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행성 샘터 외국소설선 6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 샘터사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단순히 재미만으로 별점을 준다면 1편인 노인의 전쟁이 별5개, 2편 유령여단은 3개 반,

3편인 마지막 행성은 4개쯤 될 듯 싶다.

노인의 전쟁이야 시리즈의 시작이고 워낙 참신한 발상과 빠른 이야기 전개가

뛰어나다보니 뭐라 흠 잡을 수가 없는 게 당연하지 싶지만 말이다.

2편인 유령여단은 1편과 3편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라고 할까...

아니면 우주로 나간 인류, 아니 새로운 인류에게 해결책을 제시한다고 해야하나...

3편에 이르러서야 2편이 필연적으로 존재할 수 밖에 없었음을 알게 되지만

사실 2편 자체만으로도 재미는 충분하다.

그런 거에 비하면 3편인 마지막 행성은 많이 약하다 싶다.

멀고 먼 우주를 누비고 여러 행성들을 전전하였다.

많은 외계 종족들과 싸우고 대화를 나누었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 앞선 기술, 다양한 문화와 삶의 형태들을 접하고 얻은 결론이

너무 빤~ 하다는 게 재미를 반감시켰다.

정치놀음과 술수들, 비밀리에 벌어지는 여러 음모과 공작들은

무대가 우주로 바뀌었고, 유전자 변형과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업그레이드 됐어도

역시 사람은 사람이었다는 기가 막히지만 당연한 결말을 보여준다.

그래도 사람이, 인류가,

품어야 하고 지켜야 하는 고향은 지구라는...

따뜻한 결말로 포장하려는 의도는 알겠지만 뭔가 아쉬운 이 기분...

이 광활한 우주 시대에 지구를 왕따시키지 말자...

지구에게도 모든 걸 알려주고 기회를 주자는 것에 동의하기 보다는

결국 지구도 우주개척연맹과 똑같은 길을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개인적으로 인간에 대한 불신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지 싶다.

또하나...

우주 최고의 지성체이고 인류보다 몇세기나 앞선 기술력과 지적 능력을 지닌

콘수라는 종족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전혀 얘기가 없어 무척 아쉽다...

인류의 지적 수준을 가진 작가로선

그 월등하다는 종족과의 에피소드를 그리기라 어려운걸까...

(존 스칼지의 능력을 얕잡아보는 건 절대 아니다)

이제 내 손엔 시리즈의 진짜 마지막인(아니, 번외편이라 해야하나)

조이이야기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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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안고 코끼리와 헤엄치다 오가와 요코 컬렉션
오가와 요코 지음, 권영주 옮김 / 현대문학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알리딘 책소개 중 발췌...

주인공 소년은 아래위 입술이 붙은 채로 태어났다. 절개수술로 입술을 벌리긴 했지만,

정강이 피부를 떼어 이식한 탓에 입술에 솜털이 자란다. 고독한 소년은 벽의 틈에 끼여

빠져나올 수 없게 된 소녀 미라와 너무 커지는 바람에 백화점 옥상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생애를 마친 코끼리 인디라를 친구 삼아 지낸다.

자신에게 체스를 가르쳐준 마스터조차 거구로 인해 죽자, 소년은 '커지는 것은 비극'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고, 스스로의 의사로 열한 살 몸에서 성장을 멈춘다. 그 후, 러시아의 전설적인

체스 기사 알렉산드르 알레힌을 본떠 만든 자동 체스 인형 '리틀 알레힌' 안에 들어가

지고(至高)의 대전을 펼친다. ]

 

오가와 요코의 책이라 자신있게 집어 들었다가

제목을 보고 한번 내려놓았다. 제목이 뭐 이러냐... 뭔 뜻이지...

다시 꺼내 들어 책장을 팔랑팔랑 넘겨보았다.

체스에 관한 이야기가 눈에 띈다.

도로 내려놓았다. 체스...잘 모르는데...

그래도 오가와 요코다, 하는 생각으로 도로 집어들었다.

 

소년은 가구를 수리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어린 동생과 산다.

날 때부터 기형이었던 입술 덕에 말없이 조용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소년은

가상의 친구인 미라와 인디라를 벗삼아 지내다 마스터를 만나게 된다.

거구의 마스터는 소년에게 달콤한 간식과 함께 체스를 가르쳐주었다.

달콤한 향과 따사로운 오후의 햇살, 고양이 폰의 보드라운 안락함,

마스터의 다정한 목소리, 낡았으나 오랜 세월을 품은 체스판과 말...

이 모든 것은 소년에게 체스라는 또다른 세상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모든 것이었다.

어떠한 말보다 행위보다 더 많은 것을 품고 전달하는 체스판 위의 움직임은

마침내 소년을 진정으로 자유케 하였고 인생, 삶 자체를 뛰어 넘어

존재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아름다움을 배우게 했다.

 

할머니 덕에 인디라를 만나고 알게 되었으며

마스터 덕에 체스의 세계를 만날 수 있었다.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리틀 알레힌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고

체스의 세계에서 마침내 미라까지 만나게 된다.

그리고 소년에게 또다른 길을 열어 준 늙은 영양까지...

소년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그가 원하는 모습 그대로 그를 받아들인다.

체스판의 상대가 새로운 한 수를 두는 것을 바라보는 것처럼

재촉하지도 강요하지도 않고 조용히 그에 답할 뿐이다.

 

소년이 두는 체스는 무척 아름답고 섬세하고 기품이 있다.

체스를 전혀 모르는 그의 할머니가 소년이 두는 체스를 보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듯이

그 세계에선 어떤 말로 된 설명보다 강력한 전달 수단인 체스의 말들이 있고

그 유려하고 빛나는 움직임이 입이 아닌 마음으로 바로 전해진다.

어린 시절 마스터를 통해 배웠던 그 세계를 간직하고자 했고

커지면서 비극을 겪게 된 인디라와 미라의 사례 때문에

소년은 리틀 알레힌 속으로 팔을 구부리고 발목을 꺽고 등을 구부린다.

자신을 체스판의 일부인 양 가두고 마음껏 그 바다를 헤엄치는 소년은

진정 자유롭고 행복했다.

 

"성장"을 멈춘다 하지 않고 "커지는 것"에서 벗어났다고 한 것은

육체적으로는 "리틀"하지만 소년이 갖게 된 세계가 너무 깊고 거대하기 때문이다.

오가와 요코가 그리는 그의 체스는 너무 아름답게 묘사된다.

그가 상대들과 나누는 한 수 한 수에 애정을 담아 적어내려간 문장들은

한번 후루룩 읽어 내려가고 말 텍스트가 아닌지라

여러번 곱씹어 음미하고 여운을 즐기게 된다.

괜시리 그 빛나는 단어들을, 따스한 문장들을 책장위로 두어번씩 쓰다듬게 되고 만다.

모처럼 정말 아름다운 작품을 만났다.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 "바꿔 말하자면, 최강의 수가 최선이란 법은 없는 거란다.

체스판 위에선 강한 것보다 좋은 게 가치가 더 높은 거야.

그러니 네 그런 마음은 옳단다." ]

 

["말을 늘어놓는 방법, 움직이는 방법을 가르쳐준 사람이 누구였는지가

그 뒤의 체스 인생에 크게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체스를 하는 사람에게는 지문 같은 것이죠."

노파 영양은 이야기를 하면서 나이트를 c3으로 뛰쳐나가게 했다.

"한 번 새겨지면 평생 지워지지 않는, 그 누구와도 다른 그 사람만의 표시가

되는 거예요. 자기 생각대로 두는 것 같아도 처으멩 쥐여 준 말의 감촉에서 벗어날 순

없습니다. 그게 지문처럼 배어들어 무의식중에 체스 관의 토대를 이루니까요.

용감한 지문은 용감한 체스를, 화려한 지문은 화려한 체스를, 냉철한 지문은

냉철한 체스를 두는 겁니다." ]

 

["체스의 바다에 몸을 내맽겨요."]

 

[만일 간호부장이 너무 커져서 곤돌라에 못 타게 된다면......

이 상상은 리틀 알레힌의 발치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되어 사라질 줄 모르고

늘 따라다녔다. 그림자 옆에는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경구 중 하나라 할

'커지는 것은 비극이다'가 새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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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 없는 꿈을 꾸다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문학사상사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2012년 제147회 나오키상 수상작인데다가
그녀의 전작 중 하나인 '츠나구'를 괜찮게 봤던 기억이 있어 집어들었다.
여자들의 욕망이랄까... 간절히 바라다못해 약간 비뚤어진 꿈들의 이야기이다.
작품은 5가지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기 다른 꿈과 바램을 가진 여자들이 등장한다.
 

우정, 연애, 결혼, 육아 등 여자라면 언제고 맞닥뜨릴 수 있는 주제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그려 나간다.
츠지무라 미즈키는 심리 묘사(특히 10대)에 재능 있는 작가로 알려져 있었는데,
뭐랄까 이번 것은 좀 아니다 싶다.
어리석다 할까 너무 비뚤려있다고나 할까... 납득이 가는 부분도 물론 있지만
공감할 수 없이 너무 비약적이다 싶은 구석들이 많이 눈에 띄여 읽기가 불편했고
작가의 의도가 제대로 표현되지 못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츠미무라 미즈키는 천천히 무대의 폭을 넓혀 “자신의 나이대보다 연상이고, 인생 경험도
풍부한 독자가 읽기에 만족해할 만한 것을 쓰자”(수상 회견에서)라는 생각으로 쓰기 시작
했다는데, 내가 보기엔 한참 모자라다.
따라잡으려다 되려 어듯난 느낌???
한시바삐 어른이 되고 싶어 언니의 화장품과 구두를 빌렸으나 역시 아직은 자연스레 소화하지
못 하는, 화장은 진하게 동동떠서 어색하고 높은 구두에 익숙하지 않아 비틀거리다 발뒤꿈치만
잔뜩 까진 그런 어설픈 소녀의 느낌이랄까...
 

작가가 그려내려고 한 인생의 주제들은 누구에게나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일들이다.
그녀의 작가로서의 욕심과 바램은 알겠지만 삶의 묘미란 자연스레 터득하게 되는 것이니
시간이 무르익기를 차분히 기다리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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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물쇠가 잠긴 방
기시 유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알라딘 책소개 중 발췌...

네 개의 밀실, 그 안에서 구현되는 정교한 트릭.
5년 만에 그리운 조카들의 집을 찾은 빈집털이의 달인 ‘섬턴의 마술사’ 아이다.
교도소 안에서 느끼지 못한 따뜻한 가족의 정이 그리웠던 그가 발견한 것은 어린 조카의
차디찬 시신이었다. 단단히 잠겨 있던 방, 미끈거리는 자물쇠, 그리고 방 안에서 나풀거리는
크리스마스 장식 같은 기이한 형태의 유언장을 남기고 목숨을 끊은 조카 히로키.
아이다는 충격에 휩싸이지만 곧 조카의 죽음에 의문점을 발견하고 옛 친구이자 방범
컨설턴트인 에노모토를 찾아가는데……. _「자물쇠가 잠긴 방」 ]
 

기시 유스케는 신뢰가 가는 작가이다.
그동안 읽은 그의 작품들은 감탄스런 아이디어와 흥미진진한 진행으로
나를 무척 만족시켰으며 스케일 역시 큰 편으로 장르문학이라고 폄하시킬 법한
단점을 드러내지 않았다.
 

변호사 아오토와 방범 컨설턴트(전직 빈집털이범) 에노모토 콤비가 다시 한번 등장한다.
각 작품마다 사거이 발생하고 바로 해결장면이 등장한다.
밀실 트릭 그 자체에만 승부를 걸겠다는 기시 유스케의 의지가 엿보인다.
시간을 질질 끌어대며 아는 척 하지 않고 바로 트릭을 풀어내는 것은
빠른 전개와 더불어 시원스러움을 주지만 재미면에선 아쉽게 느껴진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같은 프로그램을 보는 느낌이랄까...
사실... 이런 분야의 작품이 주는 재미란, 사건이 벌어지고 거기에 연관된
사람들이나 단서들을 모아 추적하고 밝혀가는 과정에서 대개 재미를 추구하는 법인데
이 책에서는 그런 모든 과정은 집어치우고 '밀실 살인 사건 & 해결'의
Q&A 스타일로 진행되니, 마치 밀실살인사건 사례집(?)스러운 분위기다.
한마디로, 빨라도 너~무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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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살
낸시 휴스턴 지음, 손영미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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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라딘 책소개 중 발췌...

캐나다 출신의 소설가 낸시 휴스턴의 2006년 페미나 상 수상작. 2004년 여섯 살 솔의 내레이션을 시작으로, 1982년 솔의 아빠 랜돌, 1962년 랜돌의 엄마 세이디, 그리고 1944년 역시 여섯 살인 세이디의 엄마 크리스티나의 이야기 순으로 시간을 거슬러 간다. 이 가족이 예기치 않게 독일을 방문했을 때, 감춰져 있던 충격적인 비밀이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

 

불편하다. 첫 느낌은 그거였다.

길지 않은 분량의 책을 여러 번 쉬어가며 숨을 고르고 읽어야 했다.

이 책은 솔, 랜돌, 세이디, 크리스티나의 4가지 챕터로 구성되어 있었고,

나는 각 이야기가 끝날 때 마다 책을 덮었으며 다음 이야기는 그 날 더이상 읽어낼 수가 없었다.

 

여섯 살 아이들의 인생은 결코 쉽지 않다.

현재까지도 잔인한 사회적, 역사적 사건들로 기억되는 환경에서 맞은 여섯 살은

그들을 더욱 예민하고 섬세하게 만든 것이 아니었을까.

애정, 관심, 바램, 약속 등 아이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모든 사실과 감정들에 대하여

온 몸과 마음을 다 하여 받아들이려고 애쓴다.

그들이 받은 무조건적인 애정과 섣부르게 받아들인 진실, 보답받지 못한 애정과 신뢰,

어른들에 대한 기대와 실망, 부정당한 잊혀진 존재의 의미와 상실 등...

세대가 반복될 수록 그들의 애정과 아픔은 마치 유전자처럼 다음 세대에게 전달되었다.

신기하게도 대물림 되어 온 몸의 반점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모두 다르듯이

각자의 방법으로 여섯 살의 인생을 견디어 간다.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한건지...어른들만이 그리 사는 것이 아니라

아이도 주위 환경과 사람들에 의해 저토록 많이 좌지우지 되는

혼란스러운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마냥 어리고 철 없고 순수하고 말썽 많은 나이라 기억되던 여섯 살 아이가

이토록 많은 생각과 판단을 하고 느끼고 소통하며 답을 내려 애쓰는 아니라는 걸 알려주어서

이 책이 그토록 불편했던가 보다.

어른들이 흔히 말씀하시듯, 저 때가 제일 좋은 때지... 하시던 것처럼

그냥 그렇게 살아주면 안 될까... 하는 마음에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좋은 시절이란 정말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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