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시에이션 러브
이누이 구루미 지음, 서수지 옮김 / 북스피어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미스테리라고 해야하나... 망설여진다.
일단은 누가뭐래도 평범한 연애소설이다.
제목 그대로 누구나 한번쯤 통과 의례처럼 겪게 마련인
서투르고 순수한 첫사랑의 이야기랄까...
다만 그들의 사랑에 약간의 트릭이 있었다.
이는 비단 첫사랑 뿐만 아니라 미스테리 장르를 애독하는 독자들에게도
이정도쯤은 눈치채야지~ 싶은 통과 의례적인 장치라고나 할까...
살면서 몇번쯤은 하게 되는 또는 속아지는 거짓말 같은 경우를
미스테리한 트릭이라 여기지 않듯이 이 책 역시 요정도의 장치로
미스테리물이라 한다는 것은 이 분야의 대가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다.

 
연애 얘기 자체도 너무 빤~한 내용이라 큰재미는 없다.
훌렁훌렁 넘어가는 책장을 보며 언제 기발한 사건이 등장할까 기대하다
책은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렀고
마지막 3줄로 모든 것이 바뀐다는 광고는 조금 과장된 것이라 하겠다.
눈치챈 사람은 "이게 다였군 --;" 할 것이고
몰랐던 사람도 해설을 읽고 나서는 "모야, 이거였어?" 할 따름이다.
홍보문구처럼 두번 읽게 되지는 않고 그냥 그랬구나~ 하고 말 정도의 얘기다.
 

내가 하고픈 말은 이거다
너무 기대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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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증명 - 상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29
모리무라 세이치 지음 / 해문출판사 / 200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같은 작가의 "증명"시리즈 중 하나인 "야성의 증명"을 먼저 봤었다.
그땐 그 뜬금없는 야성의 실체가 무척 아쉬웠기에 기껏 전개해온 스토리에 약간의 실망도 했더랬다.
이번 인간의 증명은 말 그대로 인간이 인간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관건이었다.
추리, 미스테리라기 보다는 드라마쪽의 장르가 더 어울릴 법 하다.
실제로 일본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었다고 하는데 실로 그게 어울리는 스토리다.

 
사람은 알게 모르게 누군가에게 죄를 짓고 살아가고 있다.
그것이 무지에서 나오는 것이든 젊은 시절의 치기에서 나오는 것이든
내가 아닌 타인에게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처를 입히며 살아간다.
그러나 인간은 타인에게 입힌 상처보다 내 자신의 아픔이 더 크게 느껴지고
그에 도취되어 살아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 상처와 아픔 하나하나가 일본 격동기의 시대를 거쳐가며 열매를 맺은 것이
이 책의 주요 골자이다.
 

혼혈 흑인 한명의 죽음으로 인해
일본과 미국 양쪽에서 살인범을 찾게 된다.
그 과정에서 밝혀지는 서로의 과오들과 피할 수 없는 인과응보의 결말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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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의사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6-1 리졸리 & 아일스 시리즈 1
테스 게리첸 지음, 박아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날이 덥다.
우리집은 마주하는 창이 없어서인지, 아님 그나마 있는 창도 앞건물에 막혀서인지
바람이 잘 들지 않기 때문에 더 덥다.
그래서인지 부쩍 추리, 미스테리 소설을 찾게 되는 요즘이다.

 
아껴두었던 외과의사를 꺼내들었다.
주요인물 중 외과의사가 등장해서 책 제목이 저런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범인을 지칭하는 별명이었다.
책표지부터 메디컬 스릴러라는 장르를 확연히 해주는 게 포스가 넘친다.
범인은 성폭행당한 여자의 자궁을 절제하여 가져가고
목에 깊은 자상을 남겨 방대한 양의 피를 흘리게 하고 죽게 만드는 사이코다.
나이 좀 먹은 남자 형사와 여자 형사 한명이 주축이 되어 범인을 뒤쫓고
사건의 핵심에 있는, 이전에 범인에게 죽을 뻔 하나 간신히 살아난 매력적인 여의사가
전체적인 줄거리를 이어나간다.

 
우선 작가가 전직 의사인지라
범인이 희생자에게 벌이는 잔혹행위나
여외과의사인 캐서린이 참여하는 수술 장면 등이 굉장히 현실감 넘친다.
극전체가 꼼꼼하게 그려진다고나 할까...
쓸데없는 군더더기 문장이나 어휘사용이 없어
내용에 몰입하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으며
책을 읽다가 괜시리 불안해져 문단속을 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가끔 등장하는 범인의 독백 부분 덕에
뜬금없이 범인의 존재를 깨닫게 되어버리는 아쉬움이 쪼끔,
극 초반엔 별 얘기 없다가 뒤로 갈수록 뜬금없이 매력적인 남자가 되어버리는 토마스 무어형사,
남성중심의 세계에서 살아남으려 더한 마초근성을 보이는 제인 형사의
약간 억지스런 캐릭터가 또 쪼금,
범인이 그렇게 맹목적인 피와 악에 대한 갈망을 갖게 된 개연성있는 근거 설명 부족 등이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랄까...
작가가 전직 의사여서 가능했던 뛰어난 장면들이 워낙 빛을 발했기에
범인의 심리에 관한 설명이 조금 부족한 게 더더군다나 아쉬웠다.

 
그래도 재밌다.
피해자의 외상 후 트라우마에 관한 여러가지 다양한 묘사가
성폭행, 살해 등의 사건 의미적 전달의 범위를 넘어서서
단순히 후유증이라 지칭하기엔 부족한
육체적/심리적 상처, 두려움, 인간관계의 고립, 정상생활 복귀의 어려움, 외부와의 단절 등의 고통을
정말 사실적으로 잘 묘사했다.
많은 미스테리/추리 등의 장르 소설에서 갖는 이른바 소름끼치는 공포가
수법의 잔인함이나 놀랄만한 트릭의 등장, 예상치 못한 반전 등에 의미를 두었다면
이 책에서는 인간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었다.
진실된 악은 우리 주변에 양의 얼굴을 하고 숨쉬고 있으며
누구도 눈치챌 수 없는 형태로 우리에게 접근할 수 있다는 두려움 말이다.
지금 이 순간, 작가의 다른 책들이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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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클턴의 위대한 항해
알프레드 랜싱 지음, 유혜경 옮김 / 뜨인돌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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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영화나 소설 등을 좋아하는 편이라 꽤나 관심있어 하다가 읽은 책이다.
실화인데다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얘기를 모아 책으로 낸 것이다 보니
현실감이나 생생함이 그대로 전해질 수 있다 하겠다.

 
화려한 성공으로 끝났든 안타까운 실패로 마감했던간에
위대한 도전에 관한 사람들의 욕망과 관심은 식질 않는다.
그건 신화의 시대에서부터 현실에 이르기까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호기심에서 시작된다.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상으로 접한다면 좀더 가까이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책장에 인쇄된 글자와 사진 몇장으로 그들의 불타오르는 열정과
끊임없는 도전의식, 뜨거운 동료애, 안타까운 현실, 기나긴 인내의 시간, 격한 감동의 순간을
고스란히 느끼긴 힘들다.
이런 이야기는 성공과 실패 여부 자체는 논하기가 어려운 경우다.

 
곤란한 일, 어려운 일, 힘겨운 일에 닥치면 흔히들 말한다.
야, 안 죽어~ 걱정마...
난 늘 이렇게 답한다.
죽으면 차라리 괜찮지, 살아서 고통스러운 게 더 힘든거야...
그런 사고방식을 가진 내게 그들의 이야기를 평할 권리가 있는지 의문이다.

 
섀클턴에 관한 이야기는 여러 형태의 책으로 출판되었다.
자기개발서 형식으로 된 책도 나와있고
내가 읽은 이 책처럼 그들의 모험 이야기를 세세하게 담은 것도 있으며
사진을 주로 실으며 전체적인 여정을 소개한 "인듀어런스"도 있다.
보다 쉽게, 보다 편하게, 보다 간략하게를 외치는 현대의 우리들이
한번쯤은 들춰봐야 할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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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애와 루이, 318일간의 버스여행 1
최미애 지음, 장 루이 볼프 사진 / 자인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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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별 다섯개의 평점주기 시스템이 늘 부담스러웠다.
작가의 기나긴 노력을 무식한 내가 너무 몰라주는건지,
혹은 내가 미처 의식하지 못한 나의 어떤 선입견이나 편견이 작용하는 것인지...
그러나 오늘 자신있게 말하련다...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별 1개를 날린다고.
그동안 맘에 안 드는 책들도 별 3개씩 주는 몹쓸 예의 바름을 탄식하며
과연 2개나 1개를 주는 날도 오려나 싶었는데
오늘이 그날이고 이 책이 그런 책이라고.
참고로 이건 지극히 개인적 취향일 수 있으며
개인블로그에 올리는 리뷰일 뿐이니
날 탓하진 말아주길 바란다.
 

나도 여행 무지 좋아하고, 나름 많이 다니기도 다녔으며
여럿이도 가보고, 혼자도 더러 댕겨보았다.
없는 돈으로도 가 보았고, 말리는 일정도 다녀왔고
진상인 인간들과도 함께했고, 위험한 순간도 있었더랬다.

 

많던 적든 여행으로 수입이 생기고, 협찬사가 있었으며
가족과 함께였고, 불알친구조차 여행다녀오면 등 돌리기 일쑤인 여행길에
외국인 남편과 가족들과 다니며 서로 실망하고 싸우고 하는
궁상스런 이야기밖에 쓰지 못한 작가가 안타깝다.

 
힘겹고 어렵게 결심한 여행길에서
두 부부가 함께한 뷰티프로젝트에 관한 얘기도 충분하지 못했고
개조한 버스여행으로 여러나라를 거치며 당연히 생길 법한 문제들로 인한 어려움과
그로 인해 생기는 우울과 힘겨움에 관한 토로가 대부분이다.
간간히, 심지어 의무적인 거 아닌가 하는 의문조차 들게 하는
교훈적인 이야기가 짬짬이 등장하한다.

 
내가 생각하는 여행기는 그렇다.
본인이 다녀온 것과 같은 방법과 루트를 이용하려하는 다음 사람들을 위한 정보위주던가,
개인의 감성적인 코드가 발휘된 글귀 혹은 그림, 혹은 사진 등의 이야기던가,
아니면 특정 주제하의(예를 들면, 유럽 화장실 이야기, 이탈리아 곳곳의 파스타 기행 등등) 프로젝트성이던가.
정말 말 그대로 사전 계약은 했고, 책은 내야하고, 일정은 마쳐야겠고 하는
어거지스런 이야기로밖에 비추질 않아 2권으로 이루어진 여행기를 간신히 읽었더랬다.
너무 실망스러워 한동안은 여행기를 읽지 않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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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woo333 2010-04-14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감. 책값이 계속~~~~생각이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