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퍼러 2 - 왕들의 죽음 - 상
콘 이굴던 지음, 변경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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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와 브루투스는 아직 성장중이다. 어린 시절 레니우스로 받은 훈련의 성과를 시험하고 생애 최초의 시련과 고난에 맞서 조국 로마를 떠나 싸우고 있다. 아직은 작가의 상상력이 동원된 가상의 이야기가 대부분 진행되는 중이라 뭐라고 딱히 말하긴 어렵다. 단순히 재미만으로만 따지자면 재미없어! 할 정도는 아니다만 뭔가 독자의 시선을 잡아 두는 매력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술라와 미트리다테스는 죽었고, 브루투스는 친어머니를 만났으며, 카이사르는 첫 딸을 얻었고 먼저 로마에 돌아와 있던 오랜 친구 브루투스와 재회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3권도 이런 식이면 좀 곤란한데... 이제 역사속으로 들어가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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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그 책 - 추억의 책장을 펼쳐 어린 나와 다시 만나다
곽아람 지음 / 앨리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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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 어린 시절, 우리집은 무척 가난했었다. 리어카에 얼마 되지 않는 짐을 싣고 엄마, 아빠 동생들과 야반도주하듯 이사다닌 기억이 1년에도 수차례였다. 작은 손수레에 모두 들어가던 우리 식구들의 살림살이가 들어 있던 리어카 제일 위에 있던 것은 책들이었다. 입을 것, 먹을 것도 부족하던 그 시절에도 엄마아빠는 나와 동생들에게 책을 구해 주었고 돈 버느라 바쁜 부모님 없이 그 책들을 넘겨 가며 스스로 한글을 깨우쳤었다. 당연히 그 때 읽던 책들은 새 책이 아니었었다. 얻어 온 것, 주워온 것 그런 책들이었지만 달리 놀아줄 상대도, 가지고 놀 장난감도 없던 나와 동생들은 먼지 쌓인 다락방 구석에서 그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전기세를 아끼느라 해가 지면 불을 거의 키지 못 했던 터라 우리를 일찍 재우려는 엄마의 눈을 피해 이불 속에서 살짝 들춰가며 읽곤 했었다. 그로 인해 시력은 나빠졌지만 추억은 쌓여만 갔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후엔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었고 방학 중에 학교 도서관이 공사라도 들어가게 되면 선생님들의 배려로 교무실에서 책을 읽다 온 기억도 많다. 집안 살림이 조금 나아지자 손에 들어오는 책들은 더욱 늘어갔고 학교 친구들이나 동네 언니들에게 빌려 읽게 되는 양도 늘었다. 기억에 남는 것들도 많고 지금은 잊어 버린 이야기도 많았다. [어릴 적 그 책]을 읽기 전에는 잊고 있었던, 하마터면 영영 잃어버릴 뻔한 기억도 다시금 마구 떠오르기 시작한다.

 

그 시절 책들은 해적판이나 복제판 등이 많았던 터라 최근에 나오는 개정판이나 완역판과는 제목도 등장인물의 이름도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이 책이 어릴 적 읽었던 그 책이 맞는지도 확신할 수가 없어졌다. 그래도 가만히 책을 들여다 보면 아, 나도 이거 읽었었는데...하고 무릎을 치는 경우가 생긴다. 오늘도 나는 잊고 있던 추억 하나를 과거에서 끄집어 낸 것이다.

 

작가는 나와 동갑이거나 1,2살 정도의 차이가 나는 동년배인 듯 하다. 그녀가 읽은 책이나 그녀가 생각하고 살아가는 방식이 나와 겹치는 부분이 많아 더욱 기분 좋게 읽을 수 있었다. 잃어버릴 뻔한 소중한 기억을 내게 되찾아 준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인데, 과장되지 않은 담백한 느낌으로 편하게 다가오는 그녀의 문장 역시 마음에 들어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된 것 같은 기쁨까지 얻을 수 있었다.

 

[말괄량이 쌍둥이], [당나귀 가죽], [추위를 싫어한 펭귄] 같은 경우는 책에 등장한 인용과 줄거리, 삽화를 보기 전까지 정말 잊고 있었다. 얼마나 좋아했던 이야기인데 잊고 있을 수 있었을까... 아래는 [비 공주]에 나오는 주문이다. 얼마나 재미나게 읽었었는지 생각이 나서 흐뭇하게 미소지으며 여러 번 되풀이해서 읽었다.

 

"강은 바싹바싹

샘은 메마르고

숲은 잠잠하네

밭두렁 위에서는

불난장이 껑충껑충

눈을 뜨셔요

눈을 뜨셔요

엄마가 캄캄한 곳으로

데려가기 전에"

 

그때 그 시절의 기억과 추억, 습관들 덕에 나는 지금도 책을 좋아하고 즐기며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성인이 되어 보다 다영한 분야와 장르의 책들을 읽게 되었지만 아직도 한번씩 동화책이나 그림책을 들춰보고 사게 되는 것은 추억이 갖고 있는 힘 때문이 아닐까 싶다. 책장에 자리가 모자라 방 바닥에까지 여러 줄로 쌓여 있는 책들 덕에 욕심 내기는 어렵고, 작가의 집에 한번 놀러가 옛기억들이 서려 있는 책들을 뒤적여 보고 싶다. 어쩐지 거기선 책먼지가 이는 게 아니라 고소하고 달달한 향기가 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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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퍼러 1 - 로마의 문
콘 이굴던 지음, 변경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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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경주를 뛰는 선수에게 페이스 조절은 필수적이다. 처음부터 흥분하고 속도를 올리면 중후반부엔 제 실력을 다 발휘할 수 없고 결국 완주는 실패하게 된다. 물론 초반의 숨고르기와 완급조절 역시 실력의 일부이긴 하겠으나 시작, 출발이라는 이름이 주는 기대감과 의욕에서 자유롭기 역시 쉬운 것은 아니다. 제본의 탓인지 유난히 무겁게 느껴지는 6권의 시리즈를 시작하기에 앞서 서두르지 말고 차분히 읽어나가자는 마음을 먹어놓고서도 실질적인 자료가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작가의 상상력에 기대어 쓰여진 카이사르와 브루투스의 어린시절에 관한 이야기가 그려진 1권은 사실 좀 지루했다. 평균수명도 현재보다 짧고, 어른이 되는 시점 역시 20살을 기준으로 잡는 현재보다 낮은 것이 분명한 그 시절에, 더욱이 검과 방패가 존재하고 뛰어난 언변과 힘이 그 무엇보다 권력을 휘어잡기에 절실한 그 시대에 태어난 이들에게 유년기란 향후 인생을 가늠할 수 있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다는 것은 분명하다. 가족과 친구, 스승들과 위협적인 적들로부터 무엇을 배우고 터득하며 어떤 경험을 쌓아가는 지가 훗날 그들의 선택과 결정에 묻어날 것이다. 1권은 바로 그런 시기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작가의 말을 읽고 처음 알게 된 사실이 있었다. 러시아의 황제를 지칭하는 차르와 독일의 황제를 지칭하는 카이저 모두 카이사르에서 유래된 명칭이며 20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그 이름에서 유래된 명칭들이 쓰이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얼마 전에 포스팅한 아서왕과 마찬가지로 카이사르 역시 내게 남다른 광휘로 기억되는 존재이다. 역사가 그를 어찌 평가하는지의 여부는 내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가 남긴 많은 치적들과 아직도 회자되는 여러 에피소드가 주는 묘한 감동과 설레임을 막을 방도가 없었다.

 

이 책에서 묘사되는 카이사르의 어린 시절은 약간은 맹하고 모자라며 치기어린 모습이다. 뭐, 어린시절이니 당연한 얘기지만 위인전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의 그것처럼 번득이는 무언가를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사료가 남아 있는 것도 아니니 작가의 상상력에 의존한 내용이 태반이지만 그래도 성장가능성이 무궁한 인물로 그려지고 있음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카이사르에 대한 애정이 두터운 만큼 브루투스에 대한 원망과 미움도 큰데 1권에서 등장하는 그의 어린시절엔 재능과는 별도로 일말의 잔혹함과 무모함, 비천한 출생에 대한 열등감이 엿보인다. 그런 것들이 훗날 두 사람의 관계에 일조했으리라 여겨질 수 있게 안배해 놓은 것일수도 있지만 결말을 아는 나에게 아직은 어린 그가 썩 이쁘고 전도유망하게 보이지만은 않더라.

 

2권부터는 좀더 본격적이고 재미난 부분이 기다리고 있겠지. 사실 1부는 거의 밑밥이라고 보고 있다. 그래서인지 얼마든지 재미나게 볼 수 있는 부분이었음에도 꽤나 지루하고 힘들게 읽었다. 2권부터는 좀 더 편하고 열린 마음으로 완급 조절을 하며 책을 읽어 나가려고 한다. 아... 그런데 책의 무게로 인한 양쪽 손목의 통증을 어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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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미스터리 걸작선 세계추리베스트 18
0. 헨리 외 지음, 정태원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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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풀이는 고전 미스터리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소재이다. 숨겨진 비밀, 알려져서는 안 되는 진실, 몰래 전달해야하는 지령 등 얼마나 많은 사연을 가진 암호들이 미스터리에서 존재하는가... 개인적으로 암호가 등장하는 작품들을 몹시 좋아하고 매력적으로 느낀다. 아마 어린시절 제일 처음 본 장르소설이었던 [기암성]에서 본 암호풀이가 뇌리에 깊이 새겨져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반작용으로 사연이 짧고 암호를 둘러싼 사건의 배경들이 좀 약한 경우엔 실망감도 배가 된다. 아마 이 책에 대한 평가가 좀 박할 수 밖엔 없었던 이유도 그것과 일맥상통 할 것이다.

 

여려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그나마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아서 코난 도일"의 [춤추는 인형]이었다. 마치 춤을 추고 있는 듯한 형상의 그림들이 나타내는 암호문은 그 모양만큼이나 꽤나 흥미로워 보였다. 단편임에도 꽤나 재미난 설정과 진행이 잘 짜여져 있다는 느낌을 주었고 덕분에 암호의 가치도 덩달아 올라가는 듯 했다. 그러나 [대암호]나 [공갈단의 암호책]은 뭔가 기대를 하게 만들다 뒤통수를 맞은 듯한 실망감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재미도 떨어지고 암호의 내용 자체도 특별할 게 없었고 이야기거리가 될 만한 수준이 안 되는 에피소드를 억지로 끼워맞춘 듯 해서 책을 덮어버릴 뻔 했다.

 

암호에 관한 내 환상과 기대가 너무 커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전반적으로 별 2개와 3개 사이를 고민하게 만들만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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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스케 사건 해결집 - 나누시 후계자, 진실한 혹은 소소한 일상 미스터리
하타케나카 메구미 지음, 김소연 옮김 / 가야북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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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꼽친구가 내민 손을 차마 잡지 못하여 오랜 시간 마음에 품고 있던 그녀가 후처로 시집을 가고 결국 친구의 새어머니가 되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마노스케는 그 사건을 계기로 변한다. 촉망받던 집안의 기대주이자 후계자였지만, 정도를 걷고 어른들이 권하는 길을 걸어온 자신이 결국 결정적인 순간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망설이고 두려워만 하는 어린아이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고 변한 것이다. 태평하고 말썽을 부리며 귀찮고 번거로운 일들에서 도망칠 궁리만 한다. 그래도 피는 속일 수 없고 본 바탕은 사라지지 않는지, 나누시 대리로써 마을의 크고작은 문제들을 조정하는 데에는 꽤나 재주가 있다.

 

표지에서 풍기는 분위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심각하고 무서운 범죄가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말실수나 사소한 오해 등에서 벌어진 갈등과 문제들이 소재이다. 친구 세이주로, 요시고로와 함께 에도의 거리를 누비며 어수룩한 듯 하지만 날카로운 감각와 정확한 분석으로 분쟁거리들을 해결한다. 거실 한켠이나 침대 옆에 두고 한가지 에피소드씩 가볍게 읽기에 딱 좋은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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