 의미 역시 크다 하겠다.
 

내용이 내용인지라
상황과 범인, 진행이 예상이 되는 전개와 구조임에도
그런 건 염두에 두고 있지 못할 만큼 재미있었다.
간만에 밤중에 읽으며 혼자 괜시리 오싹하는 느낌에
이불 뒤집어 쓰고 본 작품이다.
나중에 찬찬히 다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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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의 비극 동서 미스터리 북스 4
엘러리 퀸 지음, 이가형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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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명작은 괜히 명작이 아니다.
사람들이 좋다고 할 때는 그런 이유가 반드시 있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개인의 취향과 맞지 않을 순 있겠지만
그래도 그 이유를 객관적으로 볼 수는 있어야 할 것이다.
X의 비극을 보고 나서 다소 실망했기 때문에(나쁘진 않은데 뭔가 아쉽다 해야 하나...)
Y의 비극을 나중으로 미뤄야 하나..하고 고민했다.
Z가 이 알파벳 시리즈 중 제일 허접하단 소리를 들어서이다.
그러나 역시 순서대로 보기로 했고 Y의 비극을 다 읽어 버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 취향에 아주 잘 맞는 작품이라 말하고 싶다.
우선 문제 있는, 저주 받은 집안...이런 이야기 참 좋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하며
작품의 분위기를 음침하고 뭔가 있어 보이게 만드는 것이 첫째다.
또한 그 집안에 내려온 문제랄까...그런 것과 사건이 연결되는 방식이 마음에 든다.
뭐랄까...정말 한이 서린 듯한 느낌???
현대 사회에서 등장하게 되는 별 이유없는 살인 역시 끔찍하다 여겨지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건조한 세상에 대한 가슴아픈 놀라움이고
이런 본격소설에선 뭔가 인과관계가 분명할수록 이야기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듯 하다.
 

둔한 나로서도 책의 후반부에서는 눈치를 챘지만
범인의 존재 역시 놀라웠고 그것은 아마 이 저주받은 집안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타입의 인물이다.
게다가 도르리 레인에 대한 애정이 깊어져 그가 하는 말 한마디가 다 반갑고
그의 등장과 움직임이 너무 매력적으로 비춰진다.
심하다 싶게 등장하는 셰익스피어 예찬과 연극조 대사들 역시
작품의 풍미를 한껏 짙어지게 만든다.
뿌듯한 재미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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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의 비극 동서 미스터리 북스 38
엘러리 퀸 지음, 이가형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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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 시리즈의 시작이다.
X, Y, Z의 비극 시리즈 중에서 Y의 비극이 제일 재미있고 평가가 좋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순서로대 보기로 했다.
유명작을 찾아보다보니 대표작을 제일 먼저 보게 되어
그 후엔 약간의 실망감을 다음 작품들을 대하게 되어 괜시리 작가에게 미안한 느낌이 있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것처럼 작품 편차가 들쭉날쭉한 경우는 제외지만
초기작이고 한참 전에 쓰여진 작품을 두고 후에 나온 역작보다 못하다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대개의 경우 추리소설에는 사건을 풀어나가는 사람이 등장한다.
그것은 담당 형사일 수도 있고 탐정일수도 있고 우연히 관계된 3자일 수도 있다.
여기선 '도르리 레인'이라는 탐정이 등장하는데 이것이 또 특이하다.
기존의 탐정의 이미지란 보통 두가지이다.
너무 허술해보이고(나이가 어리던지 아니면 외관이 시원치 않던지) 굼떠보이며
단정치 못하고 믿음직하지 못한 타입이 하나이고,
어딘가 좀 음침한 구석이있고 말수가 적으며 박식하기는 하지만 드러나지는 않고
부유하지 못한 듯한 인상을 풍기며 일 외엔 아무런 취미도 없을 것 같은 이미지이다.
아님 말구...
 

'도르리 레인'은 전직 연극 배우, 그것도 세익스피어...
더욱이 훌륭한 배우였으며 상당한 자산가이다.
햄릿, 맥베스 등의 연극대사와 관련 지식등을 종종 내뱉으며
중세풍의 성인 '햄릿장'에서 거주한다.
60의 나이에 탄탄한 몸매의 소유자이며 귀머거리 이기도 하다.
해결되지 않는 살인사건이 벌어지는 와중에서도
그의 등장만큼은 화려한 볼거리이다.
도르리 레인의 세익스피어 예찬과 다양한 연극 대사들은 본 추리소설을 읽으면서도
여러 고전들을 다시 뒤적이고 싶게 만든다.
'도르리 레인' 하나 만으로도 충분히 자기색이 강한 작품이다.
 

책을 읽다 보면 자연히 알게 되겠지만
독자로 하여금 사건 해결에 동참할 수 있는 키워드가 곳곳에 등장한다.
이는 책 말미에 나오는 사건해결전말에 관한 도르리 레인의 설명에서 재차 확인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어떤 추리 소설 보다도 단서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도르리 레인과 같이 추리를 하면서 읽어나가든지,
마지막에 가서 그의 설명을 읽고 무릎을 치든지 선택은 독자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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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선인장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사사키 아츠코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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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선인장]이란 이름의 아파트에 3명의 친구가 살고 있다.
모자, 오이, 숫자 2, 이 세명이 친구가 되고 일상을 공유하며 어울리다
아파트가 헐림에 따라 각자의 길로 가게되기까지의 짤막한 이야기들이다.
 

그들은 너무나 인간적이며 개성이 강한 캐릭터들이다.
각가의 에피소드에서 볼 수 있듯이 대단치 않은 상황에서도 그들의 성격이 여실히 드러난다.
다른 듯 하면서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세사람의 모습은
곳곳에서 등장하는 아파트의 모습을 그려넣은 삽화만큼이나 아름답다.
모자는 위스키를, 오이는 맥주를, 2는 자몽주스를 마신다.
그들의 입맛이나 취향만큼 다른 존재였던 그들이
친구가 되어 살아가는 모습은 마냥 부럽기까지 하다.
 

누구나 추억할만한 인생의 한때를 가지고 잇겠지만
이 책에 묘사된 그들의 한 시절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마저 든다.
살다보면 나와 맞는 사람들 찾아 가까이 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임을 알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오히려 다름으로 더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과 성격을 지녔으되,
가끔씩 등장하는 이름 본연의 모습으로 묘사되는 순간들은 웃음마저 자아낸다.
 

여백의 미와 텍스트 사이의 간격이 주는 느낌까지도 책 전반의 분위기와 맞아 떨어지긴 하지만
주머니가 빵빵한 독자가 아닌 이상 허술한 편집은 역시 맘에 들지 않는다.
그것만 뺀다면 차 한잔 하면서 후루룩 읽어버릴 듯이 가볍고 유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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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의 아버지는 숫자 14이며, 어머니는 숫자 7이었습다. 두 사람이 나눗셈을 하였기에 2가 태어난 것입니다. 덧셈을 했다면 21이, 곱셈을 했다면 98이 태어났을테죠.

모자는 할머니품에서 자랐습니다. 모자의 할머니 역시 모자였지만, 제비꽃 모양의 조화가 달린 매우 세련된 사람이었습니다. 해군의 모자였던 할아버지와는 열렬한 연애를 했다고 들었습니다. '모자'라는 것이 대게 그렇지만 할아버지는 행방불명되었습니다.

난처한 쪽은 모자입니다. 돌아갈 차비는 없었고, 그렇다고 조깅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할 수 없이 2는 모자를 쓰고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히면 한 사람 몫의 요금으로 둘이 함께 돌아올 수 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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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순간
빌 밸린저 지음, 이다혜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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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S. 밸린저 3부작의 마지막이다.
시작이었던 [이와 손톱]에 너무 열광적이었던지라 [연기로 그린 초상]에 이어
3편을 다 보고 나 버린 지금은 약간 허탈하고 아쉬운 맘을 감출 수가 없다.
너무 고대하던 것은 막상 대하기가 쉽지 않은 법이다.
그 기다린 즐거움이 끝난다는 것도 그렇지만 기대가 너무 커져버린 나머지
그만큼의 충족감이 들지 않을 경우의 허전함을 메울 길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만 얘기해도 내가 무슨 말을 하려 하는지 알 것이다.
지금...마냥...허무하다...ㅠ.ㅠ
 

나처럼 둔하고 모자란 애가 이런 류의 소설에서 결말을 예측한다거나
범인을 맞춘다거나 트릭을 예상한다거나 하는 일은 정말 드문 일이다.
나의 한계를 워낙 잘 알기에 내가 눈치 챌 정도면...하는 마음에
실망감이 배가 된다고나 할까...
[연기로 그린 초상]에 이어 [기나긴 순간] 역시 나의 예상이 적중해 버린 책이다.
봉인판에 맛 들려 버려 일일이 수작업으로 제작자들을 귀찮게 한 보람도 없이
너무 빤~ 히 보인다.
 

작가가 좋아라하는 교차서술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목이 뎅겅 잘렸으되 미처 잘라지지 않고 몸통과 이어진 일부분으로 인해 주인공은 살아난다.
이런 사태가 올 것을 예상했는지 천달러짜리 지폐가 깔린 신발만 신고 알몸인 채로 발견된다.
몸을 회복한 그는 잃어버린 기억과 과거를 찾아 나서며 그로 인해 자신이 살아 왔고
속해 있던 곳이 이른바 사회의 밝은 쪽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아간다.
또 하나는 당연히 형사가 목이 잘려 죽은 시체의 신원을 추적해가는 일이다.
교차서술이라는 것 자체가 어디가에서 두 이야기의 접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주인공 남자가 자신의 과거를 찾고 있는 내용이니 결과는 빤하다.
그가 과연 누구인가...하는 것이다...(이거 스포일러인가...--;; )
자신이 살아온 시간과 자신의 존재란 뗄 수 없는 관계라 생각하지만
그는 결국 접점을 찾지 못한다...
애써 자신의 과거는 찾았으되 정작 내가 누군인지는 찾지 못한...
 

이건 굳이 미스테리라고 분류하기가 애매하다...
자아발견에 관한 내용이라 해야하나...
자신이 살아온 길을 더듬으며 갖지 못했던 것에 대한 그리움과 감사?? 미련?? 까지 발견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 하고 돌아가야 하는...
인류 탄생 이래로 계속되어온 질문...'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얘기라고나 할까...
흔히 역사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은 인류의 지난 발자취를 알아야만
현재의 자신을 알 수 있고 살아갈 방향을 안다고 한다.
그렇다면...주인공은 마지막 순간에 만족했을까?
자신의 과거만을 알고 가는 것으로???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을까?? 
 

전체 내용은 짧은 편이고 책장도 수월하게 넘어간다.
재미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좋은 평점을 줄 수 없는 건
미스테리라는 분야로 굳이 이 작품을 넣어야 했냐는 것이다.
살인사건만 나면 죄다 미스테리인게냐..
그리 궁금하디? 당췌 왜 죽은거야...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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