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독서계획
클리프턴 패디먼.존 S. 메이저 지음, 이종인 옮김 / 연암서가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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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클리프턴 패디먼은
[서재결혼시키기]로 잘 알려진 앤 패디먼의 아버지이다.
그녀의 책사랑은 아버지에게 많은 영향을 받은 듯 하여
어떤 분일지 늘 궁금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과연~ 하는 느낌이 들었다.
 
고전을 엄선하고 소개한 책들은 많다.
그 중엔 어디서 보고 베낀 듯이 책을 골라놓은 것도 있고
작가가 고심하여 추천한 책들로 가득찬 것도 있다.
클리프턴 패디먼은 단순히 고전을 엄선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을 읽을 때 어떤 것을 유념하며 읽어야 할지,
어떤 부분이 읽기 버겁고, 어떻게 받아들이며 읽어야 할지를 알려준다.
심지어는 건너뛰어 읽을 부분까지 친절하게 언급해 두었다.
그는 독자가 자신이 엄선한 작품을 질리지 않고 두루 살펴볼 수 있도록,
작가의 난해한 문장이나 편집증적인 정신세계에 끌려가지 않고
그 작품에 중점을 두어야 할 부분과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부분을
한껏 누릴 수 있도록 애를 써서 이 책을 집필한 듯 하다.
그의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을 몇군데 발췌해본다.
 
30. 단테 알리기에리 [신곡]
-단테를 읽는 좋은 방법은 주석을 신경 쓰지 말고 먼저 칸토를 다시 읽는 것이다.
시의 모든 내용을 이해하려고 애쓰지 마라. 저명한 학자들은 아직까지도
단테의 의미에 대하여 논쟁을 벌이고 있다.
 
38. 메겔 데 세르반테스 사베드라 [돈키호테]
-돈키호테는 평생 독서 계획 리스트 중에서 축약본으로 읽어도 좋은 책이다.
월터 스타키가 아주 훌륭한 축약본을 내놓았다. 만약 완역본을 읽는 경우라면,
어떤 부분은 건너뛰면서 읽어도 좋다. 염소치기나 양치기에 대해서 말하는 부분은
곧이어 쓸데없는 소리가 나온다고 봐도 무방하다.
 
45. 존 밀턴 [실낙원 등]
-밀턴은 어떤 면에서 고딕 대성당과 비슷하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이런 감정을
늘 불러일으킨다는 뜻은 아니므로, 그를 읽을 때마다 고집스럽게 그런 느낌을 찾아서는 안 된다.
 
87.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 기이한 인물을 정확하게 묘사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그의 중심 주제는 신이었다.
신에 대한 탐구,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시도가 그의 스토리의 핵심 요소이다.
고통 받는 영혼인 도스토옙스키는 고통과 악의 세계를 오래 여행한 다음에 비로소
사랑과 평화의 비전을 보았다. 그의 소설 속에서는 범죄의 세계, 이상심리학, 종교적
신비주의가 뭐라고 정의할 수 없는 까다로운 방식으로 뒤섞인다. 그는 동정심의
사도라고 널리 생각되지만, 진정한 성자다운 기질은 별로 가지고 있지 않은 듯 하다.
 
88.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전쟁과 평화]
-초급 독자들은 다음 세가지의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1. 이 소설은 아주 길다. 돈키호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축약본을 읽어야 할 필요가 제기된다.
2. 괴상한 이름을 가지고 있고, 복잡한 관계를 형성하는 등장인물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독자가 계속 읽어 나가면 인물들은 저절로 정리가 된다.
3. 본 줄거리와 곁가지를 구분하기가 어렵다. 많은 평론가들이 이것을 이 위대한 소설의
약점으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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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모를 부탁해
곤도 후미에 지음, 신유희 옮김 / 북스토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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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섬]으로 처음 만났던 곤도 후미에는
사람의 심리를 꽤나 잘 표현한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숨기고픈 내면의 추악함까지도 모두 드러내버리는 기리노 나쓰오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어물쩍 넘어갈 수 있는 마음 한자락을 잘 짚어낸다고나 할까...
 
이 작품은 3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연작집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아직 제대로 된 직장을 갖진 못한 구리코가
집 근처 패밀리 레스토랑 론도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과 사건들에 대하여 얘기한다.
소녀라고 하기엔 나이가 들어버린,
그러나 성인이라 하기엔 뭔가 부족한
애매한 상태의 구리코는 사람에 대해, 사람의 마음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고민한다.
레스토랑의 단골 손님인 구니에다 노인과의 만남과 대화는
지지부진하게 망설이는 구리코에게 또 다른 길이 있음을 알려주는 내비게이션같다.
잘못된 길을 가거나 길에 진입하길 망설이는 구리코에게
경로를 수정하여 다시 목적지로 이끌어주는
인생을 먼저 살아온, 오래 살아온 자의 혜안을 보여준다.
 
[물론 세상에는 수많은 규칙이 있고 그것들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작은 규칙을 하나 어긴 정도로 중죄에 해당하는 벌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 그 또한 중요한 규칙 가운데 하나이지 않겠나.]
 
주위를, 그리고 상대를 너무 신경쓰다 보면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 하는 때가 온다.
하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아 있고 천천히 해 나가면 된다.
때론 이 대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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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기린
가노 도모코 지음, 권영주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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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점점 줄어든다. 칼로 가늘게, 뾰족하게 깎아가는 연필처럼.
보이는 것은 갈수록 가늘어져가는 미래다.
똑 부러지지 말라고 하는 쪽이 무리일지 모른다.] 

여학교, 섬세하고 민감하고 아름다운 소녀들,
누구나 동경하지만 혼자만의 아픔으로 불안해 하며 살아가는
신비로움 가득한 소녀들이 여기 있다.
거기에 살인사건이 끼어들었고
이 면에 감추어진 진실과 과거에서부터 이어진 기억이
조금씩 터져나와 걷잡을 수 없이 흘러만간다.
 
온다 리쿠의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신비롭고 아련한 기운이 작품에 가득하다.
그것을 한껏 고조시키고 마무리하는 점에 있어서는 조금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못지 않게 판타지스러운 미스터리가 그려진다.
 
총명하고 아름답기까지해서
선생님들로부터 인정받고 친구들로부터의 인기도 높았던
안도 마이코는 17살이란 나이가 안타깝게도 살해당하고 만다.
마이코의 친구 나오코와 학교 보건 선생님을 비롯한 주위사람들에게
친구, 제자의 죽음과 관련된 사건들이 하나씩 드러나게 되고
마침내 의외의 살인범을 발견하기에 이른다.
 
살인사건을 단순히 피튀기는 형사물로 보는 것이 아닌,
뭔가 감추어진 듯한 안타까운 판타지로 묘사할 수 있도록 한 장치는
안도 마이코가 생전에 썼던 동화 2편이다.
각 장마다 그녀의 작품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데
거기에 작가가, 그리고 안도 마이코가 말하고 싶었던
그녀들을 괴롭힌 진짜 이유가 존재한다.
 
유리기린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깨지기 쉬운, 뭔가 위태위태한, 속이 다 비치는 투명함으로
그러나 결코 가까이 할 수 없는, 섣불리 손 댔다간 망가뜨리고 말 듯한
그런 소녀의 이야기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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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노스케 이야기 오늘의 일본문학 7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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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노스케라는 한 젊은이가 대학생이 되며 도쿄에 올라오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어딘가 얼빵하고 빈틈 많고 뭘 해야 할 지 모르겠고 딱히 아무 생각도 없는...
특출난 재능도, 뛰어난 외모도 갖지 못한 어디서나 볼 수 있을법한
마치 우리 젊은 시절, 고만고만할 때를 떠올릴 수 있게 하는 그런 대학신입생의 이야기다.
 
확연히 드러나는 재능을 가진 것도 아니고
큰 목표를 두고 하루하루 연마해가는 삶을 사는 것도 아니며
때로는 충동적으로, 가끔은 친구따라, 어쩔 땐 상황과 분위기에 휩쓸려
그렇게 저렇게 하루하루 지나가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되는 그런 이야기이다.
 
삶을 뒤바꿔 놓을만한 극적인 사건도 없다.
운명을 걸만한 사랑을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내가 그랬고, 친구가 그랬듯이
우리가 젊었을 적(지금 엄청 나이든 것도 아니지만...)
그 한 때를 떠올릴 수 있는 그런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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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퍼 이펙트 - 무엇이 선량한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가
필립 짐바르도 지음, 이충호.임지원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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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페리먼트]라는 제목으로 두번이나 영화화 되어 더욱 널리 알려진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실시한 모의가상실험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과
[아부그라이브 교도소]에서 일어난 포로 학대 사건에 관한 인간의 심리를 파악한 저술이다.
 
악한 인간은 원래 본성에 그런 기질이 있다는 명제를 거부하고
상황과 시스템의 악함이 선량한 사람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내용이 주가 되고 있다.
필립 짐바르도는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을 통하여
"사람을 잘못된 길로 빠지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근복적 물음에 답하고자 했다.
심리학이란 학문에 근거해 악이나 선이니 본성이니 하며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제가 크레이그가 설명한 말로 그가 무엇을 알고자 했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달리 말하자면 선량한 사람을 악한 상황에 집어넣은 다음
사람이 이기는지 상황이 이기는지 보는 것이죠."
그들에게는 실험이었으나 전세계를 경악하게 한 [아부그라이브 교도소]사건은
그것이 실제로 발생하는 현실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런 특수 상황에 속하기 전까지 모의 실험에 참가하여 교도관 역할을 맡은 사람들도,
또한 아부그라이브 교도소의 간수들도 사회에서 인정받고 신뢰받는 사람들이었다.
주어진 환경과 역할, 분위기 등에 휩쓸려 가는 것은 인간의 다양한 본능에 따른 것임을 부인하진않지만
자신의 의지와 행동을 소신있게 지켜나가는 이른바 "영웅"으로서 살 수 있는 법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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