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세실 > 엄마.아이 함께 고르면 책과 만남이 즐거워

조선일보 <맛있는 공부>섹션 12월 18일자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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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이 함께 고르면 책과 만나는 게 즐거워

책을 고를 때는 우리 아이가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관심을 두는 게 중요하다. 아이 스스로 책을 고를 기회도 주자. 엄마 입맛에만 맞는 책을 골라주고 읽으라는 것은 아이의 능력을 무시하는 일이다. 끊임없이 어떤 책이 좋은지, 마음에 드는지 고민하고 실패하며 함께 고르자. 진정 책과 만나는 즐거움은 거기서 출발한다. 초등학교 입학 전 아이들에게 ‘책’이란 참으로 재미난 것이어서 또 읽고픈 마음이 들게끔 할만한 책을 골랐다. 또 아직 추천의 손길을 타지 않은 최근작이나 잘 알려지지 않은 책들을 중심으로 골랐다.

5세 자녀에게 읽히세요

‘한입에 덥석’(키소 히데오, 시공 주니어)

책을 읽어주는 이도 듣는 아이도 모두 깔깔대며 웃게 만든다. 개미는 한입에 야금야금, 송충이는 한입에 오물오물, 쥐는 한입에 사각사각, 딱따구리는 한입에 콕! 하고 먹는다. 수박을 먹는 소리와 모양이 절묘하게 어울려 여러 번 읽고 싶게 한다.

 

‘자동차가 참 좋아’(마가렛 와이즈 브라운, 비룡소)

‘잘 자요 달님’으로 유명한 마가렛 와이즈 브라운의 또 다른 매력이 가득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자동차, 기차, 배가 책장을 넘길 때마다 다양하게 펼쳐진다. 탈것들에 관심 많은 남자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소시지 소시지’(제시카 수하미, 웅진 주니어)

옛날 이야기 ‘세 가지 소원’이 콜라주 기법으로 새롭게 변신했다. 소시지 모양과 소시지 떼느라 고생하는 움직임이 마치 고무줄처럼 늘어나고 휘어지게 표현한 그림이 재미있다. 허망한 세 번의 횡재를 통해 얻는 교훈도 크다.


‘팥죽 할멈과 호랑이’(백희나 그림, 시공주니어)

‘구름빵’의 작가 백희나가 역시 인형으로 장면을 꾸민 책이다. 알밤, 자라, 물찌똥, 송곳, 돌절구, 멍석과 지게가 할머니의 팥죽을 먹고 힘을 모아 호랑이를 물리치는 신나는 옛이야기 한 판이다.

 


6세 자녀에게 읽히세요

‘우리 엄마’(앤서니 브라운, 웅진 주니어)

아이들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최고다. 화사하고 아름다운 그림은 엄마에 대한 기억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뚱뚱한 고릴라가 변신한 듯 넉넉하고 환한 웃음의 엄마 얼굴이 꽃처럼 피어나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다.




‘줄무늬가 생겼어요’(데이빗 섀논, 비룡소)

남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좋아하는 콩도 먹지 않는 카밀라에게 어느 날 일어난 변신을 그린다. 학교 가는 첫날 몸에 알록달록한 줄무늬가 생겼다. 카프카의 변신보다 더 재미있다. 친구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읽으면 딱 좋다.




‘아카시아 파마’(윤정주, 언어세상)

영남이와 미희는 뒷동산 아카시아 숲에 미희 미용실을 차리고 아카시아 파마 놀이를 한다. 동생 영수는 옆에서 삽사리의 털을 함께 말아본다. 요렇게 재미있는 놀이가 있다는 것을 알면 아이들이 당장 밖으로 나가 놀고 싶어질 것이다.

‘지하철을 타고서’(고대영, 길벗)

지하철을 처음 탄 남매의 용감무쌍한 모험 이야기다. 차를 잘못 타면 어쩌나, 갈아탈 역을 지나치면 어쩌나 조마조마한 누나와 천방지축 동생이 할머니 댁까지 가는 길을 꼼꼼하게 담았다. 과장된 캐릭터 표현이 독자의 마음을 확 잡아끈다.


7세 자녀에게 읽히세요


‘틀려도 괜찮아’(마키타 신지, 토토북)


“틀려도 괜찮다”고 말하는 선생님 덕분에 부끄럼쟁이 아이들도 용기가 부족한 아이들도 학교가 즐겁다. 학교 가기 전 아이들이 읽으면 마음이 편해질 책이다.


 

‘호랭이 꼬랭이 말놀이’(오호선, 천둥거인)

우리 옛이야기나 동요들을 모았다. 아이들과 함께 큰 소리로 읽으면 신나는 책이다. 학교 가면 발표할 일이 걱정인 아이들이 연습으로 삼아도 좋을 만큼 말의 재미가 가득하다.




‘학교에 꼭 가야 해?’(마띠유 드 로비에, 푸른 숲)

호기심 많은 아이 가스똥과 주변 어른들이 나누는 대화가 만화처럼 유쾌하고 예쁘게 표현되었다. 학교에 대한 아이들의 궁금증을 밝고 경쾌하게 해결해 준다. 학교에 가면 세상이 놀라운 일로 가득하다는 걸 알려준다.

‘아름다운 모양’(한태희, 한림출판사)
우리 조상들의 생활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꽃살 창문, 조각보와 병풍 등의 전통모양을 미술적 감각으로 바라보게 돕는다. 우리 옛 이미지에 대한 재발견을 통해 곱고 아름다운 색채와 문양이 아이들의 창의성을 자극할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제니퍼 달랭플, 바람의 아이들)

책 읽기의 재미란 단순히 읽는 것에 그치지 않음을 염소의 깨달음을 통해 절묘하게 비유한다. 혼자 책을 읽던 염소는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며 비로소 진정한 독서의 즐거움에 빠진다.



강백향 수원 화서초 교사 www.mymei.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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