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기린
가노 도모코 지음, 권영주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아이들은 점점 줄어든다. 칼로 가늘게, 뾰족하게 깎아가는 연필처럼.
보이는 것은 갈수록 가늘어져가는 미래다.
똑 부러지지 말라고 하는 쪽이 무리일지 모른다.] 

여학교, 섬세하고 민감하고 아름다운 소녀들,
누구나 동경하지만 혼자만의 아픔으로 불안해 하며 살아가는
신비로움 가득한 소녀들이 여기 있다.
거기에 살인사건이 끼어들었고
이 면에 감추어진 진실과 과거에서부터 이어진 기억이
조금씩 터져나와 걷잡을 수 없이 흘러만간다.
 
온다 리쿠의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신비롭고 아련한 기운이 작품에 가득하다.
그것을 한껏 고조시키고 마무리하는 점에 있어서는 조금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못지 않게 판타지스러운 미스터리가 그려진다.
 
총명하고 아름답기까지해서
선생님들로부터 인정받고 친구들로부터의 인기도 높았던
안도 마이코는 17살이란 나이가 안타깝게도 살해당하고 만다.
마이코의 친구 나오코와 학교 보건 선생님을 비롯한 주위사람들에게
친구, 제자의 죽음과 관련된 사건들이 하나씩 드러나게 되고
마침내 의외의 살인범을 발견하기에 이른다.
 
살인사건을 단순히 피튀기는 형사물로 보는 것이 아닌,
뭔가 감추어진 듯한 안타까운 판타지로 묘사할 수 있도록 한 장치는
안도 마이코가 생전에 썼던 동화 2편이다.
각 장마다 그녀의 작품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데
거기에 작가가, 그리고 안도 마이코가 말하고 싶었던
그녀들을 괴롭힌 진짜 이유가 존재한다.
 
유리기린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깨지기 쉬운, 뭔가 위태위태한, 속이 다 비치는 투명함으로
그러나 결코 가까이 할 수 없는, 섣불리 손 댔다간 망가뜨리고 말 듯한
그런 소녀의 이야기가 여기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