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빈센트, 근대 서양 역사에 관한 석학으로 현재 영국 오픈 대학교의 사회사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계급과 문화, 비밀, 사생활, 정치 등에 관한 폭넓은 주제를 연구해온 그는 저서 <낭만적 은둔의 역사>에 18세기 후반부터 현재까지 혼자라는 매일의 일상에 관한 흥미진진한 역사를 최초로 조명하여 ‘숙련된 역사가의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은둔은 고독에 관한 첫 책이 발간된 18세기부터 현대까지 사회적 변화에 맞춰 변화했다. 일감을 찾기 위해 지속되었던 보행은 교통 제도의 발전에 따라 고독을 즐기기 위한 산책과 남성미를 과시하기 위한 야생 탐험 및 등반으로 변화했으며 가정 경제의 번영과 간행물의 성장은 여가 활동을 급증시켰다. 이때 등장한 여가 활동은 자수, 카드, 원예, 우표수집, 낚시 등으로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즐기고 있는 것들이다. 

19세기 종교 부흥이 가속화되면서 단독과 집단 의례에 대한 논쟁이 시작되었다. 예배 방식에서 시작된 논쟁은 폐쇄된 신앙 공동체인 수도원에 대한 공방으로 이어져 교도소로 이어졌다. 논란의 중심인 ‘기독교적 혼자 있기’ 개념을 차용한 실험적인 교도소가 설립되었지만 기대했던 ‘장기 사색을 통한 도덕적 희생’ 은 없었다. 

현재, 외로움을 느끼는 비율은 급증했으며 세계 최초의 ‘외로움 문제 장관’ 이 탄생했다. 하지만 스스로 강력하게 주장한 고독은 사회 거부가 아니라 사회 참여를 배우는 데 필요한 요소다. 핵심 질문은 ‘어떤 환경에서 고독이 외로움이 되는가’ 이다. 외로움이 보여주는 것은 우리 시대 사회적 관계의 모순들이 아니라 부의 분배와 공공 서비스 공급의 긴박한 위기다. 


저자는 가장 건전한 형태의 고독은 가장 바쁜 삶 속에 아로새겨지며 사적인 자기 성찰과 사교적인 만남을 계속 오가야만 조화와 가치의 감각을 기를 수 있다고 했다. 18세기부터 이어져온 논쟁의 결론은 개인도 집단도 아닌 그 둘 사이의 균형이다. 그 옛날에 유행했던 대 다수의 여가 생활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음도 재미있지만 수도원과 교도소의 연관관계가 매우 흥미롭다. 물리적 분리를 이용한 개인 행위의 정점인 수도원과 동일한 형태와 규율을 적용한 교도소. 폐쇄적인 수도원에서 어떠한 학대가 자행되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죄수들은 끊임없이 다른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고립된 환경에 장기간 노출 된 결과는 참담했다. 


고독이라는 단어가 다소 무겁고 지루한 느낌을 주지만 그 역사는 일상과 흐름을 동일시한다. 일상 속 집단과 개인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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