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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무라카미 류 지음, 정윤아 옮김 / 문학수첩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 시절 꿈꿔왔던 미래나 사회의 모습, 성인이 된 자신의 이미지를 떠올리던 기억을 되짚어 보면
아마도 대부분이 지금 자신이 속하고 처해 있는 현실과 상황과는 다르리라 생각된다.
어찌보면 어른이 된다는 것, 성장한다는 것은
우리가 상상하던 것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내가 바라던 것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고
노력하고 간절히 바라면 손에 넣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 모든 것들을
포기하고 단념하고 외면하는 것이 제일 현실성 있는 일임을 알아가는 것이리라.
이 책에 등장하는 8개의 에피소드에서는
그런 사실을 깨달아버린, 그래서 찾아오는 무기력함과 허무함을 버거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8,90년대 드라마처럼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은 그들에게 희망과 꿈을 앗아간 땅을 떠나
다른 세계로, 바다 넘어 멀리 떨어진 새로운 대륙으로 가려한다.
먹고 사는 기본적 욕구만을 위해 살아가기엔
사람들의 머리는 너무 커버렸고 주위의 시선은 너무 적나라한 법이다.
그들에게 떠남이란 새로운 시작이라기 보단, 하나의 단념과 체념이 아닐런지...
드디어 현실이란 냉정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 계기가 아닐런지...
담담하고 차분한 문체로 쓰여져있지만 그 속은 마냥 깊고 짙은 안개처럼 뿌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